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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아시안컵] 박항서 없이 안 되네 '전패 탈락'…탈 동남아 외쳤던 베트남, 이라크에도 2-3 역전패로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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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박항서 감독 시절 '탈 동남아시아'를 외쳤던 베트남이 3전 전패로 탈락했다.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이끈 베트남은 지난 24일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이라크에 2-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베트남은 이번 대회 3전 전패를 기록하며 쓸쓸하게 짐을 쌌다.

베트남은 이미 2경기 만에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일본과 첫 경기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했지만 2-4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2차전이 승부처였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패권을 둔 맞대결이었다. 그런데 이 경기마저 잡히면서 2연패를 기록했고 이미 16강 진출 확률은 사라졌다.

이라크를 상대로 유종의 미를 노렸다. 베트남은 5-4-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꾸엇 반 캉, 응우엔 딘 박, 응우엔 투안 안, 응우엔 타이 손, 도 훙 둥, 보 민 쯔엉, 판 뚜안 타이, 비엣 안, 응옥바오레, 팜 쑤언 마인, 필립 응우엔이 선발로 나왔다.

이에 맞서는 이라크는 조 1위를 결정한 상태였다. 이번 대회 복병이라는 평가 속에 2차전에서 일본을 잡으면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이미 2승을 챙기고 일본과의 승자승에서도 우위를 가지면서 베트남전 결과에 상관없이 1위 진출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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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의 여유를 가진 이라크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알리 알 하마디, 바샤르 레산, 지단 이크발, 몬타데르 마제드, 아흐메드 아바스, 오사마 라시드, 메르차스 도스키, 레빈 술라카, 자이드 타흐신, 알란 모히딘, 아흐메드 바실이 선발 출장했다.

이미 생존 여부가 결정된 두 팀의 대결이었던 만큼 조금 더 의욕이 있는 쪽이 베트남이었다. 그래도 전패로는 탈락하지 않겠다는 심산인 듯 이라크에 꽤 대등하게 접근했다. 조금 마음이 급한 장면도 있었다. 전반 5분 꾸엇 반 캉이 페널티킥을 유도하기 위해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의도적으로 넘어지기도 했다. 이에 주심에게 옐로 카드를 받았다.

그래도 베트남이 주도적인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전반 16분 스로인 공격을 통해 이라크의 골망을 흔들기도 했다. 보 민 쯔엉이 왼쪽에서 스로인을 던진 뒤 다시 이어받았다. 이를 문전으로 낮고 빠르게 연결했다. 문전 혼전이 펼쳐졌고 타흐신의 발 맞고 들어갔다. 베트남은 선제 득점이라고 환호했으나 오프사이드가 문제였다. 크로스에 반응한 꾸엇 반 캉의 위치가 수비보다 앞서있었고 경기에 관여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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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 수세적으로 몰리던 이라크는 전반 37분에야 첫 슈팅을 시도했다. 알레이의 패스를 받은 이크발이 터닝 슈팅을 때린 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라크가 이제 몸이 풀리는 듯하던 전반 막바지 베트남이 첫 골을 넣었다. 전반 41분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에서 응옥바오레가 문전으로 쇄도해 연결된 볼에 발을 갖다댔다. 이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퇴장이 변수였다. 전반 추가시간 이미 경고 한 장이 있던 꾸엇 반 캉이 도스키와 공중볼 경합을 하던 도중 무릎으로 상대를 찍었다. 주심은 바로 추가 경고를 줬고, 꾸엇 반 캉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1-0으로 앞섰지만 수적 열세를 안아 후반 45분에 대한 우려를 안겼다.

양팀 모두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베트남은 응우엔 반 토안을 투입했고, 이라크도 아이멘 후세닝, 알리 자심 등 기존 주전 자원을 투입했다. 이라크가 보다 공격에 힘을 주니 동점골이 빨리 터졌다. 후반 3분 이크발의 크로스를 술라카가 헤더로 골을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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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번에 1-1을 만들면서 경기가 불꽃이 튀었다. 이라크가 후반에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주도하기 시작했고, 후반 28분 역전에 성공했다. 교체로 들어온 유세프 아민이 좌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줬고 핵심 스트라이커 후세인이 문전에서 또 다시 헤더로 골을 터뜨렸다.

