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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팔꿈치 부상으로 로드FC 글로벌 토너먼트에 나서지 못한 박시원은 "내가 올해 토너먼트에 나갔다면 100% 우승이었다"고 자신했다.
박시원은 늘 당당하다. 타고난 재능, 지고는 못 사는 기질, 끊임없는 노력까지 삼박자를 갖췄다. 언변도 거침 없어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하면 늘 화제가 되곤 한다. 스타성이 확실하다.
필요한 건 경험. 중학교 2학년 때인 2016년부터 매트에서 굴러 온 박시원은 올해는 특별하게 케이지 밖에서 성장했다. 부상으로 경기는 뛰지 못했지만, 소속 팀 다이아 MMA 팀원들의 훈련을 이끌며 격투기 이해도가 더 깊어졌다고 한다.
휴식기 동안 생각이 넓어진 '힘 센 멸치' 박시원은 이제 내년 구상에 들어갔다. 로드FC에서 4경기를 뛰고 글로벌 토너먼트 우승 상금까지 차지해 여유 있게 훈련하겠다며 웃었다.
박시원은 이미 30대 중반까지 파이터 인생을 그려 놓고 있다. 그래서 UFC 진출에 급하지 않다. 자칭 '로드FC 충신'으로서 로드FC에서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월드 클래스 실력을 만들어 놓고 큰 바다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내년 로드FC 흥행을 책임질 박시원에게 △근황 △올해 로드FC 토너먼트 평가 △다이아 MMA의 현재 △파이터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박시원은 2023년 11월 7일 진행한 이 인터뷰가 먼훗날 역사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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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들었다.
박시원 : 오늘 재활 다녀왔다. 거리가 좀 있어서 저녁 8시에 갔다가 1시간 30분 받았다. 1시간 걸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교덕 : 어느 부위를 치료받고 있는가?
박시원 : 팔꿈치만 한다. 처음에 레슬링을 하다가 (박)찬수 형을 던지면서 팔을 짚었는데 찬수 형이 내 팔꿈치 위로 떨어졌다. 그때 살짝 인대가 파열됐다. 많이 다친 건 아니어서 계속 훈련했다. 나중에 (최) 하랑 형과 스파링하다가 킥을 맞고 거기서 완전히 파열이 되고 말았다.
이교덕 : 최근 훈련을 다시 시작하는 것 같다. 현재 상태는 어떤가?
박시원 : 타격 셰도우는 하고 있었고 지난주부터 그래플링 훈련을 조금씩 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그래플링 스파링을 거의 90% 강도까지 올리고 있다. 타격 스파링은 아직 안 하고 있다. 내일 스파링을 해 보려고 한다.
이교덕 : 이렇게 길게 훈련하지 못한 건 처음 아닌가?
박시원 : 토너먼트 출전이 취소되고 안 했으니까 5개월 정도는 하지 못했다. 예전에 발가락 부러졌을 때가 공백이 제일 길었는데, 그래 봐야 7~8주였다. 5개월을 통으로 쉰 건 처음이다.
이교덕 : 마음이 급해지지 않나? 조바심이 든다거나….
박시원 : 한 달 정도는 조바심이 들었다. 두 번째 달 들어서니까 약간 내려놓게 되더라. 우리 팀원들 경기에 집중하면서 훈련에 대해서 연구했다. MMA에 대한 연구 같은 거. 팀원들을 가르치기도 하다 보니까, 몸 상태는 5개월 동안 많이 떨어졌을지 몰라도 머릿속으로는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느낀다. 체력은 올려야겠지만 그래플링 스킬은 오히려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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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 최근 최하랑 경기 때문에 발리도 다녀오고 백현 경기 때문에 구미도 갔다. 팀원들의 세컨드로 주로 활동한 것 같다.
박시원 : 다이아 MMA에 프로 선수가 많지는 않다. 세미 프로 경기까지 따라다니고 있다. 다들 아직 신인이다. 당연히 다 치고 올라갈 것이다. 내가 팀원들에게 의지가 되는 것 같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이교덕 : 팀에서 나이는 제일 어리지 않나?
