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서울 SK와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을 치른다. 2009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열리는 최종전. 그들은 잔뜩 화가 난 변준형이 있기에 든든하다.
변준형은 지난 5일 6차전에서 15점 2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3쿼터까지는 잦은 실책으로 다시 고개를 들지 못하는 듯했으나 4쿼터에만 10점을 퍼부으며 대역전 승리를 이끌었다.
변준형이 드디어 분노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챔피언결정전 내내 변준형의 퍼포먼스는 기대 이하였다. SK의 집중 견제가 뛰어난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정규리그 때와는 달리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승부처 때마다 본인의 득점 기회를 전혀 보지 않았다. MVP 후보 ‘변준형’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졌다.
6차전 3쿼터까지도 변준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4, 5차전 들어 득점력은 회복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승부처에선 동료들만 바라봤다. 그러니 실책도 늘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변준형은 퓨어 포인트가드가 아니다. 농구 인생 내내 본인의 공격을 먼저 보는 선수였다. 좋은 패스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결국 득점력이 받쳐줬을 때 위력을 발휘했다. 그런 그가 림이 아닌 동료를 먼저 봤다. 현시대 농구에서 가장 가치가 떨어지는 포인트가드가 된 것이다.
반전은 6차전 4쿼터에 나타났다. 변준형은 저돌적으로 SK의 림을 공략했다. 완벽한 슈팅 기회에도 패스만 본 ‘겁쟁이 변준형’은 없었다. 자신 있게 던졌고 성공시켰다. 그리고 마음껏 포효했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그가 돌아온 것이다.
6차전 이후 중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선 마치 화가 난듯한 모습을 보인 변준형이다. 지난 고양 캐롯과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승리 후 인터뷰와 같았다. 감정을 완전히 감추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 오히려 화가 났을 때 더 좋은 플레이를 했던 그이기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무려 14년 만에 열리는 7차전이다. 변준형의 프로 커리어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7차전이기도 하다. 분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오세근과 대릴 먼로 조합이라는 필승 카드가 생긴 KGC이지만 최소 40분을 바라봤을 때 결국 변준형의 활약 역시 상수가 되어야 한다. 지금보다 더 화를 낸 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변준형은 7차전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는 양희종에게 지켜야 할 약속도 있다. 그는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후 양희종에게 뽀뽀를 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역시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