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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포항, 권동환 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2차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J조 1위로 올라섰다.
포항은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우한 싼전과의 2023/24시즌 ACL 조별리그 J조 2차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전반 12분 신광훈의 동점골과 후반 9분과 추가시간에 터진 제카의 멀티골에 힘입어 3-1 완승을 거뒀다.
올해 ACL의 가장 큰 변화는 가을에 시작해서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는 추춘제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또한 외국인 선수 쿼터가 기존 3+1에서 5+1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중립지역에서 조별리그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다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르게 된다.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해 ACL 진출권을 얻은 포항은 우한 싼전(중국), 하노이(베트남),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 우라와 레즈(일본)와 함께 J조에 편성됐다.
현재 K리그1에서 선두 울산현대와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포항은 지난달 20일 조별리그 1차전 하노이 원정에서 2골을 실점하긴 했지만 4골을 터트리면서 4-2 압승을 거둬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반면에 우한은 홈에서 우라와한테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허용하며 2-2 무승부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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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팀 포항은 이날 4-2-3-1을 내세웠다. 황인재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박승욱, 그랜트, 하창래, 신광훈이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오베르단과 김준호가 지켰고, 2선엔 홍윤상, 김종우, 김인성이 출전. 최전방 원톱 자리에서 제카가 우한 골문을 노렸다.
원정팀 우한은 3-4-3으로 맞섰다. 류뎬쭤가 골문을 지켰고, 류이밍, 렌항, 양리가 백3를 형성했다. 중원은 가오준이, 옌딩하오, 셰펑페이, 덩한원이 맡았다. 최전방 3톱 자리엔 데이비슨, 압둘 아지즈 야쿠부, 웨이스하오가 이름을 올렸다.
이날 완델손은 명단 제외를 당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20경기에 나와 2골 3도움을 기록 중인 완델손은 지난달 30일 '하나원큐 K리그1 2023' 32라운드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에서 후반 38분 볼 경합 과정에서 이청용 팔꿈치에 턱뼈를 가격 당했다. 이후 앞으로 6주에서 8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정이 내려지면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완델손 이탈에 대해 포항을 이끄는 김기동 감독 지난 3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ACL뿐만 아니라 리그에서도 경쟁하고 있고 FA컵 준결승에도 진출해 있다.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선수를 잃었다"라며 "하지만 올 시즌 많은 선수들이 팀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수들이 그 자리를 잘 메꿔주었다. 또 다른 선수가 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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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도 대한민국 수비수 박지수를 부상 문제로 선발이 아닌 벤치 명단에 포함시켰고, 2018 K리그1 득점왕이자 MVP 출신 말컹을 이번 포항 원정에 동행시키지 않았다.
전반전이 시작되고 포항은 전반 7분 멋진 삼자 패스를 좋은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왼쪽 측면에서 돌파에 성공한 홍윤상이 박스 안에 있던 제카한테 패스했고, 제카는 곧바로 원터치 패스로 쇄도하던 김종우 앞에 공을 보냈다. 김종우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아쉽게 무산됐지만 그전에 부심이 깃발을 들면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이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이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눈길을 끌었다. 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 친선 경기를 치르고 나흘 뒤인 17일 오후 8시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을 상대할 예정이다.
클린스만은 앞서 지난 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방문해 2023/24시즌 ACL 조별리그 2차전 인천 유나이티드와 카야FC 일로일로 간의 맞대결도 지켜봤다. 다만 인천과 마찬가지로 포항엔 이번 10월 A매치 명단에 포함된 선수가 없기에 클린스만이 경기장을 찾은 이유는 A대표팀 발탁 선수 점검이 아닌, 새로운 선수 발탁을 위해 찾았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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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과 관중 3818명이 보고 있는 가운데 선제골을 올린 건 원정팀 우한이었다. 전반 9분 우한 코너킥 상황에서 이어진 공격에서 뒤로 흐른 공이 박스 안에 있는 가나 공격수 야쿠부가 날린 오른발 발리 슈팅이 하필 포항 주장 하창래 무릎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슈팅 방향이 골문을 향했기에 우한의 선제골은 하창래의 자책골이 아닌 야쿠부의 득점으로 기록됐다.
기세를 탄 우한은 계속 포항을 몰아붙였다. 전반 11분 미드필더 셰펑페이가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이 슈팅이 골대를 때리면서 포항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선제골을 실점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행히 포항은 빠르게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12분 박스 인근에서 김종우의 센스 있는 뒤꿈치 패스를 받은 신광훈이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우한 골문을 흔들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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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를 가져온 포항은 공격 횟수를 늘리면서 경기 주도권을 유지했다. 전반 16분 제카가 비어있는 오른쪽 측면으로 쇄도 중인 신광훈을 발견해 패스를 넣어줬고, 선제골 주인공 신광훈이 곧바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밖으로 향하며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좋은 공격 기회에서 신광훈 슈팅이 유효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하자 벤치에 있던 김 감독은 아쉬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반 21분엔 선제골을 도운 김종우가 먼 거리에서 과감한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노렸다. 이때 김종우 프리킥은 수비벽을 넘어 골대 구석으로 정확하게 향했지만 우한 수문장 류뎬쭤가 몸을 날리며 막아냈다.
