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한국인인 UFC 파이터 맷 슈넬. 사진=UF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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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UFC 파이터 맷 슈넬. 사진=UF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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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저를 ‘코리안 브래드 피트’라고 불러주세요. ㅎㅎ”
한국시간으로 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엘몬트 UBS 아레나에서 열리는 종합격투기 ‘UFC 파이트 나이트 : 오르테가 대 로드리게스’ 대회에는 한국과 관련 있는 선수가 2명 출전한다.
한 명은 아시아인 최초로 라이트헤비급 랭킹 진입을 노리는 정다운(28·코리안탑팀)이다. UFC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파이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다른 한 명은 바로 맷 슈넬(32·미국)이라는 플라이급 파이터다. 플라이급 랭킹 8위인 슈넬인 이번 대회에서 수무다얼지(26·중국)와 맞붙는다.
슈넬은 미국 국적이다. 외모도 전형적인 서양인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 바로 할머니가 한국인이다. 할머니가 주한미군이었던 할아버지와 결혼했다. 슈넬의 아버지도 한국의 미군기지에서 태어났다. 여전히 건강하게 지내는 할머니는 슈넬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다. 슈넬도 할머니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태권도를 접한 것도 할머니 덕분이다.
슈넬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난 25% 한국인이고 언제나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며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UFC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슈넬은 2019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UFC 한국 대회도 출전했다. 당시 알렉산드레 판토자(브라질)에게 1라운드 펀치 KO패를 당해 4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슈넬에게 첫 방문이었던 한국에서 시간을 잊을 수 없다. 20년 넘게 한국에 돌아가지 못했던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슈넬은 “경기는 졌지만 한국에 가서 너무 좋았고 많은 환대를 받았다”며 “나랑 할머니에게 특별한 일이었고 많은 얘기를 나눴다. 할머니가 자신의 나라에서 손자가 경기하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멋진 일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슈넬이 가장 좋아하는 파이터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다. 자신도 뭔가 ‘코리안’이라는 것을 어필하고 싶었다. 그래서 스스로 붙인 별명이 ‘코리안 브래드 피트’였다. 스스로 잘생겼다는 자부심도 있다.
그는 “내가 부산에서 싸울 때 코리안 좀비가 헤드라이너였다”며 “그래서 당시 나도 ‘여기 코리안 브래드 피트’고 말했다.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슈넬은 태권도 검은띠다. 2015~16년에는 미국 태권도 도장 사범으로 일하기도 했다.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면서 스스로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졌다고 믿는다.
슈넬은 “지금도 태권도를 너무 사랑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태권도만큼 좋은 프로그램은 없다”며 “태권도 사범은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고 내 인생 다음 경로를 결정하는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통산 전적 22전 15승 6패 1노콘테스트를 기록 중인 슈넬은 15승 가운데 10승이 KO 또는 서브미션 승리다. 반면 6패 가운데 5번이 KO 또는 서브미션 패배였다. 이기든 지든 화끈하게 치고받으면서 부딪히는 스타일이다.
슈넬은 “나라는 사람은 항상 똑같다. 들어가서 난전을 벌인다”며 “힘든 패배도 겪었고, 큰 승리도 일궈냈지만 궁극적으로 경기장에 나가 최선을 다하고, 터프하게 싸운다”고 말했다. 이어 “난 내가 싸우는 방법에 자긍심을 느낀다”며 “경기장에서 나 스스로를 표현하는 최선의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화끈한 스타일 덕분에 슈넬은 UFC가 플라이급 파이터들을 대거 정리하고 체급 폐지를 검토했을 때도 꿋꿋이 살아남았다.
슈넬은 “UFC에서 한때 ‘플라이급 숙청(purge)’이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그 단어를 내가 만들었다고 믿는다”며 “모두 다음 숙청 대상자가 될까 봐 두려워했지만 나는 계속 이겼고 결국 살아남있다”고 털어놓았다. 더불어 “UFC는 내게 밴텀급에서 한 번 싸우게 한 뒤 다시 플라이급 경기를 줬다”며 “UFC가 플라이급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하는데 나도 작은 역할을 한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무다얼지와 경기도 자신의 스타일 대로 뜨겁고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슈넬은 “상대는 기술이 좋고 킥복싱이 뛰어나다. 어려운 상대이고 내게 큰 도전이 될 것이다”면서도 “격투기는 무슨 일이 생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내 경기를 보고 절대 한눈팔 수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슈넬은 한국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면서 다시 한번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내 한국 혈통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난 할머니를 사랑하고, 아버지를 사랑한다. 그들은 한국 출신이다. 한국을 대표하고, 태극기를 짊어지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 계속 지켜봐 주고, 응원해달라. 계속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난 한국 음식을 너무 사랑한다. 감량 때문에 당장은 할 수 없지만 지금도 불고기를 너무 먹고 싶어 죽겠다. 1주일에 4일도 불고기를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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