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커플 탄생…귀엽게 사랑하는 중"
이언주 문상훈 재재 이희선(왼쪽부터 차례로)이 '소년 소녀 연애하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티빙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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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소녀 연애하다'의 청춘들은 10대인 만큼 술 대신 주스를 들었다. 이들은 취중진담이라는 말 없이도 솔직했다. 재재 문상훈 등 패널들은 프로그램 속 소년, 소녀들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는 새 빠져들었다.
최근 이희선 PD, 이언주 작가와 재재 문상훈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티빙 오리지널 '소년 소녀 연애하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첫사랑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서툴러서 더 설레고 선명한 순간들을 마주한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담는다.
마라맛 연애 예능이 가득한 가운데 '소년 소녀 연애하다'의 청춘들은 순수하게 마음을 표현한다. 패널 문상훈이 "도파민 중독인 사회에서 '소년 소녀 연애하다'가 금연초 같이 느껴진다"고 말한 이유다. 연애 예능이 주는 즐거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순한 맛인 이 프로그램은 재재까지 반하게 만들었다. 재재는 "촬영하는 모습을 보며 '무조건적인 사랑이 이런 거구나' 느낄 수 있었다. 잊고 살았던 순수한 마음에 대해 되새기게끔 해주는 친구들의 모습이 많이 나왔다. 사랑을 배웠다"고 전했다. 이 PD는 "연애 예능에서는 술이 감정의 매개체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소년 소녀 연애하다'의 친구들은 우유랑 주스를 마신다. 그게 달랐던 점이다. 술 없이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더라. 마냥 어리게 봤는데 배울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10대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우려점도 있었다. 이 작가는 학교 선생님, 부모님, 또래 친구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알렸다. 학교폭력 등과 관련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리얼리티에 참여했을 때 정신적으로 버틸 수 있을지 예측하기 위해서였다. 안전장치는 이 외에도 있었다. 이 작가는 "10대라 혹시 감정에 너무 빠져서 주체를 못 할까 봐 현장에 상담 선생님을 모셨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담 선생님의 도움 없이도 출연자들은 얽힌 관계를 풀어나갔단다. "어른의 삼각관계였다면 뒷담도, 이간질도 했을 텐데 (10대 출연자들은) 대화로 풀어버리더라고요. 상담 선생님은 TV 보듯 현장을 보시다 가셨죠."
재재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 또한 배운 점들이 많았다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재시작이 두려워지고 아프기도 하다. 그런데 10대 친구들은 넘어져도 전력 질주하고 툭툭 털고 일어나는 게 인상적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문상훈은 '소년 소녀 연애하다' 속 청춘들의 모습을 '무해함'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학벌, 직업, 배경을 보는 것도 없었다.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잘 지내는 게 무해하게 느껴졌다"는 문상훈의 말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이언주 문상훈 재재 이희선(왼쪽부터 차례로)이 '소년 소녀 연애하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티빙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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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그 또래 다운 모습도 있었다. 10대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네 컷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 작가는 '소년 소녀 연애하다'의 출연자들이 네 컷 사진을 필름이 없어질 정도로 많이 찍었다고 했다. 청춘들의 성장 또한 시선을 모으는 부분이다. 이들의 성장은 일기장인 소소록에서도 드러난다. 이 작가는 "요즘 10대들이 글로 표현하는 게 능숙하진 않다"면서도 출연자들의 소소록을 통해 시간이 흐를수록 진심이 더욱 잘 표현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출연자들이) 그 시간에 성장을 한 듯하다"고 전했다.
중간에 투입되는 메기의 기준도 조금 특별했다. 대부분의 연애 예능은 어느 정도 러브라인이 진전된 상황 속에서도 판을 흔들 수 있는 매력적인 남녀를 메기로 선택하곤 한다. '소년 소녀 연애하다'에서는 혜인과 민건이 중간에 합류했다. 이 작가는 "전학생이 큰 파동을 일으키는 것보단 자연스럽게 섞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늦게 들어와도 성향상 잘 적응할 이들인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했다.
이 작가는 수민 성윤 동욱의 스타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섭외에 대한 유혹도 있었으나 물리쳤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만약 그랬다면 이도 저도 아니었을 것 같기도 해요. (인플루언서는) 우리 이웃에 있을 만한 아이들은 아니잖아요. (출연자들도) 그런 친구들은 아니지만 거기에 가까웠으면 좋겠다 싶었죠."
이언주 문상훈 재재 이희선(왼쪽부터 차례로)이 '소년 소녀 연애하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티빙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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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풋풋한 사랑, 그 모습을 지켜보는 어른들의 상반된 모습은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재재는 패널들이 "치킨이랑 맥주 좀 갖다 달라"는 말을 외치곤 했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문상훈은 "누구 코인, 누구 주식을 풀매수할지 이야기하며 '애들한테 이렇게 말해도 되나' 싶었다"고 했다. 이 PD는 "패널들에게 과몰입을 원했는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해주셨다. 첫 녹화 끝나고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소년 소녀 연애하다' 속 청춘들에게는 프로그램을 통해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이 작가는 "친구들이 캠프 끝나고 집에 가고 부모님과도 통화했다. 어떤 어머님이 한 친구의 예술 행위가 바뀌었다고 하더라. 어머니도 예술을 했던 분이다"라고 말했다. 사랑을 경험한 후의 변화였다. 그는 현실 커플의 등장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들이 너무 귀엽게 사랑하고 있다"고 귀띔해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한편 '소년 소녀 연애하다'는 지난달 5일 첫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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