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의 카타르월드컵 26명 선수 명단. 사진 가나축구협회 SNS |
벤투호의 '1승 제물' 가나 축구대표팀이 주축 골키퍼들의 부상 낙마로 울상이다.
가나축구협회는 14일(한국시간)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 수비수 타리크 램프티(브라이튼) 등 귀화 선수들을 포함한 2022 카타르월드컵 26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눈에 띄는 건 주전급 골키퍼인 조조 월라콧(찰턴)과 리차드 오포리(올랜드 파이리츠)의 부재다. 가나의 1번과 2번 골키퍼 옵션인 둘은 모두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월라콧은 훈련 중 손가락 부상을 입었고, 오포리는 무릎 부상으로 카타르행이 불발됐다.
월러콧은 지난해 11월 가나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지만, 이후 1년 사이 국가대항전(A매치) 11경기를 뛰며 핵심 골키퍼 자원으로 자리잡았다. 카타르월드컵에서도 가나의 주전 수문장으로 나설 가능성이 컸다. A매치 22경기를 소화한 오포리는 2020년 하반기 부상으로 한동안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며 월러콧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지난 9월 A매치 때 그라운드로 복귀했고, 니카라과와 원정 평가전(가나 1-0 승)에서 무실점 선방했다. 복귀 기대감을 키웠으나, 끝내 가나 대표팀에 복귀하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나는 아티-지기를 주전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가나는 로렌스 아티-지기(장크트갈렌), 압둘 마나프 누루딘(외펜), 이브라힘 단라드(아산테 코토코) 등 3명을 골키퍼로 최종 선발했다. 셋 다 경험이 적은 신예다. 아티-지기는 A매치 9경기, 누루딘은 2경기에 출전했다. 단라드는 아직 A대표팀 데뷔전 기록이 없다.
하지만 그나마 경험이 많은 아티-지기는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지난 6월 일본에서 치른 일본과 친선경기(가나 1-4 패)에서 네 골이나 내주는 등 흔들리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였다. 가나를 상대로 승점 3 획득에 도전하는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한국 대표팀 감독에게 가나의 헐거운 뒷문은 주요 공략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가나 대표팀을 이끄는 오토 아도 감독이 "누구든 이길 수 있는 팀"이라고 자국팀을 소개했다. 아노 감독은 14일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콘텐츠 플랫폼인 FIFA+와 인터뷰에서 "우리 팀 선수들이 재능이 많다는 사실을 훈련과 경기에서 확인한다"며 "젊고 재능 넘치는 선수들과 경험 있는 선수들의 조화로 미래가 밝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수비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선수들이 경기를 잘 읽는다"며 "제때 상대를 압박하는 감각도 갖췄고, 속도와 1대1 공격으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누구든 이길 수 있는 역량이 있는 팀이다. 이는 내가 아닌 선수들에게 달린 문제"라며 "여기까지 온 건 선수들의 경기력 덕이다. 내가 있든, 없든 대표팀은 질 높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가나는 오는 28일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가나, 우루과이, 포르투갈과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아노 감독은 "포르투갈과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때 결과에 따라 2번째 경기의 접근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패배한다면 2차전인 한국과 경기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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