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기록 깬 양재훈과 합동 인터뷰 "다음 대회 때 다시 깰 것"
김영범 '한국신기록이다!' |
(목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고교 수영 유망주가 생애 처음으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기쁨을 마음껏 표출하려는 순간, 다음 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그 기록을 갈아치웠다. 어떤 기분일까.
강원체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수영 기대주 김영범(17)은 18일 전남 목포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4회 전남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수영 남자 고등부 접영 100m에서 짜릿한 순간을 맛봤다.
51초97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강원도청)가 지난해 세웠던 한국 기록(51초99)을 0.02초 경신한 것.
김영범이 개인 종목에서 한국 기록을 세운 건 생애 처음이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약 5분 뒤 열린 남자 일반부 접영 100m에 출전한 양재훈(강원도청)이 51초85의 신기록을 세우며 김영범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양재훈의 기록이 전광판에 뜨자 관중석에선 환호와 웅성거림이 잇따랐다.
한 관계자는 "역대 가장 짧게 유지된 한국 기록 아닌가"라고도 했다.
양재훈 '영범아 미안해' |
경기 후 만난 김영범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어 "아쉬움은 당연히 있지만, 다음 대회 때 다시 깨면 된다"라며 "형들보다 돌핀킥 실력이 부족한데 이를 잘 보완해서 좋은 결과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기쁨의 시간은 짧았지만, 한국 신기록 포상금 100만원은 그대로 받았다.
김영범은 "아직 어디에 쓸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고민한 뒤 "일단 좋은 운동화 한 켤레를 사겠다"라고 말했다.
한국기록 세운 고교생 김영범(왼쪽)과 그 기록을 5분 만에 갈아치운 양재훈 |
김영범 옆에 앉은 양재훈도 그리 기쁜 티를 내지는 못했다.
그는 "고교생이 한국 기록을 썼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라며 "실업팀에 올라오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 같다"고 격려했다.
두 선수는 인터뷰 후 사진 촬영 요청에 다정하게 어깨동무했다. 그제야 그 선수는 환하게 웃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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