로드FC 060 대회 계체량 행사에서 1차 계체량을 통과하지 못한 권아솔(왼쪽)이 남의철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로드F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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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060 대회 계체량 행사에서 1차 계체량을 통과하지 못한 권아솔(왼쪽)이 남의철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로드FC 제공
"욕을 먹으려고 태어난 운명인 건지, 모든 게 안 좋은 상황으로 흘러가더라."
권아솔(36)은 지난 14일 대구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0 대회에서 남의철(41)에게 판정패를 당했다. 그는 -85kg 계약 체중 3라운드 복싱 스페셜 매치로 치른 경기에서 남의철과 대등한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판정패를 떠안았다.
계체량 실패가 결정적이었다. 경기 전날 계체량 행사에서 권아솔은 대회에 참가한 남자 선수 중 유일하게 1차 계체량 통과에 실패했다. 상의를 벗은 권아솔의 몸엔 뱃살이 확연했고 현장엔 수군거리는 소리까지 들렸다. 80.4kg, 근육질 몸으로 여유 있게 계체량을 통과한 남의철과 대조적이었다.
권아솔은 체중계에 올랐지만 85kg을 넘겼다. 0.5kg의 오차까지 허용했지만 역시 통과하지 못했다. 권아솔도 무안한 듯 행사장에 참가한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속옷까지 벗고 측정에 나섰지만 역시 실패했다.
상대 남의철도 황당하다는 듯 허리에 손을 올리고 권아솔을 바라봤다. 최종 1차 계체량은 0.1kg이 초과한 85.6kg. 권아솔은 "목욕탕 체중계와 차이가 있었다"면서 계체량 실패를 사과했고 남의철은 "역시 권아솔"이라고 비난했다. 잠시 뒤 권아솔은 2차 계체량에서 85.5kg을 맞췄고 감점 -5점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로드FC 정문홍 회장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계체량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정 회장은 "(행사가 진행된) 호텔 밖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는데, 계체량 시간에 권아솔이 밖에 나왔다"고 입을 열었다. 왜 나왔는지 물어보니 권아솔이 100g을 넘겼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정 회장도 쓴소리를 했다는 것.
권아솔(왼쪽)과 남의철의 경기 모습. 로드F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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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아솔(왼쪽)과 남의철의 경기 모습. 로드FC 제공
정 회장은 "내가 들었을 때도 권아솔이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꾸 만들어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욕을 먹으려고 태어난 운명인 건지, 모든 게 안 좋은 상황으로 흘러가더라"고 언급했다.
10년 넘는 세월 동안 쌓였던 앙금. 권아솔과 남의철은 경기 후 감정을 털어냈다. 아쉽게 경기가 끝난 만큼 둘은 주 종목인 종합 격투기(MMA)에서 재대결 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권아솔은 아직도, 앞으로도 영원히 상품 가치가 엄청 높다"며 "프로 선수는 상품 가치가 높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아솔과 싸우고 싶어 하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선택은 권아솔에게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다 권아솔 잘못이다. 운도 없고, 교묘하지도 못하고, 참 바보 같다"고 말한 정 회장. 이어 "하지만 난 권아솔을 좋아한다. 착하고 그만큼 얍삽하지 않다. 마음이 항상 좀 아련하다"면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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