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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13년째 女골프 후원'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국내 스포츠계 '키다리 아저씨' 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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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최윤 OK금융그룹 회장과 박세리가 25일 열린 KLPGA 투어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대회 시상식에서 손인사를 하고 있다.(사진=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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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가 열린 지난 25일. 대회 장소인 세레니티CC(충북 청주시 소재)에는 1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운집했다. 개최지가 지방 소도시란 점에서 매우 성공적인 흥행 사례로 기억될 만하다.

호스트 박세리는 대회 기간 내내 골프장을 지키며 손님들을 맞았고, 골프장 관계자들은 경기 관람에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주야로 뛰었다. 주최사인 OK금융그룹은 충분한 지원으로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다렸다. 대회는 김수지의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승 달성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골프계 키다리 아저씨'..13년째 대회 개최

OK금융그룹은 국내 스포츠계의 든든한 후원자다. 한편에선 2금융권이라는 굴레를 씌워 색안경을 끼기도 하지만 수년째 묵묵히 지갑을 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 여자골프 발전을 위한 노력이다. OK금융그룹은 2010년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으로 KLPGA 투어 대회를 창설했다. 당시는 대회당 평균 총상금 5억원 안팎으로 연 20여 개 대회가 열렸고, 후원사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OK금융그룹은 창설 이후 13년 동안 한 차례도 쉬지 않고 대회를 열고 있다. KLPGA 투어 타이틀 스폰서 중 10년 넘게 장기적으로 대회를 개최한 곳은 약 10개 기업 정도에 불과하다. 이만하면 '골프계 키다리 아저씨'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2014년부터는 박세리가 대회 호스트로 참여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5승을 올리고도 국내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박세리와의 사적 자리에서 "당신의 이름을 내건 골프 대회를 만들고 싶다"며 제도권 금융회사가 되면 대회를 열자고 제안했고, OK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약속을 지켰다.

최윤 회장의 집념이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박세리의 후원사인 하나금융그룹이 난색을 표하면서 개최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최 회장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직접 찾아 '박세리 선수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설득한 끝에 뜻을 이룰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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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2010년 KLPGA 투어 러시앤캐시채리티 클래식 당시 추천선수로 출전해 최종 3위를 기록, 장학금을 수여받은 김효주(왼쪽에서 두 번째)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OK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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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투어의 유일한 인비테이셔널 대회로 입지를 확고히 한 OK금융그룹은 차세대 골프 유망주를 육성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2010년 당시 중학생이던 김효주를 추천 선수로 대회에 출전시킨 게 시발점이 됐다. 김효주는 쟁쟁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3위에 올랐고, 출전 선수들이 상금 10%를 기부해 마련한 장학금을 받았다.

본격적인 유망주 지원 사업은 2016년 시작됐다. OK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출연한 OK배정장학재단을 통해 'OK세리키즈 골프장학생'을 선발했다. 박세리는 면접 전형에 직접 참여했다. 최종 선발된 선수들은 최대 연 2000만원의 지원을 받았고, 프로 대회 출전 기회도 주어졌다.

지난 6월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챔피언 임희정과 KLPGA 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한 박현경, 그리고 LPGA 투어 루키 홍예은이 OK세리키즈 골프 장학생 출신이다. 올 시즌 KLPGA 투어 루키 이예원과 권서연도 마찬가지다.

◇프로 배구단 창단에 비인기 종목 럭비도 후원

OK금융그룹은 골프 후원 외에도 배구, 럭비 등의 스포츠단을 직접 운영하며 스포츠 저벽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3년 경기도 안산을 연고지로 창단한 OK금융그룹 읏맨 배구단은 창단 3년 만에 2년 연속 우승을 거머쥐며 프로 배구의 판도를 뒤집었다.

2014-2015시즌을 앞두고는 'We Ansan'이라는 슬로건을 발표했다. 당시 세월호 참사로 피해를 입은 안산시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심한 끝에 나온 슬로건이었다.

구단 수뇌부와 선수단은 세월호 임시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등 연고지 안산시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구단 유니폼에 기업 홍보를 배제한 채 'We Ansan'이라는 슬로건만 부착하는 진정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럭비계 최초 '선진국형 아마추어 스포츠 클럽'을 표방하며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을 창단했다. 비인기 스포츠 지원 결정에 주변의 우려도 많았지만 실업선수의 꿈을 이루지 못한 럭비 선수들을 도와준다는 취지 하나로 포기하지 않았고, 큰 박수를 받았다.

시작은 2016년 럭비선수 특별채용부터다. 현재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은 특별채용 1기 7명, 2기 4명, 3기 14명, 4기 8명, 5기 2명의 선수를 선발해 럭비클럽팀의 진용을 갖췄다. 럭비 선수들은 평일에는 금융인으로서, 일과 시간 이후에는 럭비를 즐기며 오랜 꿈을 실현하고 있다. 현재는 광주광역시와 연고지 계약을 체결해 실업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2015년부터 5년 동안 대한럭비협회 부회장을 맡다가 지난해 1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름만 내건 회장이 아니다. 최윤 회장은 '한국 럭비 발전과 저변 확대'라는 목표 하나로 부지런히 뛰고 있다. 바쁜 일정을 쪼개 각종 럭비 대회가 열리는 현장을 직접 찾고, 국가대표팀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에서도 선수들을 응원했다. 2019년에는 사상 최초 올림픽 본선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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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창단한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은 지난 6월 제75회 전국 종별럭비선수권대회 동호인부 우승을 차지하는 등, 창단 2년 만에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사진=OK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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