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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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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휴식 감수해도, 득점 지원 못 받아도… ‘쓱토버’ 기운은 김광현 투지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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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쉽지 않을 텐데 본인은 괜찮다고 하니 그런 것들이 고맙죠”

SSG가 한창 경기력 저하의 위기에 빠져 있던 지난 9월 23일. 김원형 SSG 감독은 향후 선발 로테이션 순번을 설명하면서 김광현(35SSG)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의 전체적인 경기력 저하에 선발 투수 문제로 고민 중이던 SSG는 잔여 경기 일정이 시작된 9월 중순부터 사실상의 4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승부를 걸었다. 가장 좋은 투수들의 휴식일을 최소화하며 하루씩 당겨쓰게 된 것이다.

팀의 에이스인 김광현도 예외는 아니었다. ‘화요일-일요일’ 등판 일정이 아니라면 보통 닷새의 휴식을 취하고 등판했던 김광현은 9월 12일 kt전에 나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패전을 안았다. 이후 나흘을 쉬고 9월 17일 LG전(5이닝 2자책점)에 등판했고, 또 나흘을 쉬고 9월 22일 롯데전(7이닝 3실점)에 나갔다.

이런 일정을 소화하는 게 처음은 아니겠지만, 김광현도 이제는 30대 중반의 선수다. 두 번 연속 나흘 휴식 후 등판 자체가 체력 부담이 크다. 김 감독이 그 다음 김광현의 등판 일정을 놓고 고민하기 시작한 이유다. 그러나 22일 경기가 끝난 뒤, 김광현은 “나흘 휴식 후 다시 들어갈 수 있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김 감독은 그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고마워했다.

선수들에 미치는 영향도 강조했다. 힘든 시기지만, 에이스가 저렇게 투지를 불태우니 다른 선수들의 심장도 울릴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김 감독은 “이제 광현이도 20대가 아니고 30대 중반이다. 그런 것을 보면 말은 안 해도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김광현이) 거기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것 같다. 다른 투수들도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느끼는 것이 있다. (팀을 위해) ‘이렇게 가야 하는 거구나’는 간접적인 메시지를 광현이가 주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결국 김광현은 또 나흘을 쉬고 9월 27일 두산전에 나갔다. 이날 6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하며 분전했다. 개인적인 승리는 없었지만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한 투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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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전만한 성적은 아니다. 김광현은 14일까지 올해 29경기에서 162⅓이닝을 던지며 8승8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 중이다. 이는 KBO리그 복귀 시즌이었던 지난해(2.13)는 물론, 자신의 KBO리그 평균(3.21)보다도 떨어지는 수치다. 구위나 압도감 측면에서 확실히 전성기만한 인상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광현도 “아직 150㎞가 나오지 않나”며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그 다음에 140㎞가 나온다는 게 문제”라고 20대의 몸과는 또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잔여경기 등판 일정을 봤을 때 10승도 어려워졌다. 그래도 평균자책점이 3점대 중반, 그리고 15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음을 고려하면 8승이라는 수치는 아쉽다. 득점 지원을 유독 못 받은 탓이다. 김광현의 올해 9이닝당 득점 지원은 안우진(키움)을 제외하면 리그에서 가장 적다. 반대로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패전을 기록한 경기는 총 5번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고, 불펜이 승리를 날린 경우도 4번이나 된다. 여러모로 운도 따르지 않은 시즌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특히 팀이 가장 어려웠을 때, 가장 험난한 일정을 자원했다. 성적도 좋았다. 김광현은 죽음의 일정이 시작된 9월 12일 이후 6경기에 선발로 나가 35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개인적으로는 승리(1승)보다 패전(2패)이 더 많았지만, 팀이 마지막까지 버틸 만한 발판을 마련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클래스는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기다.

단순히 등판 경기의 팀 성적을 놓고 보면, 김광현의 그런 헌신이 10월 8승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SSG의 ‘쓱토버’에 직결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시기는 누군가 총대를 메고 팀 동료들을 끌고 가야 할 선수가 필요했고, 김광현은 언제나 그랬듯이 그 총대를 멨다. 단순한 성적을 떠나, 인천의 마운드에서 ‘에이스’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는 여전히 김광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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