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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안방판사'vs'지옥법정'…닮은 듯 다른 법정예능, 차별점은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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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사진제공=SBS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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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안방판사'(연출 정동현)와 SBS 예능 프로그램 '지옥법정'(연출 박경식)은 모두 연예인 패널과 현직 변호사들이 출연해 사연자들의 크고 작은 갈등을 변론하며 안방극장 시청자들이 직접 고민 판결을 내려볼 수 있게 하는 법정 토크쇼다. 닮은 듯 다른 두 '법정 예능' 프로그램의 차이점을 살펴봤다.

지난달 24일 설 특집으로 처음 방송된 '안방판사'는 1회에서는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유료가구 기준) 1.9%로 시작해 2회 1.4%를 기록했다. 총 6부작이다. 공개된 1회에서는 경제적 능력을 이유로 독박육아를 강요하고 아내를 가스라이팅하는 '갑질 남편' 사연이 담겼다. 2회에는 6개월 넘게 친구 집에서 무전취식하는 '현대판 기생충' 사연이 소개됐다.

'안방판사'에는 전현무, 오나라, 홍진경, 이찬원이 MC로 출연하며 현직 변호사 신중권, 이지훈, 노종언, 박은주, 이언, 장현우, 백승우 등이 시니어와 주니어로 팀을 나눠 각 원고와 피고를 변호한다.

'지옥법정'은 지난 26일 첫 선을 보였으며 1회 시청률 1.4%(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해 2회에 1.7%를 기록했다. 파일럿 예능으로 3부작으로 진행된다. 첫 사연으로 스킨십을 거부하는 남편때문에 고민인 아내의 사연과 격투기 선수 권아솔과 명현만의 갈등이 '지옥법정'에 섰다. 2회에는 365일 레깅스만 입고 다니는 남성의 사연이 주변인들에게 불쾌함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지옥법정' 피고가 됐다.

'지옥법정'은 강호동, 지상렬, 은지원, 김태균, 아이키, 강승윤, 릴체리가 연예인 변호단으로 출연한다. 실제 법정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램 중간 실제 관련 분야 전문가와 증인, 변호사 등이 출연하며 법정 예능에 현실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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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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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프로그램 모두 현직 변호사들이 등장해 사건을 변호하며 법률적인 지식을 전달한다.실제 변호사들이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법률적 잣대를 쉽게 설명한다. 수많은 판례와 현재 법감정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예능 프로그램 답게 연예인 변호인단의 공감되는 리액션으로 법이 채워주지 못한 심리를 보충해주기도 한다. 또 적재적소의 타이밍에서 센스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살리며 재미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안방판사'와 '지옥법정'은 큰 틀은 비슷하지만 디테일에서는 차이점을 뒀다. 프로그램의 포맷과 지향점으로 차별화를 해 서로 다른 개성있는 디테일을 완성할 수 있었다. 먼저 '안방판사'는 변호사 군단에 더 초점을 뒀다. 팀을 이뤄 사건을 변호하는 변호사 군단 비중이 커 시청자들이 판례와 법률 용어를 더 많이 접할 수 있다.

'안방판사' 정동현 PD는 "프로그램에서 중심적으로 생각한 게 변호사다"라며 "(프로그램을 통해)변호사 개개인의 생각과 가치관, 세상을 바라보는 눈 등을 다루면 어떨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변호사 직업이 사랑을 많이 만나고 극강의 갈등을 많이 접한다"라며 "남다른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변호사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며 법률적 지식을 더 주고자 했다"라고 했다.

'지옥법정'에서는 은지원, 아이키, 김태균이 주황팀으로, 지상렬, 강승윤, 릴체리가 민트팀으로 나뉜 연예인 변호인단이 주로 사건 변호를 맡아 법률적인 지식보다는 재미 살리기를 택했다. 또 강호동이 참여관으로 두 팀의 변호 대전의 진행을 맡았으며 정재민 지옥 판사가 직접 등장해 해당 사건을 판결하고 벌칙을 내리기도 한다. '꽈추형'으로 활동 중인 비뇨의학과 전문의 홍성우 원장, '나는 SOLO'를 통해 인지도를 얻은 '4기 영철' 이승용 등이 증인으로 참석하며 흥미를 끌었다.

'지옥법정' 박경식 PD는 "법률 지식과 용어들보다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들과 감정에 더 집중하고 있다"라며 "법의 잣대로 갈등을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재판이라는 형식은 취하되, 그 형식 속에서 본인의 얘기들을 충분히 하고 또 들어주는 과정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보려 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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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안방판사'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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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법관의 유무 또한 큰 차이다. '안방판사'에서는 변호사들만 등장하며 판사가 나오지 않는다. 프로그램 말미 원고와 피고의 승패가 갈리기는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판결의 여지를 남기듯이 '열린 결말'로 끝맺음을 맺는다.

'안방판사' 정동현 PD는 "(프로그램을 통해)판결이 내려지기는 하지만 효력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판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 법정이 아닌 이상 누가 맞다 틀리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안방에서 시청하는 시청자분들이 모두 '안방판사'이며 누군가 판결을 정확히 내려준다기보다는 각자 판단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에 반해 '지옥법정'은 판사 출신 전문가 정재민이 출연해 법정 판사로서 사건의 판결을 내리고 '지옥행'이라는 벌칙을 내린다. 원고와 피고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판결을 판사가 직접 내림으로서 갈등의 종지부를 찍는다. 실제로 '지옥행'이라는 선고가 내려지면 지옥행 저승사자가 피고를 끌고가며 극적으로 마무리된다.

'지옥법정' 박경식 PD는 "갈등을 겪는 당사자들이 방송에까지 나와서 본인의 얘기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연 나와 상대 중 사람들은 누구의 말에 더 공감되는지' 에 대해 직접 물어보고 싶은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그 역할을 가장 잘 해주실 수 있다고 판단한 실제 판사 출신 전문가에게 판결에 대한 역할을 맡기고, 그로 인해 당사자들이 속 시원히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판결을 내리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고민 상담 예능은 갈등의 해결과 판단보다는 공감과 중재 위주였다. 토크쇼 안녕하세요'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JTBC '마녀사냥' 등 사연자들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출연해 자신이 겪는 크고 작은 갈등을 소개했다. MC 들은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대신해 격한 반응으로 공감해주거나, 시원한 사이다 한방같은 일침으로 통쾌함을 선사했다.

'지옥법정'과 '안방판사'에서 볼 수 있듯 현재 고민 상담 예능은 공론의 장 보다는 판결의 장이 됐다. 시청자들은 고민에 공감 및 경악하면서도 찝찝한 결말보다는 판결로 시시비비가 가려지는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 고민 상담 예능에서 느꼈던 답답함 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또 프로그램을 통해 법적 지식을 익힐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된다. 이처럼 법정을 담은 예능 '안방판사'와 '지옥법정'이 안방에 공감과 시원한 판결, 법률적 지식을 모두 잡은 똑똑한 법정 예능으로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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