박시원 : 팀에서 나보다 어린 사람은 한번도 없었다.(웃음) 우리나라는 유교 사상이 깔려 있다. 그러다 보니까 조금 힘들 수 있긴 한데, 우리 팀은 괜찮다. 마인드가 다들 열려 있다. 내가 나이는 어리지만 전적도 가장 많고 운동도 가장 오래 했다. MMA에선 내가 선배다.(웃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고, 지금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교덕 : 정확히 운동을 시작한 게 언제인가?
박시원 : 2016년 12월에 체육관을 찾아갔다. 중학교 2학년 때다. 그때 기억에는 조제 알도와 리카르도 라마스의 UFC 페더급 타이틀전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MMA에 완전히 빠진 것 같다. 알도가 로킥을 엄청 찼던 경기다. 부모님 반대도 있었지만 계속 설득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교덕 : 요즘은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안 하는 것 같다.
박시원 : 이제 할 말이 별로 없다. 폭로할 건 다 했다.(웃음) 내가 라이브 했던 걸 쭉 보면 약간 비호감이다. 그래서 이미지 세탁을 위해서 잠시 중단한 것도 있다. 굳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든다. 한참 폭로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잠잠해졌달까. 이야기할 거리가 쌓이면 또 라이브를 하지 않을까 싶다.
이교덕 :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팔에 문신이 많이 생긴 것 같은데?
박시원 : 팔 안쪽을 채웠다. 늑대, 기사 등이 있다. 특별히 의미는 없다. 그냥 멋있어서 한 거다. 막 늘리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나중에 파이터 생활을 하다 보면 조금씩 더 할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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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 로드FC 글로벌 토너먼트 시작 전에 다쳐서 출전을 하지 못했다. 결승까지 지켜보고 드는 생각은?
박시원 : 결승전은 직관을 못 갔다. 발리에 (최하랑 세컨드로) 다녀오느라. 그전에 8강전, 4강전은 경기장에서 봤다. 원래 8강전 내 상대는 맥스 '더 바디' 스기모토였다. 한상권과 계속 경기했으면 맥스는 분명히 졌을 것이다. 내가 말했지 않나. 맥스는 격투기를 조금 배운 보디빌더 수준이라고. 예상대로였다. 내가 상대했다면 1라운드 안에 끝냈다.
이교덕 : 우승자 아르투르 솔로비예프는 어떤 파이터로 평가하는가?
박시원 : 국내 팬들은 KO로 이기면 높게 쳐 주는 경향이 있다. 내가 타이틀전에서 (박)승모 형을 이길 때 1라운드 KO승이어서 내 주가가 올라갔다. 지난해 여제우에게 이기긴 했는데 판정까지 갔다. 그래서인지 평가가 조금 떨어진 거 같다. 경기를 자세히 보면, 여제우의 유효타가 거의 없다. 압도적으로 많은 타격이 들어간 건 아니었어도 경기 내용 자체는 압도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라이트 팬들은 내가 고전했다고 평가하더라. 역시 팬들은 KO를 좋아하는구나 느꼈다.
솔로비예프는 스타일이 화끈하다. 토너먼트 3경기 다 KO로 이겼다. 그래서 솔로비예프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난 솔로비예프가 엄청나게 수준 높다고 보지 않는다. 윤태영과 경기한 걸 봤다. 윤태영도 나와 같이 왼손잡이고 장신이다. 나보다 신체 조건이 더 좋다. 그런데 그걸 잘 살리지 못했다. 리치를 쓰면서 경기했어야 하는데 왼손 단발만 쳤다. 내가 윤태영보다 솔로비예프와 더 잘 싸울 수 있다. 예상하자면 3라운드 판정승이다. 전략적으로 운영하면서 타격으로 압도하는 그림을 그린다. 솔로비예프가 복싱 거리에서 난타전을 잘하는 파이터 같은데, 나와 싸우면 절대 그런 상황이 안 나온다. 난 윤태영과 다르게 클린치와 레슬링, 타이밍 태클 옵션이 있다. 그리고 난 잘 안 맞는 편이다. 다 흘린다. 레슬링으로 나한테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한 대 걸리면 위험하겠지만, 윤태영처럼 크게 맞는 상황은 절대 안 나온다.
이교덕 : 내년 토너먼트 출전은 문제없는 것인가?
