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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이날 피칭이 압도적인 건 아니었다. 4⅔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았고, 장타도 2개 끼어 있었다. 또한 볼넷도 2개를 허용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에서 극찬을 마다하지 않은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버텼다. 특히 2회와 3회 맞이한 2,3루 위기에서 단 1실점도 하지 않은 건 하이라이트였다.
류현진 자신의 능력이 우선적으로 빛났다. 다양한 구종을 정교한 코스에 던지며 많은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다. 주자가 있을 때 외야 뜬공이 제법 있었지만 대다수 안타 확률이 크게 떨어지는 높이 뜬공이었다. 비거리도 길지 않았다.
여기에 수비수들의 도움, 그리고 5회 자신을 구원한 가르시아의 도움까지 받으며 무실점 경기를 했다. 고전에도 불구하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93에서 2.62로 내려갔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위기 속에서도 실점하지 않고 버틴 덕에 초반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고, 2-2로 팽팽하게 경기가 이어진 가운데 채프먼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직전 텍사스와 홈 4연전에서 모두 지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폭락했던 토론토지만, 보스턴 3연전을 싹쓸이하며 가능성을 되살렸다. 공교롭게도 토론토가 연승을 하는 사이 와일드카드 레이스 경쟁자들이었던 텍사스와 시애틀이 연패에 빠져 순위표가 다시 뒤집혔다.
류현진이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으나 나름대로 큰 임무를 잘 수행했던 것이다. 그런데 캐나다 스포츠 네트워크이자 토론토 주관 방송사인 ‘스포츠넷’의 베테랑 해설가 벅 마르티네스는 이날 경기 중 하나의 재미있는 사연을 소개했다. 바로 원정팀 보스턴의 특별한 타격 훈련이었다. 보스턴 선수단이 일반적으로는 잘 보기 힘든 특별한 장비를 통해 타격 훈련을 하고 있었던 것이 마르티네스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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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이 노리는 건 명확했다. 17일과 18일 토론토 선발은 우완 크리스 배싯과 좌완 류현진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두 선수 모두 커브, 그것도 느린 커브를 던진다. 배싯은 올해 전체 구종 구사 비율에서 커브가 12.4%다. 평균 구속은 시속 70.6마일(113.6㎞
)로 느린 편이다. 류현진은 한술을 더 뜬다. 올해 커브 구사 비율은 17.6%, 평균 구속은 68.7마일(110.6㎞)이다. 리그에서 류현진보다 느린 커브를 던지는 선수는 없다.
즉, 두 선수의 커브에 대비해 슬로우 커브 피칭 머신까지 가져다놓고 훈련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효과는 있었을까. 나름 있다는 게 마르티네스의 분석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커브 피안타율은 0.219에 불과했고, 특히 2S 이후 커브 피안타율은 0.100까지 떨어졌다. 팔꿈치 수술 후 체인지업과 커터의 감각이 확실히 돌아오지 않은 류현진에게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는 생명줄이었다. 그런데 보스턴 타자들은 이날 이를 제법 잘 노렸다. 당장 2회 무사 1루에서 듀발이 커브를 아주 정확한 타이밍에 잡아 당겨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3회에도 맥과이어 또한 커브를 하드히트 안타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마르티네스는 듀발에 대해 “커브볼을 받아 쳐 좌익선상 안에 떨어뜨렸다”고 했고, 맥과이어에 대해서는 “아주 좋은 (방망이) 스팟에 맞혔다”고 했다. 마르티네스는 “맥과이어가 또 다른 커브 상대 하드히트를 만들어냈다. 듀발도 커브를 쳤고, 맥과이어도 그랬는데 스토리도 (커브를 쳐) 강한 타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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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과 보스턴의 ‘커브 대전’은 결과적으로 류현진의 약우위, 혹은 무승부로 끝났다. 이런 에피소드는 이제 다른 팀들도 류현진의 커브를 경계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충분하다. 그만큼 류현진의 커브가 올해 맹위를 떨치고 있다. 포심 구속은 회복되지 않았으나 70마일대의 체인지업, 그리고 60마일대까지 속도를 떨어뜨린 커브를 잘 섞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나이를 먹는 줄 알았던 류현진이 오히려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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