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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연재] 인터풋볼 'Inter뷰'

[Inter뷰] '충남아산 본체' 7년 동행 끝...박동혁 감독 "더 큰 꿈 위해 떠나, 잘 맞는 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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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충남아산은 정말 고마운 팀이다. 상대로 만나고 싶지 않고 만나면 느낌이 이상할 것 같다. 내가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모두 충남아산 때문이다."

충남아산은 21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박동혁 감독과 호 합의에 따른 계약을 해지했다. 이로써 충남아산과 박동혁 감독은 지난 7년간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랜 시간 동안 충남아산을 이끈 박동혁 감독은 충남아산과 본인의 발전 및 미래에 대해 구단과 의견을 나눴고 고심 끝에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공식발표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박동혁 감독은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해드린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을 주시며 응원해 준 팬들에게 정말 고맙고 죄송하다. 팀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계속해서 고민했고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간이라 판단했다. 끝없는 지지를 보내주셨던 도·시민분들과 아르마다 팬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끝으로 부족한 감독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제대로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 하지만 유능하고 유망한 선수들이기에 내가 떠나더라도 팀을 잘 이끌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도 충남아산의 발전을 기원하겠다"라고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박동혁 감독은 충남아산 그 자체인 감독이다. 충남아산이라는 팀이 특정 선수나 에이스가 아니라 박동혁 감독의 팀이라고 불리기도 할 정도로 충남아산 그 자체로 불렸다. 박동혁 감독은 충남아산의 전신인 아산 무궁화 창단 때부터 수석코치로 있었고 이듬해 2018년에 정식 감독이 됐다.

감독이 된 첫 해 K리그2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아산 무궁화는 군경 팀으로 이명주, 주세종 등 국가대표 자원들이 즐비해 강력하기도 했지만 젊은 감독 박동혁을 중심으로 뭉친 결과 우승을 차지했다. 군경 팀에서 시민구단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승격 조건에 충족하지 못해 K리그1으로 올라가지 못했는데 박동혁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아 K리그2 감독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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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아산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을 때 초대 사령탑으로 올랐다. 다른 구단보다 열악한 조건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내면서 성과를 보였고 2021년 8위에 이어 2022년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 타팀이 무시 못하는 팀이 됐다. 빠른 공수 전환과 엄청난 기동력, 피지컬을 앞세운 축구에 충남아산과 만나는 팀들마다 "정말 까다롭다"라고 말했다.

리더십도 대단했다. 항상 분위기를 중시했고 수직적인 문화보다는 '형님 리더십'을 발휘해 선수들과 하나가 되어 훈련하고 대화를 했다. 그 결과 충남아산에 박동혁 감독을 보고 오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김인균, 유강현, 박민서 등을 차례로 발굴해 충남아산에 이적료 수익을 안기기도 했다.

당연히 충남아산 팬들에게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성적이 좋지 못해도 충남아산 팬들은 무조건 박동혁 감독을 믿었다. 그렇기에 박동혁 감독이 떠난다는 소식은 다소 놀라운 일이었다. 충남아산 직원들도 소식을 듣고는 "감독실에, 훈련장에 박동혁 감독님이 없다는 건 상상이 안 간다. 마음이 이상하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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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혁 감독은 20일 아산으로 내려와 입장을 표명했고 마무리 훈련 중인 선수들에게도 일찍 소집해 이야기를 했다고 알려졌다. 계약기간은 1년이 남았지만 구단과 합의를 했고 21일 오후 아산시장과도 면담을 통해 모든 합의를 끝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구단의 발표가 나오면서 박동혁 감독은 충남아산을 떠나게 됐다.

'인터풋볼'과 연락이 닿은 박동혁 감독은 "작년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래도 충남아산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성과를 내고 싶었다. 창단 때부터 있던 팀이라 마음이 더 갔다. 올 시즌 우여곡절 끝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아쉬운 시즌을 보낸 것 같다고 스스로 평가를 했고 변화를 가져야 하는 필요성을 느꼈다. 7년 동안 이 팀에 있으면서 경험, 연륜이 많이 쌓였다. 감독으로 200경기 이상을 지휘했더라.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판단됐고 긴 시간 고민을 하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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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있으면서 기억 남는 순간을 묻자 "감독 첫 승을 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 그 때 찍힌 사진이 충남아산에 있는 내내 감독실 내 책상에 있었다. 역전승을 해 우승한 경기도 기억이 나고 지난 시즌 6위했을 때도 생각한다. 6위를 했던 2022년 정말 재미있게 축구를 했다. 동계훈련부터 영입, 훈련 등 모든 게 좋았다. 2018년, 2022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박동혁 감독은 선수 시절 많은 이적을 경험했는데 감독으로서 팀을 떠나는 건 처음이다. "(충남아산을) 상대로 안 만나고 싶다. 내가 이렇게 밖에서 인정을 받고 오래 감독을 할 수 있었던 건 충남아산이 믿어줘서 그랬다. 좋았던 기억이 많고 지지해주시는 팬들도 많았다. 정말 감사한 팀이다. 승부를 가려야 하는 경기에서 상대로 만나면 느낌이 정말 이상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정을 하고 아산으로 내려오는 길이 무겁고 느낌상 더 오래 걸렸다. 가기 싫은 느낌도 있었다. 이야기를 하고 나니까 첫 날엔 후련했는데 하루가 지나니 여러가지 감정이나 생각들이 들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감독으로서 기자회견에 임할 때 모든 질문에 화끈하게, 가감없이 답하던 박동혁 감독은 충남아산을 떠나는 과정을 말하면서는 머뭇거리거나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을 했다. 박동혁 감독이 충남아산을 생각하는 마음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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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박동혁 감독은 새 도전에 나선다. 아직 행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감독이 빈 K리그1 팀들부터 변화를 주려는 K리그2 팀들까지 수많은 팀들과 연결되고 있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러 루머와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박동혁 감독은 "내가 커뮤니티를 안 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는 모른다(웃음). 좋은 일이 있었으면 한다. 내가 원하는 선수와 함께, 또 지원을 받으면서 내 색깔을 잘 펼칠 수 있는 팀에 가고 싶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좋은 팀이 제안을 하면 좋겠다. 잘 맞는 팀이 나타나면 좋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동혁 감독은 적은 지원과 화려하지 않은 선수들과 함께 충남아산을 매년 잘 만들었다. 잘하는 선수들을 지킬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선수단 변화 폭이 많은 충남아산에서도 박동혁 감독은 매년 저력을 보였다. 템포 있고 빠른 축구, 활동량과 공수 전환을 강조했다. 즉 약팀의 축구가 아니라 주도하는 강팀의 축구를 한 것이다. 충남아산 경기가 더욱 매력 있었던 이유다. 1979년생으로 감독으로 생각하면 아직 젊은데 경력이 7년이나 된다. K리그1, 2 모든 팀들이 원할 만한 프로필과 전술 스타일이다. 앞으로 박동혁 감독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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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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