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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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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무리수에 류현진 시즌 강제종료 됐다…1080억 동행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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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끝내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고 허무하게 2023시즌을 마감했다.

류현진의 2023시즌이 '강제 종료'된 것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가을야구에서 '광속 탈락'을 했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 역시 패배한 토론토는 단 2경기만 치르고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을 당하는 아픔을 맛봤다. 토론토에 가을야구 악몽을 선사한 미네소타는 이제 디비전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상대한다.

이날 토론토는 선발투수로 호세 베리오스를 내보냈다. 베리오스는 지난 2021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선수로 토론토와 7년 1억 3100만 달러(약 1766억원)라는 거액에 장기 계약을 맺으면서 '잭팟'을 터뜨렸다. 미네소타는 베리오스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친정팀. 베리오스는 미네소타에서 보낸 6년 동안 55승 43패 평균자책점 4.08을 남겼다.

지난 해 토론토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섰으나 12승 7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믿기 힘든 부진에 시달렸던 베리오스는 올해 189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 12패 평균자책점 3.65로 부활에 성공, 미네소타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도 2선발로 출격할 수 있었다.

◆ 토론토 '무리수'에 2023시즌 강제 종료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토론토의 선택은 적중한 것으로 보였다. 베리오스는 1회말 1사 후 호르헤 폴랑코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로이스 루이스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요리하면서 이닝을 마쳤고 2회말 2사 후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3루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를 헌납했지만 맷 월너를 1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처리하면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베리오스는 3회말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 아웃으로 잡으면서 절정에 달한 피칭을 보여줬다. 선두타자 라이언 제퍼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베리오스는 마이클 A. 테일러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고 에두아르드 훌리엔에게 좌전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폴랑코를 상대로 스탠딩 삼진을 잡고 기쁨의 제스처를 취했다. 폴랑코를 삼진으로 잡은 공은 몸쪽 95마일(153km) 싱커였다.

0-0으로 팽팽한 승부. 베리오스는 4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이번엔 선두타자 루이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런데 토론토는 돌연 베리오스를 교체하고 일본인 좌완투수 기쿠치 유세이를 내보내는 승부수를 띄웠다.

토론토의 승부수는 대실패로 끝났다. 기쿠치는 맥스 케플러를 2루 방면 내야 안타로 내보내면서 흔들렸고 대타로 나온 도노반 솔라노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에 코레아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은 기쿠치는 상대에 0-1 리드를 허용했고 대타로 등장한 윌리 카스트로를 유격수 병살타로 잡았으나 3루주자 케플러의 득점은 막지 못하면서 0-2 리드를 내주는 장면을 지켜만 봐야 했다.

이미 토론토의 기세는 꺾인 뒤였다. 잘 던지던 선발투수를 선두타자 볼넷 하나에 바꾼 토론토의 선택은 그야말로 패착이었다. 토론토 타선도 미네소타 선발투수 소니 그레이의 5이닝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에 막혀 1점도 뽑지 못했다.

결국 토론토는 0-2로 고개를 숙였고 그렇게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했다. 베리오스는 토론토의 승부수 때문에 패전투수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3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으면서 3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진 대가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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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곧 류현진의 2023시즌도 완전히 종료됐음을 의미했다. 토론토는 미네소타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에 류현진을 배제했다. 물론 토론토의 입장도 이해는 갔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는 3전 2승제로 치러진다. 토론토는 1차전 선발투수로 내세운 케빈 가우스먼을 비롯해 베리오스, 크리스 배싯, 기쿠치 등 1년 내내 선발로테이션을 지킨 1~4선발이 굳건했다. 팀의 5선발 역할을 했던 류현진을 굳이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에 등록할 이유가 없었던 것.

토론토는 가우스먼, 베리오스, 배싯, 기쿠치 등 선발 자원 4명을 비롯해 조던 로마노, 조던 힉스, 에릭 스완슨, 팀 메이자, 이미 가르시아, 채드 그린, 제네시스 카브레라, 트레버 리차즈 등 구원투수 8명을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에 등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지난 4일 토론토가 류현진을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에 빠진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류현진이다. 사실 최대 3경기로 치러지는 시리즈라 예상된 일이기도 했다"라고 놀라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이야기했다. 'MLB.com'은 "류현진은 부상 등을 대비해 계속 대기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토론토가 디비전시리즈 진출에 실패하면서 끝내 '비밀병기' 류현진의 등장은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다.

