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가 더 기대됩니다” -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6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에 1-4로 패한 뒤 한국 관중들의 성원에 박수로 답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내며 이번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했다.도하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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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찼다. 새로웠다. 그리고 즐거웠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줬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6일의 여정을 끝냈다. 대표팀은 6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16강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 1-4로 패배했다. 하지만 새벽 잠을 설친 국민들은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이라는 성과를 거둔 대표팀에 박수를 보냈다.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과거 월드컵 본선에만 나서면 대표팀은 잔뜩 얼어붙었다. 박지성처럼 해외에서 뛰는 스타 선수가 있었지만 팀 전체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 ‘언더도그’(우승·승리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가 됐다.
이번에는 달랐다. ‘빌드업’을 통해 차근차근 기회를 만들어 갔고 ‘압박’과 ‘탈압박’, 그리고 좌우 측면 공격을 이용한 빠른 역습은 승패를 떠나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팬들이 바라던 선진 축구의 모습을 이번 대표팀에서 본 것이다.
2018년 8월 17일 부임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후 꾸준하게 새로운 축구를 지향하며 팀을 만들어 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 월드컵 아시아 예선 초반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벤투 축구에 대한 비판이 거셌지만, 결국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은 자신들이 4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를 보여 줬다.
이런 성과의 바탕에는 안와골절 수술 3주 만에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를 누빈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어디가 찢어져도 괜찮다며 출전을 감행한, ‘괴물’로 불리기엔 너무 순박한 통영 젊은이 김민재(나폴리)의 헌신이 있었다.
햄스트링 부상에도 쉬기보다 출전을 택하고 포르투갈전 결승골로 대표팀 16강행을 이끈 ‘황소’ 황희찬(울버햄프턴)도 잊을 수가 없다. 경기 후 손흥민은 “죄송스럽다. 저희도 최선을 다했지만 너무 어려운 경기를 한 것 같다”면서 “그래도 선수들 모두 여기까지 오는 데 자랑스럽게 싸워 줬고, 헌신하고, 노력한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팬들은 ‘죄송 금지’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그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인 첫 월드컵 본선 한 경기 두 골을 기록한 조규성(전북 현대)과 투입 1분 만에 어시스트를 기록한 이강인(마요르카),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투입 13분 만에 골망을 흔든 백승호(전북 현대) 등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다는 것도 성과다. 또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뛰는 모습을 보며 팬들도 그동안 쌓여 있던 스트레스를 풀어낼 수 있었다.
즐거웠던 여정이지만 아쉬움도 있다. 사상 첫 겨울 월드컵이라는 이유로 대회 기간이 줄어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후 3일 만에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이했다. 선수층이 두터운 브라질은 로테이션이 가동되면서 선수들이 사실상 5~6일간 휴식을 취한 효과를 누렸지만, 한국은 선수층이 얇은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손흥민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네 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고, 왼쪽 수비를 본 김진수(전북 현대) 등 다른 선수들도 네 번째 경기인 브라질전에선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선수층 문제와 벤투의 유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이제 한국 축구의 숙제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과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한국팀을 이끈 경험을 평생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위대한 여정을 마무리한 벤투 감독과 선수들은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도하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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