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나이에 걸맞지 않는 실력과 패기, 기회가 오면 살리는 능력. 곧 프리미어리거가 되는 김지수의 미래가 밝게 느껴지는 이유다.
김지수는 2004년 12월 24일생으로 만으로 하면 18살이다. K리그에 22세 이하(U-22) 룰이 있다고 해도 2004년생이 프로 경기에서 뛰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김지수는 지난 시즌 성남FC가 K리그1에 있을 때, 19경기를 소화했다. 다른 U-22 선수들처럼 전반 초반 잠깐 뛰고 나가는 게 아니었다. 19경기를 뛰는 동안 출전시간이 1,656분이었다. 1경기 출전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87분 정도를 매 경기 소화한 것이다.
처음부터 주전으로 기용된 건 아니었다. 성남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권완규, 김민혁 같은 비싸고 경험 많은 센터백들을 영입했다. 그런데 이들이 부상에 시달리고 경기력도 만족스럽지 않아 수비에 문제가 크게 생겼다. 변화를 주려 했던 성남은 준프로 계약을 맺고 1군을 오가며 훈련을 한 김지수를 콜업했다. 당시 수석코치였던 정경호의 추천이 있던 걸로 알려졌다.
김지수는 기대 이상 활약을 했다. 수원FC 스트라이커 라스를 꽁꽁 묶는 등 경합 상황에서 밀리지 않았고 빌드업 능력도 준수했고 경기 이해력도 좋았다. 2004년생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을 해 찬사를 받았다.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토트넘 훗스퍼 친선전 때다. 김영광과 함께 올스타로 선발돼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과 대결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성남은 강등이 됐지만 김지수는 자신의 몸값과 가치를 대폭 올렸다. 겨울엔 바이에른 뮌헨 등 유수의 유럽 클럽들이 러브콜을 보낸다는 소식이 있었다. 준프로 신분이었던 김지수는 성남과 프로계약을 맺었는데 유럽 진출 시 대승적으로 길을 열어주는 조항들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에 남은 김지수는 김은중 감독 부름을 받고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차출돼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대단한 활약을 했다.
# 브렌트포드로 가는 제2의 김민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괴물 수비수, 제2의 김민재, 대한민국 수비 차세대 미래라는 별명이 붙었다. 관심에 그치던 유럽 팀들은 본격적으로 김지수 영입에 나섰는데 가장 적극적이었던 건 브렌트포드였다. 브렌트포드는 공식 레터까지 보내며 영입 의지를 드러냈고 바이아웃 지불의사가 있었다. U-20 월드컵이 진행 중이라 협상은 대회 종료 후 이뤄졌고 김지수 에이전트, 성남, 브렌트포드 삼자 간 노력으로 메디컬 테스트까지 합의가 돼 21일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출국하기 하루 전인 20일 김지수와 연락이 닿아 전화 인터뷰를 했다. 긴장감과 설렘이 가득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낼 줄 알았는데 김지수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오후 8시에 전화 인터뷰를 해 엘살바도르전을 이제 시청할 거라 말하기도 했다. 브렌트포드로 가는 소감을 묻자 "아직 메디컬 테스트를 해야 하지만 일단 설렘이 크다. 기대가 되는 것도 많다.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사인을 하고 미국에서 프리시즌을 보낸다. 잘 생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수는 워크퍼밋 문제를 해결했다. 워크퍼밋은 한국말로 해석하면 취업 비자로, 말 그대로 잉글랜드에서 취업을 해 일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것이다. 발급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워크퍼밋을 얻지 못한 채 이적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잉글랜드 팀에선 뛸 수 없다. 해외 팀 임대를 가야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어린 나이에 적응에도 어려움이 크고 원소속팀 시선에서 멀어지다 보니 복귀 후 워크퍼밋을 얻었다고 해도 방출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조건에 대입하더라도 김지수는 해당이 안 됐다. 저명한 축구 관계자 추천서가 있으면 발급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일단 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 추천서를 받았다. 하지만 벤투 감독 추천서로는 부족했다. 이대로 가면 브렌트포드에 가도 해외 팀 임대만 수년간 돌아다닐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지수 측의 엄청난 노력이 이어졌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추천서를 받아냈다. 성남 관계자는 "구단 차원에서 한 게 아니라 김지수 측에서 노력한 거다. 물론 세부적인 상황을 공유하면서 정보를 전달받기는 했다"고 말했다. 세 명의 명성 높은 축구인이 보증을 하면서 김지수의 워크퍼밋 발급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잉글랜드 FA의 규정 완화도 있었다. 브렉시트 여파로 유망주 수급이 어려운 걸 감안해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EPL,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은 기존 워크퍼밋 조건에 해당하지 못하는 선수도 최대 4명은 영입이 가능하도록 완화했다. 잉글랜드 선수 출전시간 보장이 되어야 가능한 조건이다. 추천서에 이어 규정 완화까지 되면서 김지수는 워크퍼밋 문제를 해결했다.
