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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승우-김대원 외면?...'모두가 갈 순 없다' 벤투호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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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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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좋은 선수라고 해서 모두가 국가대표가 될 수는 없다. 그게 현실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다가오는 9월 A매치를 앞두고 명단을 발표했다.

이강인(마요르카)과 손준호(산둥 타이산)의 대표팀 복귀, 신예 양현준(강원FC)의 최초 발탁 등 대표팀 명단에는 벤투 감독의 많은 고민이 녹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벤투 감독의 성향이 묻어난 선발이기도 했다. 보수적 성향의 벤투 감독은 역시 이번에도 큰 틀에서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벤투 감독의 선택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는 굉장히 높다. 현재 K리그1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왜 선발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이번 시즌 K리그1를 지배하고 있는 이승우(수원FC), 김대원(강원) 등이 대표팀에 발탁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엇나간 비판은 아니다. 두 선수가 가진 역량은 충분히 대표팀에서 활용될 가치가 있다. 하지만 과연 김대원과 이승우가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은 다른 선수들이 벤투호에서 '절대로' 보여줄 수 없는 것일까.

현재 벤투호 자원 중 제일 풍부한 포지션은 김대원, 이승우가 뛸 수 있는 2선이다. 대표팀 주장이자 본체인 손흥민, 프리미어리거 황희찬의 주전 입지가 워낙 탄탄하다. 김대원과 이승우처럼 국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9월에 뽑혔다 해도, 이들이 갑자기 주전으로 올라서는 건 불가능이다. 월드컵 최종 모의고사의 성격을 가진 9월 A매치에서 실험적인 기용을 보여줄 이유도, 여유도 없다.

결국 교체로 나와 분위기를 바꿔주는 역할 정도만 기대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그런 역할을 해줄 선수로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먼저 선택했다. 부상이 아니었다면 엄원상(울산 현대)이 뽑혔을 가능성도 있다. 엄원상이 뛸 수 없기에 벤투 감독은 대체자로서 양현준를 데려왔다.

즉 김대원과 이승우를 외면했다기보다는 벤투 감독의 선택이 양현준이었던 것이다. 양현준이 가진 실력과 재능이 2달 앞으로 다가온 카타르 월드컵에서 더욱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벤투 감독이 과거에 이승우와 김대원을 대표팀에서 점검해봤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선수 중 하나인 나상호(FC서울)는 앞 선수들과는 조금은 결이 다르다. 나상호가 가지고 있는 수비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승우, 김대원 같은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공격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서 수비적인 부담을 덜어준다.

반면 나상호는 대표팀에서도, FC서울에서도 수비 부담을 줄여주지 않는다. 나상호가 공격력이 부족한 선수라서가 아니라 가진 수비력이 출중하기 때문이다. 나상호의 수비력은 손흥민, 황희찬 같은 선수들도 해줄 수 없는 역할이다.

벤투호가 포르투갈, 우루과이보다 전력이 약하다고 한들, 축구는 둥글다. 벤투호가 먼저 선제골을 넣고 지키는 경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김대원, 이승우 같은 교체 자원이 필요할까. 압박과 수비력에 있어서 이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나상호가 더욱 옳은 선택이 될 것이다.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 윤종규(서울), 손준호 등의 발탁은 무시한 채 김대원, 이승우,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등을 뽑지 않았다고 벤투 감독을 비판하는 시선은 어불성설이다. 선수 선발의 권한은 감독에게 있다. 월드컵 본선이 2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지난 4년 동안 유지해온 벤투호의 철학과 맞지 않는 선수를 굳이 뽑아야 할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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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승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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