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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제2의 박태환'에서 '황선우 라이벌'로…'수영 신동' 이호준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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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접전 직후 스스로 엄지를 치켜들 만큼 만족스런 레이스였다.

'제2의 박태환'에서 벗어나 이제 '황선우의 라이벌'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수영에도 세계적 수준의 경쟁 체제가 펼쳐지고 있음을 알렸다.

지난 29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스위밍 챔피언십(2023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닷새째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70의 개인 최고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2위를 차지한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의 얘기다.

이호준은 이날 결승에서 황선우를 150m 턴할 때까지 0.56초 차로 따라붙어 관중석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지난해 롱코스 세계선수권대회 이 종목 은메달리스트 황선우의 독주가 예상됐는데, 막상 레이스가 펼쳐지자 이호준의 맹추격이 이뤄진 것이다.

특히 이호준은 마지막 150~200m 구간에서 황선우를 더욱 쫓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역영을 펼친 끝에 1분45초36으로 우승한 황선우보다 0.34초 뒤진 2위가 됐다.

이호준의 이날 기록은 국제수영연맹(FINA)이 A기록 1분47초06을 통과한 것이어서 황선우와 함께 이 종목에 나라당 최대 두 장 주어지는 오는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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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이호준에게 점점 잊혀져가던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린 무대였다. 초교 6학년 때였던 지난 2013년 동아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57초83을 기록, 종전 대회기록(2분5초90)을 23년 만에 무려 8초 경신해 화제를 뿌렸던 그는 중학교 졸업 때까지 박태환의 같은 나이대 기록을 앞서 한국 수영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제2의 박태환'이란 수식어가 그의 이름 앞에 곧잘 붙었다.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남자 자유형 200m에 출전해 가능성을 선보였다.

하지만 1분47~48초대 기록을 좀처럼 앞당기질 못했고, 그러는 사이 동갑내기 황선우가 치고 나서면서 2020 도쿄 올림픽 6위,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획득 등으로 이 종목 국내 1인자는 물론 세계적 강자로 떠올랐다.

이호준은 한국 수영이 남자 800m 계영에서 두각을 나타냄에 따라 황선우, 김우민 등과 함께 계영 국제대회 경쟁력 쌓기를 위한 국가대표 해외전훈을 계속했지만 가슴 한 켠에 스며드는 쓰라린 마음을 감출 순 없었다.

그렇게 2~3년간 절치부심하던 이호준이 이번 KB금융 챔피언십을 통해 부활을 알린 것이다. 아울러 한국 수영에선 보기 드물게 한 종목 두 선수가 세계 상위권에 들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구도까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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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고 다시 시작한 것이 이호준의 업그레이드를 만들었다.

이호준 측근은 "자신의 (내려간)위치를 인정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이호준이 그걸 어느 순간 받아들이며 동료들을 축하하고 또 자신의 발전 자양분으로 삼았다"며 "최근 들어 스트로크 횟수가 짧아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붙었다. 특별히 누가 가르쳐줬다기 보다는 본인이 부단히 노력해 터득한 것 같다"고 했다.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가 점점 다가오는 시점에 이호준도 자신의 전성기를 만들기 위해 물살을 가르는 중이다. 남자 자유형 200m와 800m 계영의 올해 세계선수권 및 아시안게임 성적 기대감이 이호준의 부활로 인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댓스포츠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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