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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스브스夜] '꼬꼬무' 47년 만의 이산 가족 상봉…완전한 해피엔딩일 수 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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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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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이산 가족 상봉, 완전한 해피엔딩이 아닌 이유는?

6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47년 만의 탈출 : 검은 강을 건너라'라는 부제로 이용운 가족의 탈북기를 조명했다.

지난 1997년 7월 27일, SBS 김천홍 기자는 중국의 장백에서 한 부녀를 은밀하게 만났다. 60대의 이용운 씨와 딸 애란, 그리고 그의 갓난 아들. 김기자를 만난 이용운 씨는 그에게 간절한 부탁을 전한다.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북한을 탈출한 이용운 씨. 북한에 남은 나머지 가족 7명이 함께 탈출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것.

앞선 1989년, 이용운 씨는 40년 전 죽은 줄 알았던 어머니의 소식을 듣게 된다. 그의 어머니는 백 할머니는 아들에게 죽기 전 소원이라며 아들과 가족들 모두 강을 건너라고 했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아들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엄청난 계획을 세워 진행하고 있었다.

중국통 김기자에게 도움을 청한 백 할머니. 그리고 김 기자는 할머니의 부탁을 흔쾌히 수락했다. 본인 또한 이산가족이기에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의 소원을 풀어주려고 했던 것. 김기자는 친누나와 가족을 탈출시키기 위해 준비한 것을 멈추고 할머니의 소원을 풀어드리기 위해 무려 1년을 들여 준비했다.

그런데 이용운 씨의 가족 내부에서 갈등이 빚어졌고 이에 결국 그는 딸 애란, 그리고 애란의 아들과 함께 압록강을 건넜던 것.

이에 애란은 다시 압록강을 건너기로 했다. 북에 남은 가족들을 데리고 함께 다시 오겠다는 것. 그리고 그는 혹시라도 일어날 비극을 대비해 아들까지 데리고 다시 북한으로 향했다.

우여곡절 끝에 가족을 다시 만난 애란. 하지만 애란은 차일피일 약속을 미루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고 했다. 이모에게 탈북 계획이 들켜버린 것.

이용운 씨는 처자식과 어머니 사이에서 고민했고 결국에는 가족에게 돌아가기로 마음먹고 어머니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고 이 모습을 지켜본 김기자는 안타까움 보다 속상함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며칠 후 김기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용운 씨의 가족이 다시 압록강을 건너겠다는 소식이었다. 다시 압록강으로 간 김기자. 그런데 이용운 씨의 가족들은 각자의 이유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애란과 그의 아들, 아버지, 학철은 서로의 손을 꼭 붙들고 압록강을 건넜다. 그리고 이를 보던 김기자는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헤어진 어머니와 아들을 만나게 해 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 또 다른 이산가족을 만들어버렸던 것.

하지만 김기자는 이들의 탈출을 도왔고, 47년 만에 백 할머니와 그의 아들 이용운 씨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백 할머니는 아들을 본 기쁨보다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걱정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오라고 당부했다.

이에 애란은 다시 한번 가족들을 설득하기 위해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남은 가족들은 떠난 가족을 위해 그곳에 남겠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데 얼마 후 김기자는 북한에 남아있던 이용운 씨의 가족들이 국경을 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중국으로 향했다. 완강하게 반대하던 이용운 씨의 아들 상철이 탈북에 대한 연좌제를 걱정하며 탈북을 하자고 한 것. 하지만 이번에는 어머니가 반대했다. 남을 친정 식구들이 입을 피해를 생각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

하지만 가족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 속에 압록강을 건넜다. 그러나 이들은 죄책감과 두려움, 여러 가지 감정으로 매 순간이 서로를 향한 원망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이들 앞에 나타난 백 할머니. 백 할머니는 처음 만나는 가족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었고, 이날 이후 가족들은 모두 안정을 찾았다. 상철 역시 혈육의 정을 느꼈다고 했을 정도.

그리고 1997년 드디어 이용운 씨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150일간의 탈북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곁에는 가족들의 운명을 바꾼 백 할머니도 함께 했다.

이후 가족들은 한국에서 각자의 자리를 잡으며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냈다. 그리고 47년 만에 만난 백 할머니와 이용운 씨는 각별한 모자의 정을 나누며 행복한 여생을 보냈다.

그러나 이용운 씨의 아내는 그곳에 남은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에 하루도 편안히 지낼 수 없었다.

김 기자는 누님을 한국으로 데려오겠다는 계획을 포기했다. 이미 가족을 만든 누님에게 또 다른 이산의 아픔을 줄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오늘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완벽한 해피엔딩은 될 수 없었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2022년 공식 집계된 이산가족은 4만 7천여 명. 이는 분명 남의 이야기만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이며 가장 소중하고 기적적인 인연인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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