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괴물’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이번에도 5이닝을 확실하게 책임졌다.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2023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볼넷 2실점(2자책) 호투를 펼쳤다. 다만, 시즌 4승 사냥엔 실패했다. 토론토가 2-5로 패하면서 오히려 시즌 2패(3승)째를 떠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48에서 2.65로 소폭 올랐다.

새로운 전성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 류현진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6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48을 마크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시카고 컵스에서부터 신시내티 레즈,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연달아 잡아내며 개인 3연승 행진을 내달리기도 했다. 아쉽게도 아직 6이닝을 소화한 기억은 없다. 1년 넘게 재활에 매달렸던 만큼 관리 차원의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경기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 치러졌다. 그간 찰떡 호흡을 자랑했던 주전 포수 대니 잰슨이 자리를 비웠다. 손가락 부상으로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 타일러 하이네만과 새로운 배터리를 형성했다. 심지어 올 시즌 처음 4일 휴식 후 등판했다. 복귀 후 한동안 철저하게 5일 휴식을 지킨 바 있다. 준비하는 과정을 좀 더 압축할 필요가 있을 터. 상대가 아메리칸리그(AL) 최약체 팀인 오클랜드라 해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었던 배경이다.

류현진답게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이날 총 투구 수는 77개. 컷패스트볼이 23개로 가장 많았다. 직구(21개), 체인지업(18개), 커브(11개), 싱킹패스트볼(4개) 등을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0.7마일(약 146.0㎞)이었다. 신무기인 커브의 구속을 62.5마일(약 100.6㎞)까지 낮춰 직구 체감 속도를 높였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순항했지만 4회 홈런을 허용했다. 2사 2루서 카를로스 페레스에게 던진 직구를 통타당했다. 3개의 도루도 옥에 티였다.

패전투수가 됐지만 류현진을 향한 믿음은 변함없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4일 휴 등판이었기 때문에 이닝을 짧게 가려 했다”면서 “류현진은 오늘도 좋은 투구를 펼쳤다. 공 한 개가 나빴을 뿐”이라고 평했다. 류현진 본인도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홈런을 맞은 공도 내가 원하는 곳에 던졌다가 맞은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류현진의 옛 동료였던 오클랜드 타자 케빈 스미스는 “류현진이 (MLB서) 오랫동안 투구를 할 수 있는 건 이유가 있다”면서 “좋은 공을 던지고 타자를 잡아낼 줄 안다. 커맨드가 잘 되는 날은 상대가 힘든 하루”라고 전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