전반 31분 포항 에이스 제카가 우한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승리한 후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봤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류덴쭤가 어렵지 않게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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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0의 흐름이 계속 이어지던 중 경기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나왔다. 전반 37분 우한 미드필더 셰펑페이가 오베르단을 막는 과정에서 날린 슬라이딩 태클이 오베르단 오른발 발목을 가격해 반칙이 선언됐다.
거친 태클을 받은 오베르단은 큰 고통을 호소했고, 심판은 처음에 셰펑페이한테 경고를 줬지만 곧바로 비디오판독(VAR)이 가동됐다. 선수에게 부상을 입힐 수 있는 위험한 장면이었기에 VAR실은 레드카드 가능성을 검토했다.
심판은 VAR실과 소통을 나눈 후 직접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 셰펑페이 태클 장면을 영상으로 다시 확인했다. 영상을 유심히 보던 심판은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와 셰펑페이를 부르더니 앞서 줬던 옐로카드를 취소하고 레드카드를 꺼내들면서 다이렉트 퇴장을 명했다. 이로써 우한은 남은 시간을 10명이서 포항과 싸우게 됐다.
포항은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전반 추가시간 4분을 포함해 남은 시간 동안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도 모두 소진되면서 양 팀은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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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포항은 김인성을 빼고 이호재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줬다. 이호재는 투입된 지 8분 만에 좋은 역전골 기회를 만들었으나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다.
후반 8분 제카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정확한 크로스가 이호재 머리로 향했고, 이호재 헤더 슈팅은 골대 쪽으로 향했으나 류뎬쭤 골키퍼가 손을 쭉 뻗어 공을 위로 쳐냈다.
이호재 헤더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아 포항 팬들은 탄식을 쏟아냈지만 1분도 안 돼서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후반 9분 홍윤상이 적극적인 압박으로 공을 탈취해 중앙선 인근부터 역습을 진행했다. 한참을 뛰어가던 홍윤상은 왼쪽에서 함께 질주하던 제카 앞으로 패스를 넣었다.
완벽한 득점 찬스를 맞이한 제카는 수비수가 공을 건들기 전에 한 발 먼저 왼발 슈팅을 날리는데 성공했다. 제카의 왼발 슈팅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면서 포항의 역전골로 이어졌다. 이로써 지난 하노이와의 ACL 조별리그 1차전에서 도움 3개를 올리며 4-2 승리를 이끈 제카는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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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1분 이호재가 다시 한번 머리로 골문을 노려봤으나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번엔 하창래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우한 수비수 머리를 넘어 이호재 머리로 정확하게 향했다. 완벽한 프리 헤더 찬스를 얻은 이호재는 먼 포스트를 향해 헤더 슈팅을 날렸으나 슈팅이 골대를 외면하며 그대로 골문 위로 넘어갔다.
경기에 쐐기를 박을 수 있던 결정적인 추가골 기회가 무산되자 김 감독은 탄식하면서 아쉬워했다.
후반 27분 교체로 들어온 김승대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낮고 빠른 크로스가 골문 바로 앞에 있던 제카 쪽으로 향하면서 역전골 주인공 제카는 멀티골에 도전해 봤으나, 골키퍼가 빠르게 나와 슈팅 각도를 좁히면서 제카의 슈팅을 막아냈다.
포항의 파상공세를 견디던 우한도 후반 29분 선제골을 터트렸던 야쿠부가 오래간만에 찾아온 공격 기회에서 슈팅까지 가져가는데 성공했지만, 슈팅이 높에 뜨면서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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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31분 이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던 제카가 박스 바로 앞에서 동료에게 패스하기 보다 직접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다. 제카의 날카로운 슈팅은 골대 옆을 살짝 스치면서 포항 팬들은 탄식하게끔 만들었다. 제카도 아쉬운 나머지 유니폼으로 얼굴을 쓸었다.
후반 36분 이호재가 드디어 골맛을 보는 듯했지만 오프사이드에 발목을 잡혔다. 좋은 움직임으로 박스 안에서 패스를 받은 이호재는 직접 오른발 슈팅을 날리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전까지 좋은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던 이호재는 기쁜 나머지 곧바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세리머니까지 펼쳤지만, 부심이 깃발을 들면서 이호재 추가골은 취소됐다.
3분 뒤 이호재는 제카 헤더 패스를 받아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지만 또다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지면서 좀처럼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43분엔 제카가 골문 바로 앞에서 세컨볼을 잡아 날린 슈팅이 그대로 위로 높게 뛰면서 포항 팬들과 벤치가 원하는 추가골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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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추가시간이 3분이 주어졌고, 후반 추가시간 제카가 마침내 멀티골을 성공시키면서 쐐기골을 넣었다. 선제골 장면에선 왼발로 넣었지만 이번엔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이날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올렸다.
제카의 추가골을 끝으로 포항은 우한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되면서 포항은 우한전에서 3-1로 승리해 ACL 조별리그 2연승을 질주했다.
한편, 같은 시간에 열린 우라와와 하노이간의 ACL 조별리그 J조 2차전이 우라와의 6-0 압승으로 끝나면서 2연승 중인 포항(승점 6)이 J조 1위, 우라와가 승점 4(1승1무)로 2위에 올랐다. 포항한테 패한 우한이 승점 1(1무1패)로 3위를 차지했고, 2연패 중인 하노이가 J조 최하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SNS, 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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