박시원 : 내년 토너먼트가 하반기쯤 열린다고 들은 것 같다. 우선 상반기에 경기를 한 번 하고 싶다. 토너먼트 들어가기 전에 경기를 뛰려고 한다. 그다음 하반기 토너먼트 결승전까지 해서 총 4경기를 소화하겠다. 우승까지 달리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이교덕 : 내년 토너먼트에 박시원, 솔로비예프, 난딘에르덴(김인성) 등이 나올 것 같다. 신동국도 출전 가능하고. 신동국과는 이번 발리에서 가까워지지 않았나?
※박시원은 발리 IFL 대회에 출전하는 최하랑과 동행. 신동국도 이 대회에서 경기.
박시원 : 예전에 (신)동국 형님이 날 도발한 적이 있었다.(웃음) 발리에는 외국인들밖에 없으니 한국 파이터들끼리 친해졌다. 아까도 동국 형님과 연락했는데, 토너먼트 나가면 결승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는 얘기를 했다.
이교덕 : 내년 우승을 자신하는가?
박시원 : 이 정도보다 더 위 레벨의 선수가 들어올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내가 올해 토너먼트에 나갔다면 100% 우승이었다.
이교덕 : 토너먼트 결승전이 끝나고 권아솔이 정문홍 회장에게 솔로비예프 스타일이면 자신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시원 : (권)아솔이 형님은 유튜버의 길로 들어선 것 아닌가? 형님 전성기 실력이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말한 거 아닐까. 어차피 70kg까지 못 뺀다. 그리고 솔로비예프를 이긴다고 해도, 결국 날 못 이긴다.(웃음)
이교덕 : 솔로비예프가 우승 상금 1억 원을 가져갔다. '원래 내 것인데' 이런 생각 안 하나?
박시원 : 배 아파 죽겠다.(웃음) 내년에는 상금을 올려서 할 수 있다고 하니까 기대한다. 파이트머니도 있고 우승 상금도 따로 있으니까. 내년 4경기를 치르고 우승하면, 1년에 버는 수입이 국내 파이터 중엔 많은 편이지 않겠나. 내년 토너먼트 우승 상금은 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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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 로드FC 라이트급 정상에 서 있다. 다른 단체, 특히 블랙컴뱃 챔피언 이송하(피에로)와 비교하는 팬들이 있다. 전력 차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박시원 : (이)송하 형과 친하다. 실력이 많이 좋아졌고 분위기도 타고 있다.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아니지 않을까. 솔직히 말해 오하라 주리가 나 만나면 뒤진다.(웃음) 커리어가 길고 보여 준 것도 많은 우리나라 라이트급 파이터들이 있다. 원챔피언십 옥래윤과 박대성, 이번에 라이진에서 이긴 김경표 등은 해외에서 증명한 파이터들이다. 객관적으로 커리어상 나보다 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과 붙어서 진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
이교덕 : 대한민국 라이트급 넘버원인가?
박시원 : 어떤 선수도 나와 붙으면 쉽지 않을 것이다. 높은 위치의 선수들은 내가 마냥 어리고 호리호리해 보이겠지만 막상 붙으면 쉽지 않다는 걸 느낄 것이다. 사람들 예상보다 내가 힘이 세다. 멸치들이 힘이 약한 경향이 있는데 난 좀 다르다. 붙어 보면 생각보다 세서 놀랄 수 있다. 다들 인정한다. 찬수 형도 "넌 멸치인데 힘이 세다. 약 쓴 거 아니냐?"고 농담한다.(웃음) 펀치도 강하다. 리치도 길고, 왼손잡이에 레슬링 주짓수도 섞는다. 내가 봐도 까다로운 스타일이다.
이교덕 : 그렇다면 체력은 어느 정도라고 자평하는가?
박시원 : 냉정하게 얘기해서 체력은 S급이 아니다. A~B급 정도 된다. 체력이 타고 나면 보통 파워 등이 떨어진다. 폭발력이 좋은 선수들이 체력이 약한 편이다. 단점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그걸 어떻게 보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난 체력 훈련을 해서 타고난 한계치까지 끌어내려고 노력한다. 경기 중엔 쉴 타이밍을 만든다든지 운영으로 커버한다. 클린치나 더티 복싱 같은…. 여제우와 경기에서도 더티 복싱이 잘 됐다. 정타가 많이 들어갔다. 그렇게 상대의 체력을 조금씩 갉아 먹을 수 있다.
