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PGA 투어에 데뷔한 김주형. 특유의 친화력과 외국어 실력을 앞세워 1년 만에 ‘핵인싸’로 자리잡았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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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주형(21)은 지난해 12월 골프 스타 조던 스피스(30)의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스피스는 당시 자가용 비행기로 김주형과 여행하다가 “크리스마스에 뭐 할 거냐”고 물었는데 김주형이 “부모님이 한국에 가셔서 크리스마스에 별로 할 일이 없다”고 대답하자 당장 그를 초대했다.
김주형은 또 지난 6월엔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7)와 함께 생일 파티를 했다. 두 사람은 6월 21일로 생일이 같다. 김주형이 PGA 투어에 입회하기 전부터 두 사람은 친분이 있었는데 셰플러가 김주형의 형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김주형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개막을 앞두고 스피스와 저스틴 토머스, 맥스 호마를 한국 식당에 초대해 한국식 만찬을 즐겼다.
생일이 같은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오른쪽)가 김주형과 함께 생일 파티를 했다. [사진 김주형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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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미국 무대에 데뷔한 신예 김주형이 1년 만에 PGA 투어의 ‘핵인싸(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인사이더를 뜻하는 속어)’로 자리 잡은 건 그의 둥글둥글한 외모와 성격, 그리고 친화력 덕분이다.
김주형의 인맥은 골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초청을 받아 축구 스타 손흥민과도 친분을 쌓았다. 김주형은 또 미국프로풋볼(NFL)의 최고 스타 톰 브래디는 물론 수영 스타인 마이클 펠프스와도 교류하고 있다.
세계 랭킹 11위인 김주형은 21세에 벌써 3승을 거뒀다. 김주형은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긴장되는 상황을 즐긴다. 그 순간을 원하고 그 순간을 위해 연습을 하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도 집중이 잘 되고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초청을 받은 김주형. 축구 스타 손흥민(오른쪽)과도 친분을 쌓았다. [사진 김주형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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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모두 ‘핵인싸’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김주형은 미국에서는 ‘톰 킴(Tom Kim)’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애니메이션인 ‘토마스와 친구들’의 기차를 좋아해 자신의 미국 이름을 ‘톰’으로 지었다. 미국 무대에 데뷔할 당시 그는 웨지에도 토마스 기차의 로고를 그려 넣었다.
김주형은 어릴 때부터 외국에 살아서 영어를 잘하는 편이다. 미국식 농담도 곧잘 한다. 김주형의 가족은 “언어 능력이 특출나게 뛰어난 건 아니었지만 어려서부터 활달했고 말을 잘 따라 했다”고 했다. 김주형은 “우즈보다 잘하는 게 있다면 한국어와 영어를 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김주형에게 정상급 선수들과 친한 비결을 물어봤다. 그는 “궁금한 게 너무 많다. 최고 선수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기회가 되면 물어봐야 되겠다고 생각했고, 시도 때도 없이 계속 물어본다. 그랬더니 정상급 선수들이 친절하게 답변해주더라. 대화하다가 서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느껴 좋게 봐주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지난 4월 마스터스 연습 라운드에서 타이거 우즈(왼쪽)와 동반 라운드하는 김주형.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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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김주형은 질문이 많은 편이다. 지난해 10월 CJ컵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기자석에 앉아 로리 매킬로이에게 “어린 나이에 거둔 성공은 어땠냐”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매킬로이는 “어린 나이에 성공한 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관리다. 앞으로 너를 유혹하는 수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김주형은 웨지에 ‘RADAR’라는 글자를 새기고 다녔다. 웨지 구사 능력이 뛰어난 저스틴 토머스를 따라 한 것이다. 김주형은 “몇 년 전 토머스의 웨지에 새겨진 글자를 보고 ‘나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정상급 골퍼들에게 매우 관심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토머스는 “상표권 침해로 김주형에게 청구서를 넣을 수도 있다”고 농담을 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스물한 살 프로골퍼 김주형의 당면 목표는 올림픽이다. 김주형은 “내년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 동메달도, 은메달도 좋지만, 시상대에 서서 다른 나라 국가를 들으면 짜증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금메달을 따면 한국팬들이 골프에 더 관심을 갖지 않을까. 여자부에선 박인비 선수가 금메달 땄는데 남자부에선 그런 선수가 없었다.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골프 인사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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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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