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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는 류현진의 오랜 별명이었다. 2006년 KBO리그 신인 시즌 신인상과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휩쓸며 리그를 평정했을 때부터 ‘괴물’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에도 이 별명이 이어져 자연히 ‘코리안 몬스터’로 바뀌었다. 실제 지금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류현진 페이지에 가면 별명이 ‘monster’라고 소개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류현진의 뛰어난 활약에 기반한 별명이다.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네 차례나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면서 통산 77승을 수확했다. 2019년에는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면서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에 올랐다. 토론토로 이적한 2020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2년 연속 ‘TOP 3’ 진입이라는 대단한 업적을 세웠다.
한편으로 ‘괴물’이라는 별명은 온갖 부상을 이겨내고 정상의 자리를 지킨 류현진의 야구 인생에도 어울리는 단어다. 류현진은 2015년 시즌 초 어깨 수술을 받았다. 어깨 수술은 팔꿈치와 달리 선수 인생을 끝내는 ‘경력 종료’ 수술로 유명하다. 실제 100명의 선수가 어깨 수술을 받으면, 궁극적으로 제 기량을 찾는 경우가 10명도 채 안 된다는 통계가 있다.
그런데 류현진은 이 수술을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했다. 2019년, 2020년 업적 모두가 어깨 수술 이후에 나온 것이다. 2022년 6월 생애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기도 했으나 이 역시 이겨내는 양상이다. 수술 복귀 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 그냥 건강하게 던지는 것만 과시해도 성공인데, 투구 수준이 아주 뛰어나다. 토론토는 함박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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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록 이상의 더 대단한 업적이다. 보통 팔꿈치 수술을 받은 선수들은 “수술 후 2년은 내 팔이 아닌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수술을 받은 뒤 오랜 기간 해당 부위를 100%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안 쓰던 부위를 재가동해 다시 원래 감각을 찾는 데는 시간이 당연히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예전의 감각 그대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도 류현진은 첫 4경기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괴물’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이런 류현진의 성적은 리그 전체를 봐도 굉장히 뛰어난 수준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 8월 4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선수 중 평균자책점 1위는 조던 몽고메리(텍사스)로 1.73이다. 그 다음이 류현진, 3위가 카일 브래디시(볼티모어1.90)다. 물론 표본이 작기는 하지만, 류현진의 성과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상징한다.
‘스포츠넷’이 조명한 건 최근 세 차례 선발 등판이었다. 류현진은 감각도 완벽하지 않고, 복귀전이라 스스로도 긴장하고 어색했을 법한 첫 경기(볼티모어전)에서 5이닝 4실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세 경기에서 단 하나의 자책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실점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수비 실책에서 비롯된 것이라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스포츠넷’은 류현진이 최근 세 경기에서 14이닝을 던지는 동안 평균자책점이 0이며 WHIP는 0.71, 피안타율은 0.122에 불과하다는 그래픽을 자체 제작해 게시했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다.
사실 류현진의 복귀 후 피칭은 굉장히 이색적인 부분이 있다. ‘스포츠넷’의 베테랑 해설가 벅 마르티네스는 “보통 토미존 수술을 받고 돌아온 선수는 구속부터 먼저 회복된다. 감각은 맨 마지막에 온다”면서 “그런데 류현진은 커맨드와 제구부터 먼저 돌아왔다”고 특이한 케이스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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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닝 소화력이 돌아오지 않은 것이 있지만, 이는 수술 직후 등판이기 때문에 팀도 보수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실제 존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을 무리시키지는 않고 있다. 팀이 넉넉하게 앞서 있으면 투구 수에 여유가 있어도 승리투수 요건인 5이닝만 채우는 경우가 두 차례 있었다. 게다가 구속은 류현진 스스로도 “앞으로 조금 더 올라올 것”이라고 자신하는 중이다. ‘몬스터’의 전성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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