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통산 도루 허용 8개였던 류현진, 이날만 3개 내줘
짧아진 베이스 간 거리… 숙제가 된 주자 견제
토론토 류현진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투수 류현진(36)은 도루 억제력이 뛰어난 투수다.
1루를 보면서 던지는 왼손 투수인 데다 투구폼이 간결하고 투구 버릇이 없어서 상대 팀 주자들이 도루 타이밍을 잡기가 매우 까다롭다.
관련 기록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그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2013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도루를 단 8개만 내줬다.
182⅔이닝을 책임졌던 2019시즌엔 단 1개의 도루만 허용했고, 169이닝을 던진 2021년에도 도루를 단 1개만 내줬다.
상대 팀들은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선 도루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도루 시도를 한 건 단 15회뿐이었으며, 이 중 7차례가 잡혔다.
빅리그 최고의 도루 억제 능력을 갖춘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방문 경기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MLB 데뷔 처음으로 한 경기 3도루를 내줬다.
한 시즌 최다 도루 허용이 2개뿐인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만 3개의 도루를 내준 건 처음이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1루에서 1루 주자 닉 앨런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고, 1-2로 뒤진 5회말 선두 타자 에스테우리 루이스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곧바로 2루 베이스를 내줬다.
끝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2사 2루 라이언 노다의 타석 때 포수로부터 공을 받는 과정에서 루이스에게 기습 3루 도루를 다시 허용했다.
류현진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도루하는 루이스 |
'도루 잡기 달인' 류현진이 생소한 모습을 보인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MLB 도루 환경은 지난해와 달라졌다.
MLB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기 위해 주자에게 유리한 규정을 다수 만들었다.
베이스 크기를 키워 베이스 간 거리를 짧게 만들었고, 투수가 견제 등을 위해 투수판에서 발을 떼는 행위를 타석 당 최대 2회로 제한했다.
생소한 포수와 합을 맞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을 보인다.
류현진은 그동안 주전 포수 대니 잰슨과 호흡했으나, 잰슨이 최근 손가락 골절상으로 빠지면서 백업 포수 타일러 하이네만과 경기를 치렀다.
하이데만은 불안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4회말 2사 1루 카를로스 페레스 타석 때는 원바운드된 커브를 뒤로 빠뜨리기도 했다. 공식 기록은 투수 폭투로 남았으나 하이데만의 블로킹 능력이 아쉬웠다.
류현진은 폭투 직후 역전 투런포를 내주기도 했다.
오클랜드 '대도' 루이스의 주루 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도 '한 경기 3개 도루'가 나온 배경이다.
이날 류현진에게 도루 2개를 뺏은 루이스는 올 시즌 58개의 도루를 성공해 아메리칸리그(AL)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AL에서 도루 40개 이상을 쌓은 선수는 루이스가 유일하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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