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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경이롭다” 류현진 재계약 여론 슬금슬금… 연간 1000만 달러 기본으로 깔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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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토론토는 최근 3년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강의 선발 로테이션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야수 쪽에서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솃을 필두로 한 젊은 유망주들이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이에 항상 문제였던 선발진을 보강해 보조를 맞추고자 했다. 목표는 지구 우승이었다.

팀에 부재했던 에이스감을 찾아 나선 토론토는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과 4년 8000만 달러(약 1071억 원)에 계약해 목마름을 해결했다. 실제 류현진은 2020년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했다. 류현진으로 ‘에이스의 맛’을 실감한 토론토는 더 적극적으로 로테이션을 보강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많은 돈을 쓰며 이제는 정상급 선발진을 구축했다.

토론토는 2021년 호세 베리오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7년 1억31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했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는 케빈 가우스먼(5년 1억1000만 달러), 기쿠치 유세이(3년 3600만 달러)를 동시에 영입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크리스 배싯(3년 6300만 달러)까지 추가해 로테이션을 완성했다. 자체적으로 육성한 알렉 마노아,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까지 포함해 최근에는 한시적으로 6인 로테이션을 돌리기도 했다.

그런 토론토 선발진은 시즌 초반 부침을 이겨내고 최근에는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으로 거듭났다. 류현진의 복귀가 그 중심에 있다. 지난해 6월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전력에서 이탈했던 류현진은 각고의 노력 끝에 재활 기간을 당기며 복귀에 성공했다. 아직 패스트볼 구속이 정상은 아니지만 다양한 구종과 노련함으로 무장한 류현진에게 큰 장애는 되지 않는다.

성적이 증명한다. 류현진은 첫 4경기에서 19이닝을 던지며 2승1패 평균자책점 1.89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운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피안타율은 0.214,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05에 불과하다. 아직 4경기 표본이기는 하지만 향후 성적의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는 평균 타구 속도는 86.8마일(139.7㎞)로 전성기로 기억되는 2019년(86.6마일)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성공적인 복귀를 예감하자 제구력 난조에 시달리고 있는 마노아를 트리플A로 보내 조정할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이제 많은 사람들은 올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와 4년 계약이 끝나는 류현진의 ‘미래’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경쟁력을 뚜렷하게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그를 괴롭혔던 팔꿈치 통증은 말끔하게 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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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토론토는 류현진의 계약이 끝나면 ‘아름다운 작별’을 생각했을 것이다. 현재 류현진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5명은 2024년에도 토론토와 보장 계약이 되어 있다. 메이저리그는 기본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기준으로 한다. 필요할 때 마이너리그에서 유망주 투수들을 올릴 자리도 마련해야 한다. 내년 37세가 되는 류현진이 정리 1순위처럼 보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캐나다 스포츠 네트워크이자 토론토 구단 주관 방송사인 ‘스포츠넷’의 팟캐스트 프로그램 ‘블루제이스 토크’에서도 이런 변화가 감지된다. ‘블루제이스 토크’는 21일(한국시간) 류현진이 신시내티전에서 시즌 2승째를 거둔 뒤 정규 프로그램에서 “수술 이후 류현진의 회복세는 정말 놀랍다. 토미존 수술 이후 정교함은 가장 마지막에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류현진의 첫 4경기 등판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고 뽑았다.

‘블루제이스 토크’는 신시내티 타자들이 하루 종일 류현진의 공만 쫓아다녔다면서 “그저 경이로워보였다”고 총평했다. 이어 “네 경기 표본이 비교적 작기는 하지만, 동시에 그는 너무 훌륭했다. 이것을 앞으로도 계속하길 바랄 뿐”이라며 “토론토는 선발 깊이가 부족하고 류현진은 부활했다. 오프시즌에 1년 혹은 상호 옵션 조항이 들어간 1+1년 옵션으로 그를 다시 데려오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까?”고 화두를 던졌다.

‘블루제이스 토크’는 토론토가 계약이 끝난 선수를 대개 잘 잡지 않았던 역사를 환기시키면서도 “36세의 투수를 활용할 만한 다른 팀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토론토는 그를 로테이션의 깊이 차원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노아가 돌아오면 5인 로테이션이 설정되지만, 6인이 교대로 역할을 수행한다면 마노아에게 여유를 말할 수 있다. 내년이 너무 멀기는 하지만 류현진이 토론토로 돌아온다고 해도 나는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환영 의사를 드러냈다.

다만 토론토가 류현진을 잡지 않더라도 시장의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맺은 규모의 계약은 불가능하다. 류현진은 그 사이 4살을 더 먹었고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는 노련한 4~5선발을 찾는 수요가 항상 있다. 그것이 좌완이라면 더 그렇다. 류현진은 우승 도전 팀이 아니라면 3선발도 충분히 가능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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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의 수술 경력 있는 투수가 시장에서 푸대접 받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부상 이후 경력이 내리막이었던 노아 신더가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1300만 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했다. 역시 부상 경력이 많았고 좌완이라는 점에서 류현진과 조금 더 비슷한 구석이 있는 앤드루 히니는 텍사스와 1+1년 총액 2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히니는 지난해 다저스에서 16경기(선발 14경기)에 나가 72⅔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한 투수였다.

두 선수는 류현진보다 어리지만, 전체적인 경력은 류현진이 두 선수를 월등하게 능가한다. 적어도 류현진을 찾는 팀이 적지 않을 것이며, 현재 시세가 연간 1000만 달러(약 134억 원) 이상에 형성될 것이고, 계약 기간 정도가 관건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류현진보다 나이가 7살이나 더 많은 리치 힐도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800만 달러 계약을 했다. 건강을 과시한 류현진이 이보다 좋지 않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 생각하기가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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