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진정성 해치는 '홍보성 출연', 어디까지 봐줘야하나[Oh!쎈 초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김나연 기자] '무엇이든 물어보살', '결혼 지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등 고민 상담이나 갈등 해결에 초점을 맞춘 예능프로그램들이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고민에 공감하거나 때로는 비판하기도 하며, 나아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에게도 덩달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몰입감을 유발한다.

때문에 이 같은 고민 상담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이용한 '홍보성 출연' 논란도 꾸준히 불거지고 있다. 물론 스타들이 자신의 작품, 또는 앨범을 홍보하기 위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관례적인 일이다. 이제는 유튜브와 같은 1인미디어가 발달해 누구나 자유롭게 1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바뀌었다 해도, TV와 같은 대중 매체에 노출되는 것이 적지 않은 홍보 효과를 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

하지만 고민 상담 프로그램의 경우 진정성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하는 만큼 시청자들도 홍보성 출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결혼 지옥'에 출연했던 미얀마 출신 유튜버 찬찬이 비교적 약한 사연으로 구설에 올랐다. 찬찬의 남편 김민수는 "아내가 스스로 공인, 인플루언서라고 하는데 듣기 싫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간 '결혼 지옥'에 출연했던 부부들은 가정폭력이나 빚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던 만큼 찬찬의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이들이 유튜브 채널과 한국어 교육 사업 홍보를 위해 '결혼지옥'에 출연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조지환-박혜민, 최성욱-김지혜, 김경진-전수민 부부처럼 여러 상담 예능을 전전하며 '사연팔이'를 한다는 의혹을 받는 경우도 있다. 조지환-박혜민 부부는 '애로부부'와 '결혼지옥'을 통해 부부관계부터 생활고, 고부갈등 등의 고민을 전했다. 갈등의 중심에는 박혜민의 쇼호스트 활동에 있었다. 이에 박혜민과 조지환이 SNS 상에서는 불화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 방송 후 쇼호스트 홍보 콘텐츠를 활발히 올린 점 등을 토대로 홍보성 출연 의혹이 불거졌다.

OSEN

마찬가지로 '아이콘택트', '애로부부', '결혼지옥'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예능을 통해 부부갈등을 공개해왔던 김경진-전수민 부부의 경우 방송에서 김경진이 운영하는 식당을 공개해 '식당 홍보를 위한 출연이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이밖에 최성욱-김지혜도 '결혼과 이혼사이' 출연 후 '금쪽상담소'에도 등장해 홍보성 출연 논란에 휩싸였다.

물론 이들은 홍보성 출연 논란에 대해 입을 모아 "아니"라고 부인했다. 김경진은 "진실되게 하고 싶어서 상담도 진심으로 임했다.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서 오버스럽게 한 건 있지만, 이번에는 진짜 저희 부부가 앞으로 잘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녹화했다"고 밝혔으며, 김지혜는 "저희의 안 좋은 결혼생활을 보여주면서 까지 돈벌고 싶은 생각은 없다", "'결혼과 이혼 사이' 방영 중 '금쪽 상담소' 섭외 연락이 왔다. 촬영은 '결혼과 이혼 사이' 끝나고 바로 진행했는데 이제야 방송된 거다. 촬영 종료 직후였기에 솔루션을 받을 수 있다는 기회에 바로 출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말 고민이 커서, 상담이 절실해서 방송에 출연하는 스타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는 이들이 쉬이 공감하기 어려운 고민 내용이나, 비슷한 사연으로 여러 상담 예능에서 우려먹기를 하는 듯한 모양새는 당사자의 의도가 어떻게 됐든 시청자들로 하여금 진정성을 의심케 할수밖에 없다.

아무리 홍보를 위해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해명한다 한들, '정말 심각한 고민이라면 예능을 전전하는 것이 아닌 전문 기관을 찾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뒤따르는 것은 불가피하다. 상담 예능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덤. 방송 출연 한 번으로 얻는 화제성이나 홍보효과가 이미 검증돼있는 만큼 시청자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의혹부터 제기하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OSEN

이 같은 논란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도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하트 시그널', '돌싱글즈', '나는 SOLO' 등 일반인이 출연하는 연애 프로그램이 성행하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연애가 아닌 자기PR을 목적으로 출연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출연자들이 종종 등장해 뭇매를 맞고 있다.

'돌싱글즈2' 이덕연은 앨범 발매 이력이 뒤늦게 알려져 가수 활동을 홍보하기 위해 방송에 출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여 해명에 나섰다. '나는 솔로' 8기 현숙은 방송에 나온 후 인지도가 생기자 참가비 1만원과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 진료 체험을 포함시킨 개인 팬미팅 개최 소식을 전해 논란이 됐고, 최근 13기 옥순이 과거 다른 방송에 출연한 사실이 밝혀져 홍보성 출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방송 출연으로 얼굴을 알린 후 SNS 팔로워를 모으고,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이나 가게, 유튜브 채널을 홍보하거나 인플루언서로 변신하는 사례는 손에 다 꼽기도 힘들 정도다. 상담 예능이나 연애 프로그램 출연을 발판으로 매니지먼트와 전속계약을 하고 다른 채널에서도 방송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어느새 이 같은 예능은 셀럽이 되고싶은 일반인들이 손쉽게 인지도를 모을 수 있는 유명세의 발판처럼 느껴지고 있다.

진솔한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우연치 않게 많은 사랑을 받아 연예계에 발을 들이는 과정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애시당초 인지도를 모으려는 의도 만으로 거짓된 사연을 꾸며내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프로그램의 취지를 해칠 뿐더러 다른사람의 기회를 빼앗고,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처럼 여겨질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나아가 프로그램과, 의혹이 불거진 출연자를 향한 반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스스로를 위해서도 프로그램과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 올바른 길이 아닐까.

/delight_me@osen.co.kr

[사진] MBC, ENA, SBS Plus, 채널A, 유튜브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