# "브렌트포드 1군에서 뜁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워크퍼밋이 해결되면 김지수는 해외 팀 임대가 아니라 잉글랜드 내에서 뛸 수 있다. 브렌트포드 1군이든 B팀이든, 다른 팀으로 임대를 가든 잉글랜드에 머무는 건 적응, 경험뿐만 아니라 향후 홈그로운 자격을 얻을 수도 있다. 김지수에게 엄청난 프리미엄이다. 아직 프로 무대에서 확실히 검증이 안 됐고 유망주이므로 1군보다는 B팀, 혹은 연령별 팀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였다.
B팀 이야기를 하자 김지수는 고개를 저었다. "어디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구단과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 B팀 이야기는 협상 과정에서 일절 없었다. 빨리 적응할 건데 1군에서 뛸 거다. 시간도 충분하고 난 나이가 어려 큰 부담이 없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성장을 해 1군에서 뛸 것이다. 구단과 밝은 미래를 분명 약속했다"고 단호히 말했다.
언어 문제에서 자신감이 있었다. 영어 실력을 가볍게 묻자 "영어공부를 어렸을 때부터 했다. 과외 선생님이나 원어민 선생님과 회화 수업을 해 영어에 큰 문제가 없다. 성남에 온 외국인들과도 영어로 대화했다. 브렌트포드에서 뛰면 런던 시내에서 살 수 있다. 영어실력이나 적응도도 훨씬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브렌트포드 1군에서 뛰면 기라성 같은 EPL 팀들, 선수들과 대결한다. 김지수는 "모든 팀들이 다 역사가 깊고 대단한 팀들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명성과 팬들을 보유한 팀들이다. 누구 하나를 꼭 짚기 어렵다. 누굴 만나든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했다. 과거 '인터풋볼'과 인터뷰에서 김지수는 드림 클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고 밝혔다. 기대감을 묻자 "맨유든 누구든 다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런던을 연고로 하는 토트넘의 손흥민과 만날 수도 있다. 김지수는 "손흥민 형과는 따로 연락을 안 했다. 같은 도시에 사니까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동료들 반응에 대해선 "성남 형들 중 일부는 장난으로 더 하고 가라고 했다. 대부분 U-20 월드컵 끝나고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게 인사하고 '잘하고 와라!'고 응원을 보내줬다. U-20 멤버들은 대회 중에 '정말 가?'라고 물어봤는데 당시엔 '잘 모르고 정해진 건 없어'라고 했다. 이후에 따로 유럽 진출 관련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 긴장보단 설렘을 느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브렌트포드 관련 질문을 물어보면 김지수는 일단 말투부터 자신감이 차 있다. "새로운 삶이 펼쳐지는 건 걱정이 있지만 설렘과 기대감이 크다"고 하면서 능력적으로, 적응도 면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을 거라는 걸 강조했다. 김지수가 지난 시즌 처음 성남 경기를 뛸 때 느꼈던 느낌이었다. 2004년생인데 쫄지 않고 밀리지 않고 일단 붙고 싸우는 김지수를 보며 모두가 대성할 거라고 했는데 그게 말투나 태도에서도 느껴졌다.
큰 문제만 없다면 김지수는 브렌트포드 유니폼을 입는다. K리그2에서 EPL로 직행한 최초의 선수다. 출전을 하면 EPL에서 뛴 최초의 한국인 센터백, 최초 10대 프리미어리거 등 영광스러운 타이틀도 얻게 된다. 부담이 엄청날 수 있다. 그럼에도 김지수는 담담히 상황을 지켜보면서 설렘을 느끼는 중이다.
지금의 패기를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험치를 쌓는다면 김지수는 향후 제2의 김민재를 넘어 제1의 김지수가 될 것이다. 분명 걸어갈 길은 가시밭길이고 관문이 많지만 김지수는 해낼 능력이 있다. 성남에서 그랬듯 기회가 오면 어떻게든 잡고 결과물을 내는 선수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불빛처럼 김지수가 가는 길이 밝고 환하길 모두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진=성남FC,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