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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비운의 농구스타 김영희, 오늘(4일) 발인... 36년의 투병 끝내고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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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난 2003년 우리금융그룹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개막전에서 전 농구선수 김영희가 협회로부터 감사 트로피를 받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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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생전 거인병으로 고통받았던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고(故) 김영희가 4일 발인식으로 영원히 세상과 이별한다.

고인은 지난 1월31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0세.

키 200cm의 센터로 숭의여고 시절부터 눈길을 끌었던 김영희는 한국화장품 소속으로 활약했다.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돼 1984년 LA올림픽 은메달,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획득했다. 국제무대에서 활약상에 힘입어 체육훈장 백마장과 맹호장 등을 받았다.

하지만 빛나던 시절은 짧았다. 스물네살이던 1987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에서 훈련 중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고, 이후 ‘거인병’으로 불리는 말단비대증으로 긴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뇌종양, 저혈당 및 갑상선 질환, 장폐색 등 합병증으로 오랜 세월 병마와 싸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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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9년 숭의여고 농구부에서 뛰던 시절 김영희의 모습.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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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의 안타까운 투병 소식은 지난 2021년11월 유튜브채널 ‘근황 올림픽’에 출연하며 널리 알려졌다. 당시 김영희는 경기도 부천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영희는 “올림픽 은메달로 나오는 연금 70만원이 생활비의 전부다. 월세, 생활비 등을 쓰다보면 돈이 모자란다. 후배 선수 서장훈, 허재 감독이 몇번이나 도와줬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젊은 나이에 선수생활을 끝낸 김영희는 큰 키 때문에 주변에서 불편한 시선을 받을 때가 많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수술 받고 집 바깥으로 나서면 남자들이 뒤에서 ‘저게 남자야 여자야. 저것도 인간이냐’ 수군거려서 그냥 들어온 적도 있다. 길가다가 사람들이 깜짝 놀라면 ‘죄송해요. 저 사람이에요’라고 말씀드리기도 한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샀다.

당시에도 건강이 악화돼 몇달간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던 김영희는 이후에도 건강문제로 병원을 오갔고, 환갑에 세상을 떠났다.

한편 김영희의 부고가 알려진 다음날인 지난 1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부천 하나원큐 경기 시작에 앞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 묵념이 진행됐다.

그의 발인식은 4일 오전 8시 30분 부천 다니엘 장례식장에서 예정되어 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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