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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포백을 기반으로 한 포메이션과 함께 선수 기용엔 변화를 최소화했다. 성적이 부진할 때엔 '고집스럽다'는 비판이 따랐지만 자신의 축구 철학을 꺾지 않았고 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벤투 감독을 향한 평가는 '고집있는 감독'에서 '소신 있는 감독'으로 바뀌었다.
한국 대표팀과 결별하고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아랍에미레이트에서도 같았다. 벤투 감독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포백을 기반으로 한 빌드업 축구로 아랍에미레이트 대표팀을 만들었다. 아랍에미레이트는 지난해 9월 코스타리카와 경기를 4-1 대승으로 장식했으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네팔과 바레인을 차례로 4-0, 2-0으로 꺾으며 승승장구했다.
2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이란과 경기는 그래서 이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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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벤투 감독의 파격적인 변화는 이란을 상대로 통하지 않았다. 이란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아즈문(AS로마/이탈리아)과 타레미(FC포르투/포르투갈)를 필두로 한 조직적인 공격으로 벤투 감독이 펼친 밀집 수비 대형을 손쉽게 무너뜨렸다. 아즈문과 타레미가 각각 2도움 2골로 찰떡궁합 호흡을 발휘했다.
이날 이란은 아즈문과 타레미를 최전방에 두고 메디 가예디(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 알리 골리자데(레흐 포즈난/폴란드)를 좌우 측면에 배치했다.
공격 못지않게 중원 무게감도 상당했다. 투 볼란치 중 한 자리를 맡은 베테랑 사만 고도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 소속이다. 2017년 이란으로 귀화하기 전 스웨덴 국가대표로 데뷔전을 치렀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는 선수다. 파트너 사이드 에자톨라히는 키 190cm 장신 미드필더로 현재 덴마크 수페르리가 바일레 BK에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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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5명을 배치한 UAE를 상대로 경기 시작부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오른쪽 측면을 뚫고 올린 날카로운 컷백을 UAE 수비가 가까스로 걷어냈다. 전반 6분엔 프리킥 기회에서 헤딩 슈팅까지 이어갔다. 3분 뒤엔 연이어 페널티박스 안으로 투입한 스루패스를 UAE 칼리드 에이사 골키퍼가 빠른 판단력으로 잘라 냈다.
전반 17분 이란이 첫 번째 득점 기회를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올린 코너킥이 아즈문 머리에 맞고 골대 위로 살짝 벗어났다. UAE 진영 간담을 서늘하게 할 슈팅이었다.
아즈문과 타레미를 앞세운 이란의 공격은 위협적이었다. 전반 23분 페널티박스 안으로 투입한 얼리 크로스가 수비 등 뒤로 침투하는 타레미에게 연결됐다. 타레미가 발에 맞혀 골키퍼가 빈 문전으로 공을 연결했으나 아즈문이 잡기 직전 UAE 수비가 걷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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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고 UAE를 두드린 이란은 7분 뒤에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골리자데가 몸을 날려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해 UAE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VAR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후반 5분엔 아즈문의 한 방이 UAE를 위협했다. 수비기 걷어낸 공을 아즈문이 가슴 트래핑한 뒤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했다.
이란은 역습 한 방으로 점수 차이를 두 골로 벌렸다. 두 번째 골 역시 아즈문과 타레미가 만들었다. 이란 공격수 세 명과 UAE 수비수 네 명이 맞섰다. 아즈문이 수비 뒤로 내준 공을 타레미가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해 2-0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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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르 갈레노이 이란 감독은 아랍에미레이트와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분석과 통계에 따르면 우린 홍콩을 상대로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했으며 200개가 넘는 패스를 성공했다. 이번 조별리그에서 한 팀이 패스를 100회 이상 성공하지 못한 경기가 단 2경기인데, 하나가 인도 대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다른 하나가 우리 대 홍콩 경기"라며 "우리 팀 모두가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선 스스로 최고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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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약진은 이란이 한국의 우승 라이벌이며 토너먼트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란은 B조 3위 시리아와 16강전이 확정됐는데, 8강에 오른다면 E조 1위 팀과 D조 2위 팀의 16강전 승리 팀이 상대다. E조에선 한국이 요르단과 1위를 다투고 있으며, D조 2위는 일본이 유력하다. 다만 한국이 E조 2위로 16강에 오른다면 4강까지 이란을 만나지 않는다.
이란은 1968년과 1972년 그리고 1976년까지 대회 3연속 우승을 달성한 팀이다. 이후 1992년 일본 대회를 제외하면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지난 대회에선 준결승전까지 올랐다. 1976년 이란 대회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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