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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상우의 멘탈 퍼포먼스] 선수의 올바른 태도는 곧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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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교체되는 아사니를 꽉 안아주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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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가 오랫동안 꽃을 피우기 위해선 우수한 실력만으론 어렵다. 반드시 올바른 태도가 뒷받침 돼야 한다.

5월엔 유독 지방 출장이 많았다. 강릉, 경주, 광양, 함안 등의 지방을 돌며 선수들을 교육하고 또 경기를 관찰했다. 스포츠 현장에 가게 되면 선후배 지도자들을 많이 만나게 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러다 보면 최근 지도자들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팀 선수들의 태도가 너무 안 좋아서 큰일이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실력도 중요하지만 태도가 전부라고 생각해요.”, “선수들이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처럼 태도도 관리하면 참 좋을 텐데 아쉬워요.” 현장에서 만난 지도자들이 한 말이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한 목소리로 선수들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필자도 태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태도가 성과를 만든다”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지도자들에게 직접 선수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는 그동안 어떻게 하면 축구를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은 많이 했지만 올바른 태도를 갖추기 위한 고민과 노력은 많이 못한 것 같다. 선수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에 궁금증이 커졌다. “지도자가 인식하는 선수의 올바른 태도는 무엇인가요?” 주변 선후배 지도자들에게 유선상으로 질문을 하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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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한석종이 경기 중 드리볼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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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들이 인식하는 선수들의 올바른 태도란 무엇일까. 첫째, 자신의 감정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축구 선수로 활동을 하다 보면 자신이 생각한 것처럼 잘되지 않고 기분이 상할 수 있는 상황들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경기 출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선수가 모든 경기에 출전을 하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더 많다. 좋지 못한 상황에서 선수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숨길 수 있어야 한다. 추가적으로 정해진 팀 스케줄을 성실하게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 역시 선수 시절에 감정을 잘 관리하지 못했고 은퇴 후에 많은 후회를 했다. 당시 이러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좋지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예를 들어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난 표정, 팀의 규범을 잘 지키지 않거나 팀 훈련을 열심히 하지 않는 행동 등이 확인된다. 나아가 선수는 자신의 감정을 알아봐 주길 바란다. 중요한 것은 팀의 코칭스태프가 선수의 감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이후 선수의 태도를 유심히 지켜본다는 것이다. A 지도자는 “선수가 감정이 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면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고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선수는 꼭 기억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관리하지 못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선수의 평판이 결정된다.

둘째, 선수가 지도자의 코칭을 믿고 신뢰하는 것이다. 선수가 지도자의 코칭을 믿고 신뢰하게 되면 팀 훈련이나 경기 상황에서의 전술 지도 등을 빠르게 수용하고 적극 실천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스포츠 현장에는 지도자의 코칭을 신뢰하지 않고 수용하지 않는 선수의 사례가 증가되고 있다. 최근 B 지도자가 경험한 사례가 흥미롭다. 지도자가 전달한 내용을 선수가 경기 중에 실천하지 않아서 개인 상담을 진행했다. 선수는 상담 중에 “자신은 경기에 열심히 참여했지만 전술전략이 적절치 않아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물론 스포츠 현장엔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 지도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선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도자의 코칭을 수용하고 적극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선수가 지도자의 코칭을 수용하지 않으면 서로 간에 신뢰가 무너지게 된다. 이는 선수가 올바른 성장을 도모하는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셋째, 선수가 팀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훌륭한 팀에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선수가 꼭 있기 마련이다. 가령 팀이 어려울 때 선수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분위기를 만드는 것, 팀 훈련을 할 때 타의 모범이 되는 것, 경기장에서 동료를 챙기고 투혼을 발휘하는 것,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것 등을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선수들은 대부분 팀의 주장이나 고참 선수가 많으며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특징이 있다. 지도자들은 스포츠 현장에 감정을 관리하지 못하는 선수와 지도자의 코칭을 수용하지 않는 선수들은 많지만 리더십을 발휘하는 선수는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선수들은 이 말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지도자들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선수들을 상당히 선호하고 필요로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스포츠 현장에서 올바른 태도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는 선수로는 한석종(수원삼성)이 있다. 그는 지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1라운드 인천전에 첫 출전하여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주며 팀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경기에 출전하기 전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약 200일가량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팀 훈련만 소화해야 했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많이 기다리면서 준비했다. 한 번만 경기를 뛸 수 있다면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간절했다. 또한 한 선수는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자신의 감정을 철저하게 다스리며 시간을 흘려보냈고 조급한 마음이 생기게 되면 다양한 심리기술 전략을 활용하여 마음과 생각을 가다듬었다고” 말했다. 선수가 200일가량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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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뛰고 있는 이세진의 모습. 사진=경주한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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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진(경주한수원WFC) 역시 모범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 선수는 베테랑으로서 실력도 우수하지만 리더십 또한 상당히 뛰어나다. 경기에 출전하게 되면 살신성인을 바탕으로 팀 선수들을 다독이고 중심을 잡아주며 ‘언성 히어로’의 역할을 수행한다. 반대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 경기 전이나 하프타임 시기에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나 격려를 통해 팀에 긍정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는 “제가 몸담고 있는 팀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팀에 도움이 되는 행동들을 실천하게 되는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경주한수원WFC 이주섭 수석코치는 “(이)세진이가 훈련과 경기에서 보여주는 태도는 우리 팀의 기준이 될 정도로 타의 모범이 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가 왜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 있고 지도자들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선수를 왜 선호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포츠 선수는 오랫동안 꽃을 피우기 위해 지도자가 인식한 올바른 태도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올바른 태도는 스포츠 선수의 빠른 성장을 돕고 적응력을 키워주며 사회성을 통해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이상우 대표는...

△멘탈 퍼포먼스 대표 △스포츠 심리학박사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 FC안양 선수 △KFA ONSIDE ‘이상우 박사의 축구심리 상담소’ 연재(2023) △한국스포츠심리학회 이사(2023) △양평군체육회 스포츠공정관리위원회 위원(2023) △K리그 드림어시스트 멘토(2023) △인천유나이티드 U15, U18 심리기술훈련지원(2023) △서울 풋볼A U18 심리기술훈련지원(2023) △경기 SOL FC U18 심리기술훈련지원(2023) △충주상고 U18 심리기술훈련지원(2023) △경기여주SD U12 심리기술훈련지원(2023) △전남드래곤즈 프로축구단 심리기술훈련 특강(2023) △경주한수원 여자축구단 심리기술훈련 특강(2023) △양평FC 축구단 심리기술훈련 특강(2023)

글=이상우 박사, 에디터=이혜진 기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경주한수원 SNS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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