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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으로 리빌딩을 진행한 신시내티의 타선은 지난해 초반과 얼굴 자체가 달라졌다. 그간 팀이 공들여서 키운 상위 순번 유망주들이 차례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며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들 중에는 장타를 칠 수도 있고, 단타에 1루에서 3루까지 질주할 수 있는 기동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들이 상당수 있다. 패기의 타선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이 이를 잠재웠다.
비록 2회 2실점이 있기는 했지만 이는 수비 실책으로 나온 비자책점이었고, 류현진은 5이닝 동안 83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점) 호투로 팀의 10-3 승리를 이끌고 시즌 두 번째 승리를 거뒀다. 7.20으로 시작했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세 경기 연속, 그리고 14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 속에 1.89까지 떨어졌다.
류현진은 이날 최고 89.6마일(144.2㎞)의 공을 가지고도 신시내티의 어린 타자들을 한 수 가르치듯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 갔다. 마치 빠르지 않은 패스트볼을 60마일대의 커브, 70마일대의 체인지업과 적절히 섞어 쓰면 체감적으로 얼마나 더 빨라질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듯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신시내티 타자들은 이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철저하게 당했다.
흔히 류현진을 떠올릴 때 체인지업만 생각하기 쉽지만, 팔꿈치 수술 재활에서 돌아온 뒤 더 위력을 발하고 있는 구종은 낙차 큰 느린 커브다. 류현진은 이날 평균 68.8마일(110.7㎞), 최저 65.5마일(105.4㎞) 수준의 커브를 적재적소에 활용(구사율 19%)해 43%라는 높은 헛스윙 비율을 기록했다. 60마일대의 커브를 던지다 80마일 후반대의 패스트볼이 돌아오자 상대 타자들로서는 체감적인 구속이 더 빠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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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데 라 크루스와 만난 류현진은 바깥쪽과 몸쪽을 넘나드는 로케이션 피칭으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패스트볼, 체인지업, 패스트볼, 체인지업 순으로 데 라 크루스의 배팅 타이밍을 흔들어놓기 시작했다. 이어 6구째 66.2마일(106.5㎞)짜리 커브를 몸쪽 깊숙이 떨어뜨려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5회에도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초구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두 번째 타석에서 이를 잘 쳐내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한 데 라 크루스는 지켜봤다. 그러자 류현진은 2구째 포심패스트볼을 높은 쪽에 던져 2S를 잡았고, 혼란스러운 데 라 크루스가 생각할 겨를도 주지 않고 3구째 커브를 존 안으로 떨어뜨려 루킹 삼진을 잡았다. 이 커브는 66.8마일(107.5㎞). 2구째 포심과 21.4마일(34.4㎞)이나 차이가 났다.
이 장면은 데 라 크루스의 모국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화제였다. 도미니카 야구 매체인 ‘스윙콤플레토’는 이 장면에 ‘믿을 수 없는’이라는 부제를 붙을 정도였다. ‘스윙콤플레토’는 ‘토론토가 시속 67마일로 데 라 크루스를 삼진으로 잡았다’면서 이날 류현진과 데 라 크루스의 세 차례 승부를 조명했다.
‘스윙콤플레토’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신인인 데 라 크루스는 신시내티로부터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라는 호출을 받은 뒤 메이저리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21세의 데 라 크루스는 야구 경기의 방식에서 가장 기쁨을 주는 선수 중 하나다’면서도 ‘5회 한국인 류현진은 데 라 크루스를 삼킬 만한 완벽한 커브를 선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구속이 67마일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미니카인을 선 채로 차갑게 만들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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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중계진과 언론도 류현진의 투구 패턴이 신시내티 타자들을 효율적으로 공략했음을 인정했다. 토론토 주관 방송사인 ‘스포츠넷’의 베테랑 해설자 벅 마르티네스는 “아주 많은 구종을 던질 수 있는 투수의 66마일짜리 커브와 88마일짜리 패스트볼을 구분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면서 “아름다운 조합”이라고 극찬했다. '신시내티 인콰이어러' 또한 "류현진은 신시내티 타자들의 방망이에 흙을 묻히는 시속 70마일 이하의 커브를 던졌다"면서 완패를 깔끔하게 인정했다. 류현진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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