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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국 골프 선수들이 모두 거쳐가는 ‘퍼팅 일타강사’ 최종환 원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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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펏 패턴 테스트 이용한 데이터 위주의 분석 인기

실수 분석해 부족한 스킬 돕는 훈련에 힘써

2016년 퍼팅 코치 시작…첫 제자 이정은 성공 후 입소문

선수들 퍼터 헤드 디자인·옵션 고르는 데도 도움

“그립 견고하게 잡고…스트로크 시 그립 면 비틀지 않아야 방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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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환 퍼팅 아카데미 원장(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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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2019년 US 여자오픈 우승자인 이정은(27)은 최근 최종환 원장을 찾아 ‘퍼팅 세션’을 진행하며 미국으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퍼팅 세션은 홀에서 60cm, 90cm, 120cm, 150cm 등 30cm 간격으로 마크해 원을 만들고 10분 안에 얼마나 많이 성공하는지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홀에서 90cm 거리의 퍼트에 성공하면 120cm를 시도할 수 있지만, 90cm 퍼트에 실패하면 60cm로 후퇴해 다시 시작해야 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10분이라는 시간의 압박감이 주어지기 때문에 투어 선수들도 실수하기 십상이다.

최 원장은 “선수에게 압박감을 느끼게 하는 훈련으로, 짧은 시간 동안 선수를 코너에 몰고 뇌를 활성화시켜서 최대한의 기술 발전을 끌어내는 연습법”이라고 설명했다. ‘퍼팅 일타 강사’(1등 스타강사)로 불리는 최 원장만의 퍼팅 연습 비법이다. 뇌 과학에서 셀프 코칭하는 방법에 퍼팅을 접목했다. 최 원장은 “승리욕이 강한 선수들은 이 훈련에 무섭게 몰입한다. 어제는 이소미 선수가 개인 기록을 깨고 기뻐하며 돌아갔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현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 약 80%를 지도하고 있다. 이정은, 김아림, 유해란, 김수지, 이소미, 최예림, 이다연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선수들이 모두 최 원장에게 퍼팅 레슨을 받는다. 선수들은 과거 동작 교정이 주를 이루던 레슨에서 벗어나, 퍼팅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스킬 효과를 높이는 최 원장의 방식에 만족한다. 최 원장은 투어펏 패턴 테스트를 통해 선수의 기술이 효과적인지를 먼저 확인한다. 방향의 성공률, 미스 패턴 등을 분석한 뒤 선수의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면 그 기술 훈련을 돕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최근 경기 화성시의 최종환 퍼팅 아카데미에서 만난 최 원장은 “본인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게 선수들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럴 때 필요한 게 패턴 테스트다. 테스트를 통해 어떤 기술이 부족한지를 찾아내면 레슨이 더욱더 효과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훈련에 과학적인 테스트와 결과 분석 등이 도입된 것이 최근 골프 레슨계의 흐름이다. 이제는 선수들도 왜 이 연습을 해야 하는지를 납득해야 코치의 말을 따른다는 것이다. 선수를 이해시키기 가장 좋은 방법은 데이터다. 36개 패턴 테스트로 퍼팅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니 선수들의 훈련에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최 원장은 “선수들의 성향도 점차 바뀌고 있다. 요즘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데이터 레슨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 지금은 데이터가 없으면 오히려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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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펏 패턴 테스트(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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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펏은 최 원장과 오랜 친구인 김찬기 브로틴 대표가 함께 개발한 퍼팅 시뮬레이터다. 실외에서 레슨을 하던 최 원장은 기후와 잔디 상태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쉬워 실내 스튜디오로 장소를 옮기게 됐다. 그렇게 실내 레슨 장비를 찾다가 해외에서 상용화된 퍼팅 프로그램을 발견했고, 김 대표와 함께 퍼팅 기술을 추가하고 고도화시켜 지금의 패턴 테스트로 발전시켰다. 최 원장은 골프 용품사 테일러메이드와도 협력해 소속 선수들에 적합한 퍼터 모델과 옵션을 고르는 데 도움을 준다. 선수들이 패턴 테스트를 받은 뒤 헤드 디자인, 넥 스타일 등 자신의 성향에 맞는 옵션을 제공받는 것이다.

최 원장은 성공한 선수는 아니었다. 주니어 골프 선수로 활동했지만 IMF로 집안이 어려워지자 레슨을 시작했는데, 의외로 적성에 맞았다고 한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레슨을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했다. 2014년에는 국내에 전문화된 골프 교습이 없을 때라 해외 교습가들을 초청하고 매해 3개월씩 미국에 나가 전문적으로 레슨을 배웠다. 그때 미국에는 퍼팅 코치가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우리나라에는 전문적인 퍼팅 코치가 없으니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2016년에 퍼팅 코치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이정은이 최 원장을 찾아왔고 이후 김아림, 이소영 등도 최 원장에게 레슨을 받은 뒤 좋은 결과를 내면서 입소문이 났다. 최 원장은 “퍼팅 코치를 시작하고 2년 만에 지난 몇 년간 벌지 못한 돈을 다 번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제는 한국 골프 시장에서 최 원장을 거치지 않은 선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최 원장은 중요한 코치가 됐다. 대한민국 ‘퍼팅 일타강사’인 최 원장에게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제대로 된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 원장은 “퍼팅이 잘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개념에 있다. 제대로 알고 있어야 그걸 바탕으로 필요한 연습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아마추어들에게 퍼팅을 잘하기 위해 기본적인 두 가지를 꼭 지키라고 당부했다. 퍼터 그립을 견고하게 잡는 것과 일자로 스트로크하는 것이다. 최 원장은 “아마추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방향성이다. 가장 많은 실수가 그립을 가볍게 잡는 것인데, 손안에서 클럽이 놀지 않게 그립을 견고하게 잡아야 정타에 맞는다”고 조언했다. 또 “눈으로 클럽 페이스를 통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손의 감각이 중요하다. 퍼터를 잡았을 때 위에 보이는 그립 면을 비틀지 않아야 방향성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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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팅 세션 시범 보이는 최종환 원장. 이렇게 거리 별로 마크를 놓아 원을 만들고 차례로 쇼트 퍼팅 연습을 진행한다.(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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