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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여학생, 피구 말고 축구를…146개국 중 신체 활동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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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체육, 숨구멍이 필요해]

한겨레

서울 서초고 학생들이 지난 2017년 9월 스포츠 교류전 행사에서 프랑스 학교 학생들과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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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여학생 체육 교육 활성화는 국정 과제였다. 2012년 제정된 학교체육진흥법은 ‘진흥’을 위한 조치의 하나로 “여학생 체육 활동 활성화”를 명시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여학생 선호 종목 도입,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에 여학생 종목 쿼터 운영, 교내 탈의실과 실내 체육시설 설치 지원 등 유무형의 개혁이 이루어졌다. 10년에 걸친 점진적 개선의 성과가 작지 않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통계에 잡히는 여학생과 남학생의 체육 활동 차이는 현격하다. 교육부의 ‘2021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주 3일 이상 고강도 운동을 했다고 답한 중·고등학교 남학생은 40.8%, 여학생은 18.4%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근력운동 비율은 3배 넘게 벌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9년 보고서를 보면 권장 운동량을 채우지 못한 한국의 여학생 비율은 97.2%로 조사 대상 146개국 중 가장 높았다.

설상가상으로 여학생 운동 비율은 코로나19에 직격을 맞아 주저앉았다. 2020년 말 발표된 학교체육진흥회의 용역보고서는 이 여파를 콕 집어 여학생을 팬데믹 시대의 ‘신체활동 소외 학생’으로 분류한다. 보고서는 “여학생은 신체활동뿐만 아니라 심리적 요인(삶의 만족도·행복도·우울감 등)에서 부정적 결과를 보인다. 상대적으로 여학생의 체육 활동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적고 있다.

전문가와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는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현우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원은 “선호 종목이라고 뉴 스포츠나 피구만 시킬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여학생·남학생이 같이하는 팀 스포츠를 하면서 땀 흘리는 일의 멋을 체득하게 해야 한다. 여학생들도 축구나 농구를 충분히 잘할 수 있다. 영국 등 국외에서도 구분 없이 한다”고 종목에서 성별 칸막이 철폐를 제언했다.

경기 과천의 한 중학교 체육교사인 임지영(42)씨 역시 “초등학교부터 전담 체육교사가 스포츠를 즐길 안목을 길러줘야 한다”고 했다. 부천의 한 중학교 체육 교사 손지영(35)씨는 “여학생이라고 체육 수업 참여도가 저조하지 않다”면서 “체육의 즐거움을 경험한 학생들은 방과 후 수업, 자율체육, 학교스포츠클럽, 생활체육 등을 스스로 찾아서 신체활동을 지속한다. 더 많은 여학생이 좋은 체육수업을 경험해야 한다 ”고 말했다 .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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