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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LG-발 한화-눈 삼성-화력 믿어도 될까, KBO리그 변화 조짐[KBO리그 개막 D-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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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19일 삼성과 KT의 2023 KBO리그 시범경기가 열린 가운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8443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전날 7131명을 합쳐 주말 2연전에 1만5574명이 현장을 찾았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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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KBO리그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조율 중인 10개구단도 22일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며 마지막 담금질을 준비 중이다.

전력 평준화 전망 속 LG와 삼성, 한화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이들 세 팀은 KBO리그 시범경기 1라운드(팀당 8경기)에서 선두권을 형성했다. 특히 ‘만년 최하위’ 한화는 공격적인 선수보강을 증명하듯 3위(5승1무2패)에 올랐다.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린 삼성이 ‘영원한 우승후보’ LG와 6승2패 공동 1위인 점도 눈에 띈다. 시범경기 성적은 믿을 게 못된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들 세 팀은 시범경기 1라운드를 통해 색깔 바꾸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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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서건창이 지난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시범경기에서 문성주의 우전안타에 2루를 지나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사진제공 |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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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사단으로 재편한 LG는 ‘발야구’가 돋보인다. 8경기에서 24개나 누를 훔쳤다. 실패도 1위(8개)이지만, 기본적으로 많이 뛴다. 특정 선수에게 편중되지 않는 건 팀 색깔을 바꿨다는 뜻이다. 넥센(현 키움) 사령탑시절에도 발이 빠르지 않은 강정호와 박병호를 20홈런 20도루 클럽에 가입시켰을만큼 주루에 스페셜리티를 가진 감독이다.

단순히 도루만 하는 게 아니다. 배터리와 수비 성향을 파악한 뒤 반박자 빠르게 스타트해 짧은 안타로도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플레이도 시범경기에서 도드라진다. 득점 3위(41개)에 오른 동력은 적극적이고 과감한 기동력이다. 상대에 ‘언제든 뛴다’는 인상만 심어줘도 절반은 성공한다. 뛰는 것에 신경쓰느라 타자에게 쓸 에너지를 나눌 수밖에 없어 볼배합이 단조로워지기 마련이다. 굳이 큰 것 한 방을 노리지 않아도 빅이닝을 만들 근간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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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성규가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시범경기 KT전에서 6회말 좌월 솔로 홈런을 때린 후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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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파괴력도 인상적이다. 8경기에서 홈런 9개가 쏟아졌다. 장타를 뿜어내니 타점도 높다. 44타점 46득점 모두 시범경기 1위다. 젊은 선수가 많은 팀이어서 분위기를 탄다. 다연발포로 무장하니, 과감한 스윙으로 이어진다. 팀 타율이 0.293로 고공행진 중이다. 지표성적만으로는 팀 타격 트리플크라운(타율, 홈런, 타점)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터지지 않는 방망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훈련 강도를 높였는데, 성과가 나오는 것으로 봐야한다. 수석코치로 합류한 이병규 코치가 ‘주눅들지 않는 분위기’를 만든 것도 주효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크게 꺾이는 게 젊은 선수 중심 팀의 맹점인데, 오재일 이원석 등 베테랑이 버티고 있으니 약점을 상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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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수들이 지난 20일 대전 SSG전에서 승리한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제공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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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놀라운 팀은 한화다. 단순히 기세가 좋기 때문이 아니다. 8경기에서 볼넷 41개를 골라냈다. 몸에 맞는 볼까지 합치면 46개로 LG에 이은 2위다. 공을 골라내니 팀 타율도 상승(0.280·2위)했다. 어쨌든 게임이 된다는 의미다. 프리에이전트(FA)로 합류한 채은성의 존재감도 한몫하지만, 지난해까지 약점으로 노출됐던 맹목적인 적극성이 사라진 인상이다. 차분히 공을 골라낼뿐더러 타자 각자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을 확립했다는 인상을 풍긴다.

야구는 공격만으로 풀어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렇더라도 공격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 호쾌한 장타나 발야구, 고감도 레이더를 연상케하는 세밀한 눈야구 등은 2000년대 후반 리그를 끌어가던 트렌드였다. 팀별 특색이 사라져 무색무취로 흘러가던 KBO리그는 도쿄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패로 각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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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동원이 지난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시범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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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스토브리그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팀별 방향성을 뚜렷하게 설정한 팀이 등장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KBO리그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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