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터시, 필로폰, LSD 등 취급

텔레그램 채널을 통한 마약류 유통 구조. 서울중앙지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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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을 강조한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류를 밀수하고 유통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1·2차 운반책이 서로 신원을 모르도록 관리하는 등 은밀하게 마약 조직을 운영하며 수사망을 피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김보성 부장검사)은 텔레그램 마약류 판매 채널 운영 총책 윤모(43)씨와 부총책 이모(32)씨, 운반·유통책(일명 드라퍼) A(30)씨와 B(29)씨 등 4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마약류 매수자 등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일당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텔레그램에서 마약류 판매 채널을 운영하며 엑스터시(MDMA), 합성대마 등 마약류를 수입·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수사는 인천공항세관이 올해 1월 엑스터시 526정 밀수 시도를 적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10개월의 집중 수사 끝에 일당이 수입·유통한 마약류를 추가로 밝혀내, △엑스터시 1,747정 △합성대마 283㎖ △필로폰 10.54g △LSD(환각제) 62장(흡수성 종이) 등을 압수했다. 이는 1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총책 윤씨 등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여러 명의 운반책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윤씨가 해외 판매상에게 마약류를 배송 요청하면, 1차 운반책인 A씨가 밀수된 마약류를 받아 숨긴 뒤 마약류가 있는 '좌표'를 2차 운반책 B씨에게 전달한다. 이후 B씨가 매수자에게 좌표를 전송해 거래하는 식이다. 일당은 서로의 인적사항을 모르는 점조직 형태로 구성됐다.

수사팀은 올해 1월 첫 번째로 A씨를 검거한 뒤, 그의 전자정보와 통화내역 등을 분석해 40일 만에 총책과 부총책을 특정, 검거했다. 이후 다시 총책의 휴대폰 정보 등을 분석해 B씨의 신병까지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단순 수입·판매를 넘어 '수입→유통→투약'으로 이어지는 마약류 범행의 전체 순환구조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