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뒷돈 요구 단장’의 도덕성 결여… KIA도 책임 통감해야 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월드

장정석(왼쪽) 전 KIA 단장과 전 KIA 포수 박동원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다.

29일 야구계가 소란스러워졌다. 장정석 전 KIA 단장의 일명 ‘뒷돈 요구’ 파문 때문이다.

그는 지난 시즌 KIA 소속 포수였던 박동원(현 LG)에게 다년 계약 논의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원으로부터 이를 인지한 프로야구선수협회가 KIA 구단에 이를 알렸고, KIA가 29일 오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해당 내용을 신고했다.

장 전 단장은 구단에 ‘농담을 주고받은 것’이라 소명했지만 KIA는 단호했다. 이내 구단 징계위원회에 장 전 단장을 회부했다. 그리고 오래 걸리지 않은 논의 끝에 그를 단장직에서 해임하는 결단을 내렸다.

구단은 “사실관계를 떠나 어떤 이유에서도 소속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을 요구한 그릇된 처신은 용납할 수 없다”는 설명과 함께 야구팬들을 향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KIA의 결단은 빠르고 정확했다. 상황을 뜯어보면 구단도 피해자다. 팀을 잘 운영하라고 대표로 뽑아둔 단장이 뒤에서 검은 속을 드러내며 사익을 챙기려 했기 때문이다. 구단 입장에서도 다소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스포츠월드

광주-KIA챔피언스필드 전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씁쓸한 뒷맛을 씻어내기 힘들다. 이대로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단장’이라는 위치가 팀 내에서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너무 크다. 그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는 오롯이 구단의 것이 된다. 그릇된 행동도 그러하다.

나머지 구성원이 정말 새하얗게 ‘몰랐다’면 이는 각 개인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유는 될 수 있지만 일련의 사태로부터 구단 전체를 온전히 자유롭게 할 방패는 될 수 없다. 단장이 시즌 중에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비위 행위를 자행했음에도 구단의 그 누구도 인지하거나 견제할 방법이 없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박동원은 해당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 어쨌든 KIA의 선수였다. 팀 내 자정 작용이 가능했다면 이 정도 사안은 이제 터질 문제가 아니라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나고도 남았어야 했다. 지금의 불명예에 책임을 통감하고 팀적 쇄신을 향해 가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최근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혐의를 받고 롯데로부터 방출된 전 투수 서준원으로 인해 야구계의 도덕적 해이는 이미 도마에 올라 있었다. 이번 사태로 불난 집에 기름까지 부어졌다.

KIA의 빠른 움직임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야구계 전체의 확실한 사후 대처도 필요하다. 그마저도 없다면 팬들은 한숨조차 쉬지 않을 것이다. 본인은 더 이상 야구팬이 아니라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