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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부상도 전술도 모두 비밀”…벤투호 ‘손흥민 연막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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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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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전술 훈련 불참했지만
“훈련 못할 부상자는 없다”
김진수·황희찬 부상 ‘베일’
선수 구성 등 오리무중 속
훈련 강도는 높여 ‘청신호’

벤투호의 최근 콘셉트는 ‘연막작전’이다. 꿈의 무대가 열리는 카타르 입성을 전후로 국내외 언론에 애매모호한 정보를 흩뿌린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3)은 원래 비밀이 많은 지도자였는데, 이젠 파편화된 정보만 선택적으로 제공해 혼란까지 안겨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상대국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 전력의 변수로 여길 만한 부분도 늘어난 영향이다.

대표팀은 지난 14일 베이스캠프인 도하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첫 훈련을 시작한 이래 외부에 모든 것을 공개하는 일이 드물다. 전력에 민감하지 않은 회복 훈련과 근력강화 훈련이 노출됐을 따름이다.

물론 월드컵은 언제나 숨바꼭질의 일상이었다. 성적이 우선인 감독은 최대한 숨기고, 취재진은 적정선에서 공개하는 훈련을 통해 힌트를 찾았다. 예컨대 주전과 벤치 멤버를 짐작할 수 있는 조끼나, 전술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미니 게임 등이 그 힌트들이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는 그런 기본적인 것조차 숨겨진 가운데 부상이라는 변수가 더해졌다. 얼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채 훈련하고 있는 손흥민(30·토트넘)의 몸 상태가 대표적이다. 이달 초 얼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손흥민은 지난 16일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그의 월드컵 출전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 손흥민이 팀 동료들과 흥겹게 몸을 푸는 모습은 긍정적이지만, 전술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한 적은 없다. 전술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다면 24일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 첫 경기 출전은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에 대한 정보는 모두 비밀”이라며 “대표팀 내부에서도 이 부분에는 강한 주의를 주고 있다. ‘훈련을 소화할 수 없는 부상자는 대표팀에 없다’가 우리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부상자들도 연막작전을 펼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왼쪽 측면 수비수인 김진수(30·전북)와 측면 공격수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나란히 햄스트링 부상 회복과 악화 소식을 번갈아 내놓고 있다. 이들 모두 확고한 주전인 만큼 대표팀 전술과 선수 구성을 바꿀 수 있는 부분이다.

플랜B를 선호하지 않는 벤투 감독은 지난 11일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김진수의 공백을 대비해 스리백 전술을 썼다. 김진수가 무사히 복귀한다면 원래 전술인 포백을 기반으로 우루과이를 상대하겠지만, 지금은 어떤 전술 시스템을 채용할지 오리무중이다. 황희찬 역시 지난 6월 소집부터 왼쪽 측면에서 뛰는 비중이 늘었는데, 그가 제때에 돌아오지 못하면 측면 공격수들의 면면이 바뀌게 된다. 우루과이 입장에선 벤투호 상대법을 준비하면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벤투호의 연막작전에서도 분명히 드러나는 한 가지 사실은 있다. 대표팀은 지난달 28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된 이래 점차 훈련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페드루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는 훈련량을 조절하며 휴식을 부여하고 있다. 훈련 초기 4일 훈련 뒤 1일 휴식을 줬다면, 최근에는 5일 훈련·1일 휴식에서 나아가 7일 훈련 후 1일 쉬고 있다. 도하에서 첫 휴식일인 20일 뒤에는 실전과 전력질주만 남아 있다.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는 연막작전 속에서도 내실 있는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는 청신호인 셈이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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