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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손가락 탈골 '일파만파'→축구협회 인정→선수 7명 '실명 찌라시' 급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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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졸전 여파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서 선수단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대회 기간 선수들 사이에서 내분이 발생했다는 외신 보도에 이어 갈등을 빚었던 구체적인 내용까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는 등 일파만파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4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의 스타 손흥민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2월 6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동료들과 언쟁을 벌이다 손가락 탈구 부상을 당했다"라고 보도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카타르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목표로 출전했다. 1960년 이후 지난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까지 번번이 아시아 정상 정복이 좌절됐던 아픔을 씻을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다.

한국의 2023 AFC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는 역대급 '황금세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캡틴 손흥민을 필두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조규성(위트밀란)까지 선수 면면만 놓고 보면 축구팬들이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한국의 2023 AFC 아시안컵 여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실망스러웠다.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 등 전력 차가 큰 팀들과 함께 E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렀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1승 2무로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수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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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3-1 승리를 거둔 뒤 요르단과 2-2, 말레시이사와 3-3으로 비겼다. 한국이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6실점을 기록한 건 처음이었다.

한국은 토너먼트에서도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승부차기 끝에 이기고 8강에서 호주에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둘 때까지만 하더라도 '결과'는 챙겼지만 운은 여기까지였다. 요르단과 재격돌한 준결승에서 0-2로 완패를 당했다. 변명의 여지 없이 실력으로 졌다. 유럽 빅리그를 호령하는 공격수들을 모두 모아 놓고도 유효슈팅 '0'으로 체면을 구겼다.

아시안컵 종료 후 후폭풍은 거셌다. 선수 기용, 전술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은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귀국 현장에 웃는 얼굴로 나타났다. 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 것은 물론 대회 결과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해 성난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4강에 진출한 상황에서 실패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4강에 진출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체류 기간은 길지 않았다. 지난 10일 거주지인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무책임한 행보에 축구팬들은 물론 유력 정치인들까지 경질 의견을 강하게 나타내면서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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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레전드 공격수 출신 클린스만 감독의 유일한 장점으로 꼽혔던 유럽파 장악도 실제는 달랐다. 선수단 분위기 관리도 엉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전을 하루 앞두고 선수들 사이에서 다툼이 발생했고 클린스만 감독은 이를 컨트롤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 대회 기간 선수들 사이에서 다툼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는 내용이다.

'더 선'의 주장에 따르면 식사를 먼저 마친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하려고 자리를 떴다. 저녁 식사 자리를 팀 단합의 시간으로 여겨온 주장 손흥민은 이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했고 다툼으로 번졌다는 게 '더 선'의 보도 내용이다.

'더 선'은 "탁구를 치려고 일찍 자리를 뜬 어린 선수 중에는 이강인도 있었다"며 "손흥민이 선수들에게 돌아와서 앉으라고 했지만 일부 선수가 무례하게 이야기했다. 순식간에 다툼이 벌어졌고 동료들이 뜯어말렸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고 설명했다.

축구대표팀 내분과 관련된 보도가 나온 직후에는 다툼이 있었던 선수들의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SNS를 통해 퍼지는 이른바 '찌라시'엔 손흥민을 비롯해 대표팀 베테랑, 어린 선수 등 7명이 특정됐는데 사실과 달라서 파문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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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선'의 보도처럼 손흥민의 지시에 후배 선수들이 무례한 태도를 보이자 일부 고참급 선수들이 흥분해 태도를 지적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손흥민은 선수들을 말리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쳐 오른쪽 중지와 검지에 흰색 테이핑을 하고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축구대표팀은 2011~2012년 해외파 우대 논란을 비롯해 선수단 내 작은 파열음이 나왔던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메이저 대회 기간 선후배가 뒤엉켜 큰 갈등을 빚었던 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결과론이지만 요르단전에서 무기력한 패배는 경기 하루 전 발생한 선수들간 다툼의 영향도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없게 됐다. 축구대표팀 내 내분을 축구협회가 공개적으로 즉각 인정한 것 역시 상당히 이례적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으로 클린스만 감독 경질론, 정몽규 축구협회장 책임론이 흐려지는 양상 아닌지 지켜보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21일과 26일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C조 3~4차전을 앞두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유임 여부 결정부터 선수들의 갈등 봉합까지 한 달 사이에 해결할 과제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사진=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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