이교덕 : 체력에 대해선 겸손하다.
박시원 : 내가 부족한 건 항상 인정한다. 내 공격 레슬링이 우리 팀 백현처럼 끈질긴 것도 아니다. 대신 길이를 살려서 나만의 태클 타이밍을 만든다든가, 그런 방식으로 보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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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 다이아 MMA는 박시원, 박찬수 중심으로 선수들끼리 서로 훈련을 도와주고 있는 시스템인가?
박시원 :맞다. 나와 박찬수가 주축이 돼서 훈련 스케줄을 짠다. 팀원들의 훈련을 봐 주고 우리도 같이 훈련한다. 내가 쉬는 동안, 선수들 훈련을 거의 다 봐 주긴 했다. 국내에서 전문적으로 코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코리안 탑팀 하동진 전찬열 대표님 말고는…. 코리안좀비 MMA도, 지금은 정찬성 선수가 은퇴했지만 이전까지는 선수 생활을 했고 팀 훈련을 짜면서 병행했다. 우리도 그런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월화수목금 매일 낮 두 타임씩 훈련한다. 체계적인 훈련으로 우리를 증명하겠다.
이교덕 : 선수별로 전략을 짜는 것은 힘들지 않나?
박시원 :개인적인 생각으로, 베테랑과 대결할 때는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국내 레벨 선수들끼리 맞붙는데 아주 깊게 전략을 짤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어느 정도 전략의 틀만 가져간다. 외국처럼 킥을 몇 번 차고 어느 타이밍에 차고, 이 정도의 아주 디테일한 전략까지는 국내에서는 크게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공략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조언해 주고, 그런 부분의 움직임을 익히기 위해 훈련하긴 한다. 하지만 디테일하게 전략을 짜고 가진 않는다.
이교덕 : 현재 다이아 MMA는 프로 선수가 몇 명인가?
박시원 : 아홉 명 정도다.
이교덕 : 많이 늘어난 것 같다.
박시원 : 처음엔 나, 박찬수, 오수환 이렇게 있었다. 다른 선수들은 거의 내가 데리고 왔다. 스턴건에서…. 황인수, 유주상, 박시원이 스턴건을 배신하고 나갔다는 얘기가 있지만, 우리를 제외하고도 그외 나온 선수들이 7~8명이 된다. 팀에 남아 있는 선수들보다 팀을 나온 선수들이 더 많다. 황인수, 유주상, 서동현을 제외하면 거의 다 우리 팀으로 왔다고 보면 된다. 최하랑, 백현 등. 스턴건을 나오고도 가끔씩 모여서 운동을 했었다. 우리 팀에 한 번씩 왔었는데, 그러다가 팀으로 들어오게 됐다.
이교덕 : 이번에 GFC(젠틀맨플라워FC) 10에서 승리한 백현이 인상적이었다. 그 선수는 엘리트 레슬러 출신인가?
박시원 : 소개를 하자면, 1999년생으로 만으로 24세다. 고등학교 때 복싱을 해서 도민체전 2위까지 했다고 하더라. 원래 복서다. 백현은 탄산 음료를 입에도 안 댄다. 술도 안 먹고 취미가 오직 운동이다. 말수도 없고 무뚝뚝한데, 가까워지면 속이 깊고 착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레슬링은 MMA 훈련을 하다가 만들어진 케이스다. 실제로 다게스탄 스타일을 좋아한다. 일부러 수염도 하빕처럼 길렀다. 하빕 스타일을 연구하고 따라 하다 보니, 희한하게 레슬러가 됐다. 집이 성남인데, 매일 체육관까지 왕복 4시간이 걸려 운동을 하고 간다. 난 파이터로서 재능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 기질, 그다음 노력이라고 생각하는데 백현은 다 갖췄다. GFC가 5분 2라운드로 진행해서 그게 아쉬웠다. 5분 5라운드면 국내 플라이급을 다 이길 것이다.