◆ 현실로 다가온 류현진-토론토 4년 동행 마침표

이로써 류현진과 토론토의 '동행'은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커졌다. 류현진이 2019시즌을 마치고 토론토와 맺었던 4년 8000만 달러(약 1080억원) FA 계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이던 2019년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토론토와 잭팟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토론토는 류현진을 전격 영입하면서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다. 류현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맹활약하면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등극, 토론토가 기대한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사실 투수 친화적인 다저스타디움을 떠나 강팀들이 득실거리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로 이적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운 결정으로 보였으나 류현진은 이런 우려를 호투 행진으로 단번에 씻어냈다.

승승장구하던 류현진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다. 류현진은 2021년 개막전 선발투수로 시작했고 팀내 최다인 14승(10패)을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이 4.37로 치솟으면서 에이스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마침 로비 레이가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르고 토론토가 트레이드를 통해 베리오스를 영입하면서 류현진의 위치는 3~4선발로 조정될 수밖에 없었다. 레이는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고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여기에 부상이라는 시련까지 찾아왔다. 류현진은 지난 해 6월 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야구 인생의 기로에 섰다.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한 류현진은 수술을 받고 재활에 몰두했고 다시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오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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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 재기 신호탄, 다시 '자유의 몸'이 된 그의 선택은

수술 후 1년 여의 시간이 흘렀고 류현진은 기적을 현실로 만들었다. 류현진이 다시 돌아온 것은 바로 지난 8월이었다. 류현진은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 5이닝 9피안타 4실점을 남기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자체 만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

류현진의 노련미는 마운드에서 빛을 발했다. 8월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4이닝 동안 안타 1개도 맞지 않고 무실점으로 호투한 류현진은 상대 타자의 타구에 무릎을 맞는 아찔한 순간이 찾아왔지만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아 차질 없이 다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8월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복귀 첫 승을 따냈다. 5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맞았고 2실점을 했지만 모두 비자책이었다. 팀도 11-4로 대승을 하면서 류현진의 복귀 첫 승을 축하했다.

류현진은 다시 승승장구했다. 8월 21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수확하며 4피안타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한 류현진은 시즌 2승째를 따냈고 8월 27일 클리블랜드를 다시 만나 5이닝 4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무난한 투구를 하면서 시즌 3승째를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류현진의 호투는 계속됐다. 단지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었다. 류현진은 9월 2일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 구장이자 '투수들의 무덤'으로 통하는 쿠어스필드에서 5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고 건재함을 과시했다. 9월 7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도 5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돌아온 것은 승리가 아닌 패전이었다. 복귀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던 9월 13일 텍사스 레인저스전도 마찬가지. 류현진은 6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음에도 시즌 3패째를 당해야 했다.

이후 3경기에서 5이닝을 채운 경기가 없었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9월 18일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4⅔이닝 6피안타 무실점을 남기며 아깝게 5이닝을 채우지 못한 류현진은 9월 2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4⅓이닝 동안 홈런 3개를 맞는 등 7피안타 5실점으로 고전했고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1일 탬파베이와의 경기 역시 3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조기 강판을 당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사실 이 경기는 토론토가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매직넘버 1을 남겨둔 상태라 일찍부터 투수 교체를 단행하는 승부수를 띄운 경기이기도 했다.

결국 10월 1일 탬파베이전은 류현진의 2023시즌 마지막 경기로 남았다. 그리고 이 경기는 토론토에서의 마지막 등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 다시 '자유의 몸'이 되는 류현진의 입장에서는 선발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는 기회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올해 토론토에서 5선발로 활약했으나 내년에도 류현진이 토론토 선발투수진의 일원이 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올해 지독한 부진에 시달렸던 알렉 마노아가 지난 해의 모습을 되찾으면 다시 선발로테이션에 포함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 이미 가우스먼, 베리오스, 배싯, 기쿠치로 강력한 선발투수진을 구축한 상태에서 마노아까지 재합류를 한다면 류현진이 뚫고 들어갈 공간은 아예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사실상 류현진과 토론토의 재결합은 확률이 극히 낮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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