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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핑크플로이드' 워터스 "러 침공 이유 있다" 발언으로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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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초청으로 유엔 안보리 연설…"침공 도발한 자들 규탄"

서방국 반발…우크라 대사 "러 선전 도구 됐다" 비난

연합뉴스

이탈리아 '핑크 플로이드 전시회' 사전 공개 행사에 참석한 워터스(2018.1.17)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영국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창립 멤버인 로저 워터스가 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에서 러시아의 침공이 우크라이나의 도발에 의한 것이라는 발언을 해 서방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워터스는 러시아의 초청을 받아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연설자로 나섰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

워터스는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불법이며, 나는 이를 강력한 어조로 비난한 바 있다"면서도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침공은 아무 이유 없이 이뤄진 것이 아니므로 도발한 자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워터스는 또한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오늘 당장 해야 할 일은 우크라이나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도발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 러시아와 반대편에 있는 나라 대표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리처드 밀스 주유엔 미국 대표부 부대사는 "음악인으로서 워터스의 자격은 인정하지만 군비 축소나 유럽 안보 문제를 논하는 전문가로서 자격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는 핑크 플로이드의 명곡 '어나더 브릭 인 더 월(벽의 또 다른 벽돌)'을 빗대 "러시아가 세운 허위정보와 선전의 벽에서 워터스가 또 다른 벽돌이 된 것을 보면 옛 팬들이 슬퍼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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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화상연설하는 로저 워터스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페리트 호자 유엔 주재 알바니아 대사는 "워터스가 자유국가인 미국 뉴욕에 있다는 것이 매우 다행"이라며 "그가 만약 러시아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법이라고 말했다면 즉시 감옥에 갇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드리트리 폴리얀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는 자국에는 언론의 자유가 있다며 호자 대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앞서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워터스를 가리켜 "오늘날 가장 훌륭한 반전 운동가 중 한 명"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워터스는 지난해 9월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반발을 샀다. 당시 발언과 관련해 폴란드 크라쿠프시는 올해 예정됐던 워터스의 공연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핑크 플로이드의 또 다른 멤버 데이비드 길모어의 아내이자 핑크 플로이드의 곡을 작사한 폴리 샘슨은 최근 트위터에서 "반 유대주의자이자 푸틴 옹호자"라고 워터스를 비난했다.

핑크 플로이드는 영국의 전설적인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로 1965년 결성돼 1995년 해체됐다.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돕자는 취지로 재결합했으나 워터스는 빠졌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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