이교덕 : 타격이 전혀 없는 스타일은 아니네?
박시원 : 데뷔전을 제우스FC에서 했다. 타격전에서 상대가 많이 다쳤다. 타격 잘 하고 와일드하고. 그냥 다게스탄 그 자체다. 이르면 내년에 무조건 챔피언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 무패로 챔피언에 오를 것이다. 내가 보증하는 재능이다. 국내 플라이급 선수들이 정말 긴장해야 한다.
이교덕 : 난 레슬러인 줄 알았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까지 레슬링을 한 선수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박시원 : 다게스탄 백현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
이교덕 : 가장 처음에 운동한 곳이 일산 팀 맥스였나?
박시원 : 팀 맥스에서 시작했다. 나중에 팀 맥스가 몬스터 하우스로 바뀌었다. 그다음 내가 스턴건으로 팀을 옮겼다.
이교덕 : 오늘 이야기를 나눠 보니 팀에 대한 애정이 강한 게 느껴진다.
박시원 : 지금 팀에는 정말 애정도 많다. 팀원들 모두 다 잘됐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다 그렇진 않았다. 솔직히 그랬다. 지금은 정말 다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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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운동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다. 지금까지 파이터 인생을 돌아본다면?
박시원 : 난 격투기가 질렸던 적이 한 번도 없다. 30대 초반, 중반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 격투기의 최정점을 찍어 볼 생각이다. 운동을 7년 했는데, 이제 이 운동에 대한 생각이 열리면서 더 깊게 알아가고 있는 걸 느낀다. 7년이 진짜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스타트는 내년 토너먼트가 되지 않을까.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솔직히 져도 상관없다. 지면 다시 하면 된다. 실력만 꾸준히 좋아진다면 패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교덕 : 아마추어 때 패배 경험이 있나?
박시원 : 아마추어 9전이다. 두 번째 경기에서 한 번 졌다. 첫 경기는 로드FC 센트럴리그 중등리그였다. TKO로 이겼다. 그 뒤로는 소속이 몬스터 하우스가 돼서 TFC 아마추어 대회에 나갔고 그때 암바로 졌다. 2017년 4월 8일. 날짜도 기억한다. 그 후로는 계속 이기고 있다.
이교덕 : 그때 패배 경험이 있어서 '져도 실력만 좋아지면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박시원 : 예전에는 '절대 지면 안 된다', '무조건 무패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결국 끝까지 가면 내가 이기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30대 중반까지 마음이 꺾이지 않고 계속 실력을 쌓아서 정점에 오른다면 중간에 승패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마지막엔 가장 높은 곳에 서 있을 거니까. 큰 부상 안 당하고, 슬럼프 오는 것 조심하려고 한다. 중간중간 힐링도 생각하면서 계속 가면 괜찮을 것 같다.
이교덕 : 올해부터 격투기가 무엇인지 알아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박시원 : 우리 팀이 카우보이 MMA에서 다이아 MMA로 바뀌면서 찬수 형과 주축으로 팀을 이끌어 가고 있다고 말씀 드렸다. 그리고 마침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않고 쉬었다. 쉬면서 코치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생각이 커지고 MMA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졌다.
격투기는 원초적인 스포츠다. 더 단순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과학이 발전하니까, 우리나라 선수들도 하루 종일 과학적인 트레이닝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건 보조 수단이 돼야 한다. 우리는 MMA 선수니까 MMA를 더 많이 이해해야 한다. 이런 생각들로 채워지고 기술적으로 깊게 연구하니까 이 운동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진짜로 알아가는 느낌이다.
이교덕 : 파이터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첫 번째 운동적 재능, 두 번째 기질, 세 번째가 노력이라고 말했다. 기질이라는 건 무엇인가?
박시원 : 공격성 같은 게 있어야 한다. 일단 재능이 1번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깡'이 좋다고 해도 재능이 받쳐 주지 않으면 한계가 명확하다. UFC에서 활동하는 파이터들은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다들 대단한 재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능이 있는 선수들은 어떤 팀에 갖다 놔도 혼자 잘 깨우치고 성장한다. 작은 팀에도 꼭 잘하는 선수들이 한 명씩 나오는 이유다.
