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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분수령을 이뤘다. 변방에 머무르던 한국 축구가 세계의 중심권으로 진입한 전환점이 된 중요한 대회였다. 이후 더는 들러리가 아니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첫 원정 16강 진입에서 나타나듯, ‘1승의 제물’을 거부하고 홀로서기를 이뤘다.
무엇보다도 10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는 한국 축구의 높아진 위상을 방증한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단 한 번도 허물어지지 않은 금자탑은 도약을 거듭하며 세계로 비상하고 있음을 뚜렷하게 내비친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기록은 브라질(22회·1930~2022년)→ 독일(구 서독 포함·18회·1954~2022년)→ 이탈리아(14회·1962~2014년)→ 아르헨티나(13회·1974~2022년)→ 스페인(12회·1978~2022년) 등 5개국만이 이룬 전인미답의 경지다.
아시아에선, 패왕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인 한국 축구다. 1983년, 비교적 일찍 출범한 프로리그를 바탕으로 아시아 마당을 호령해 오고 있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무대다.
1967년 아시안 챔피언 클럽 토너먼트로 출범해 2002년 아시안 컵위너스컵을 통합해 새롭게 출발한 ACL은 아시아 클럽 축구 최고 무대다. 이 대제전에서, K리그는 2021시즌까지 12회 정상을 밟았다. 물론 가장 많은 포효다. 다음을 잇는 J리그(7회)의 거의 배에 이를 만큼 최강으로 군림해 왔다.
K리그, ‘현대가 형제’ 축으로 아시아 마당 휩쓸어
곧, 한국 축구는 적어도 아시아 마당에선 날개 돋친 범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 데서 나온 표현이 아니다. 객관적 수치가 뒷받침하는 사실이다. 각종 축구 통계를 정리하고 집대성해 발표하는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의 자료에서 입증된 실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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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FHS는 지난 17일 AFC 클럽 2022년 6월 랭킹을 발표했다. IFFHS가 지난 1년간(2021년 7월 1일~2022년 6월 30일) 각국 리그와 국제 클럽 대회 성적을 합산해 매긴 이번 6월 랭킹에서, K리그는 강세를 보였다. K리그는 1위(울산 현대)와 2위(전북 현대)를 비롯해 상위 20위 내에 가장 많은 5개 팀이 포진했다. 대구 FC(4위), 포항 스틸러스(13위), FC 서울(20위)이 ‘현대가 형제’의 절대 기세를 거든 데 힘입어 J리그에 비교 우위를 보였다.
J리그는 5개 팀이 20위 내에 들어가 표면적으론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최고 순위가 5위(가와사키 프론탈레)에 불과해 순도 면에서 큰 차이를 드러냈다.
K리그의 선봉장은 울산이었다. 183점으로 여유 있게 1위를 지키며 K리그의 독주를 이끌었다. 2022시즌 K리그 1에서 줄곧 선두를 내달린 힘이 다소 부진한 ACL 성적(조별 라운드 H조 3위)을 감쇄한 듯하다. 무엇보다도 울산은 올해 1월부터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표 참조). 울산은 세계 클럽 랭킹에서도 39위에 자리할 만큼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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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울산에 14.5점 차로 2위(168.5점)에 자리했다. 올 시즌 초반 부진의 나락에서 허덕였던 전북은 5월 추격의 불을 댕기며 선두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5월 랭킹에서, 울산(194점)에 보였던 격차(24.5점)을 10점 줄인 전북(169.5점)이다.
대구는 1~5월 랭킹에서 나타냈던 꾸준함을 이어 갔다. 144.75점으로 한 단계 더 올라간 4위에 자리했다. ACL 조별 라운드에서 조 선두로 16강에 진출한 기세가 순기능으로 작용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패셔널리그의 명문 알힐랄 SFC는 ACL 호조에 힘입어 3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ACL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알힐랄은 150점을 획득해 5월 랭킹 3위였던 가와사키를 5위로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들어섰다.
5월 랭킹에서 10위권 밖이었던 프로패셔널리그의 알샤바브는 가장 순위가 치솟았다. 94.5점으로 14위에서 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역시 ACL에서 이룬 16강전 티켓 획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는 K리그를 통해 다시 한번 날개 없는 봉황이 아님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았다. K리그가 올 12월 랭킹까지 강세 형세를 보이며 아시아 축구 최고봉임을 뽐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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