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프턴 황희찬이 28일 브렌트퍼드와의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구단 엠블럼을 잡고 흔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울버햄프턴 X(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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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의 전성시대는 계속된다. 황희찬(울버햄프턴)이 4경기 만에 침묵을 깨고 화려한 재계약 축포를 두 번이나 쐈다. 그동안 손흥민(토트넘)만이 달성했던, 세계 최고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의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역대 두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되는 성과도 올렸다.

황희찬은 28일 영국 브렌트퍼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2023~2024 EPL 1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14분과 28분 멀티골을 터뜨렸다. 4경기 만에 리그 9, 10호골을 연달아 만들었다.


이로써 황희찬은 EPL에서 손흥민에 이어 단일 시즌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두 번째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또한 리그 득점 단독 6위로 뛰어올랐다. 바로 앞에 있는 손흥민의 공동 4위 그룹과는 단 1골 차이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이 1-0으로 앞선 전반 14분 자신의 첫 골을 넣었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에 힘입어 상대 수비의 백패스 미스가 나왔고, 이를 골키퍼 바로 앞에서 가로챈 뒤 빈 골대를 향해 침착하게 차 넣었다. 브렌트퍼드가 곧바로 1골을 만회하면서 이 골은 결승골이 됐다.

이후에도 부지런히 전방을 누비며 골을 노린 황희찬은 전반 28분 기어코 멀티골을 완성했다. 중원에서 토티 고메스가 헤딩으로 길게 내준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감각적인 터치로 공을 띄워 상대 수비를 제친 뒤 오른발로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절정의 컨디션으로 해트트릭까지 노려볼 만했던 황희찬은 전반 추가시간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갑자기 허리를 부여잡더니 이내 쓰러졌고, 결국 장 리크너 벨레가르드와 교체돼 나왔다. 울버햄프턴은 갑작스러운 황희찬의 이탈에도 흔들리지 않고 후반에 골을 더 보태며 4-1 승리를 마무리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 입단 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제 실력을 좀처럼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 시즌 최상의 몸 상태로 뛰며 경기력을 한껏 끌어올린 상황이었다. 더구나 아시안컵을 앞두고 그가 대표팀 공격의 중책을 맡아줘야 했기에 긴장감이 더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황희찬 스스로 큰 부상이 아니라고 했다는 것이다. 황희찬은 경기 후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 괜찮다”며 “다시 골을 넣어 기쁘고, 무엇보다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개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 역시 “단순 허리 근육 경련이다. 많이 나아졌다. 황희찬은 빨리 쾌차할 것”이라며 안심시킨 뒤 “황희찬이 국가대표 경기에 나서기 위해 잠시 팀을 떠난다. 당연히 우리가 생각할 것도 늘었다”면서 황희찬이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동안 생길 공백을 걱정했다.

황희찬은 경기 후 EPL 홈페이지에서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맨 오브 더 매치’에 78.4%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선정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황희찬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8점을 부여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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