이교덕 : 기질이라고 하면은 어떤 기질이 있을까?
승부욕. 절대 안 진다는 마인드. 이런 게 있으면 훈련할 때도 자존심 때문에 악착같이 노력한다. 지는 거에 익숙해지면 안 된다. 누구한테 지든 기분이 나쁘고 자존심이 상해야 한다. 그게 중요하다.
이교덕 : 몸이 계속 커지는 느낌이다. 라이트급 감량이 어려워지지는 않을까?
박시원 : 토너먼트 준비할 때 84kg 정도 나갔는데, 운동을 쉬어서 조금 빠진 상태다. 지금은 81kg 정도 나간다. 운동을 제대로 하면 다시 근육량이 올라갈 것이다. 83~84kg 정도 유지할 계획이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감량이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남들은 한 달 전부터 감량할 때 난 2주 잡고 들어간다. 77~78kg까지는 1~2주 만에 뺀다. 막판 수분으로 6kg 줄인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계속 라이트급이었으면 좋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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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 많은 파이터들이 큰 무대를 가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해외 무대는 언제쯤 나가는 게 좋다고 계획하는가?
박시원 : 아직은 아니다. 일리아 토푸리아나 모브사르 에블로예프 같은 선수들은 UFC에 들어왔을 때 이미 상위 레벨이었다. 그 선수들은 UFC와 계약하고 고난과 역경을 거쳐 랭킹에 올라간 게 아니다. 아르만 사루키안도 그렇고, 마테우스 감롯도 그렇다. 사루키안은 로드FC에서 뛸 때부터 UFC급이었다. 나도 그런 느낌으로 진출하고 싶다. 물론 나이가 있으면 빨리 도전하고 문을 두드려야 된다. 하지만 난 아직 젊다. 굳이 서둘러 도전하지 않아도 된다. 로드FC와 재계약할 것이다. 3년 동안은 여기서 가다듬겠다. 그 후면 정말 탄탄해질 것이다. 20대 중반에 UFC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 함자트 치마예프도 UFC 오기 전부터 실력은 톱클래스였다. 난 그런 느낌으로 UFC 진출을 원한다.
이교덕 : 동료 박찬수가 뛰고 있는 블랙컴뱃에서 오퍼가 온다면?
박시원 : 오퍼는 당연히 없다. 난 로드FC의 충신이다. 뛰고 싶은 마음도 없다. 사람들이 타 단체 파이터들과 비교를 많이 하는데, 그럴 때 가끔 '그냥 가서 싸워?' 욱할 때도 있지만.(웃음)
이교덕 : 길게 파이터 인생을 봤을 때 남자들은 군대가 제일 걸리는 문제다.
박시원 : 신체 검사 4급이다. 일단은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있다. 난 짜증날 것 같은 고민들은 아예 안 한다. 그냥 잘 되겠지 하고 만다. 계획은 당연히 없다.(웃음)
이교덕 : 팬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부탁한다.
박시원 : 로드FC 토너먼트 때 빠져서 팬들 사이에서 많이 잊힌 것 같다. 굉장히 건재하게 살아 있다. 팔꿈치 상태도 좋아졌다. 쉬는 동안 감각이 죽었다는 평가도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쉬는 동안 더 많이 발전했다. 박시원 버전 2.0까지는 아니어도 1.2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내년 복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 드리겠다. 로드FC 토너먼트 우승을 하면 누구도 나에 대해 논쟁을 펼치지 않을 것이다. 솔로(비예프)인지 듀오인지 다 때려 잡고 우승하겠다. 러시아 국기 들고 설치는 거 보기 싫더라. 지금도 적지 않은 파이트머니를 받는데, 우승 상금까지 차지해서 여유롭게 훈련하겠다. 결국 10년 뒤에는 내가 최고 정점에 서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교덕 : 계속 응원하면서 한 사람의 증인으로서 지켜보겠다.
박시원 : 이 인터뷰 영상이 나중에 중요하게 쓰일 것 같다. 코너 맥그리거 다큐멘터리처럼. 훗날 다 쓸모가 있을 것이다. 세계 챔피언이 돼서 이 영상이 빛을 보게 만들겠다.
이교덕 : 하하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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