이라크가 더 달아날 기회를 잡았다. 후반 34분 아민이 문전에서 부잉 홍 비엣 안에게 태클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후세인이 마무리했는데 골대를 때려 아쉬움을 삼켰다. 이라크의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자 베트남이 10명으로 마지막 힘을 짜냈다.

후반 추가시간 드라마가 펼쳐졌다. 베트남은 후반에 들어간 응우엔 꽝하이가 투지를 발휘해 상대 진영에서 볼을 따냈다. 이를 문전으로 높이 연결했고 응우엔 탄 빈이 제공권 싸움을 이기며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베트남이 저력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탈락은 결정됐지만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백이 잘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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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베트남은 10분이 주어진 추가시간의 남은 시간을 버티지 못했다. 이라크도 마지막까지 맹공을 펼쳤고 끝나기 직전 다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베트남은 크게 항의했지만 명백한 페널티킥이었다. 실축했던 후세인이 다시 나섰고 두 번 실패는 없었다. 102분에 넣은 세 번째 골로 이라크가 끝내 3-2로 이겨 3승을 챙겼다.

베트남은 세 경기 내내 잘은 싸웠지만 이기는 데까지는 부족했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축 다수가 부상으로 빠졌다. 박항서 전 감독 체제에서 활약도가 좋아 국내에도 잘 알려진 당 반 럼, 퀘 응곡하이, 부이 티엔 중, 도안 반 하우, 응우엔 호앙득 등이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러면서 2000년대생이 대거 합류했다. 일본전에 나섰던 딘 박은 2004년생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선전했지만 3패 탈락에 박항서 감독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베트남은 지난해 1월 박항서 감독과 5년 동행을 마무리했다. 긴 시간 베트남 A대표팀부터 23세 이하(U-23) 대표팀까지 아울렀던 박항서 감독은 대단한 성과를 냈다. 부임 첫해 U-23 아시안컵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 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등으로 기대감을 키웠다. 이후에도 놀라운 성과를 매년 보여주면서 베트남에 큰 자신감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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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이 떠나고 2002 한일월드컵에서 일본을 맡아 16강에 진출시켰던 트루시에 감독이 후임으로 앉았다. 베트남을 한 단계 더 높이 올리겠다고 다짐했으나 10월에만 중국(0-2), 우즈베키스탄(0-2), 한국(0-6)에 했다. 3경기 동안 무득점 10실점이라는 실망스런 성적표를 냈다.

그때부터 베트남은 박항서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국과 원정 A매치에서 크게 패한 뒤에 베트남 언론 '은구오이 라오 동'은 "박항서 감독은 역습 수비 스타일로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아시아 최고의 팀과 대등하게 경쟁했다"며 "트루시에 감독은 베트남이 공을 소유하고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베트남 선수들이의 기량이 향상됐다고 봤지만 부진했고, 전술도 효율성이 낮았다"고 바라봤다.

급기야 "현재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시절에 비해 U-23 대표팀부터 A대표팀까지 전반적으로 만히 쇠퇴했다는 여론"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대표 선발이 의아한지 "트루시에 감독이 이번에 발탁한 선수들의 신장과 체력 모두 선배들에 비해 열악하다. 이들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은 물론 내년 아시안컵 본선에 출전할 자격이 아직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결국 아시안컵까지 트루시에 감독은 베트남으로 이기는 축구에 실패했다. 선전했다지만 남는 건 결과다. 특히 박항서 감독을 통해 동남아시아 패권을 장악하고 아시아 강호 반열에 올라서리라 기대감을 품었던 베트남이기에 이번 3전 전패 탈락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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