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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3 (토)

37세 베테랑, 롯데 인간승리 오뚝이는 왜 '강정호 스쿨'을 찾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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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아직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롯데 자이언츠 정훈(37)에게 지난 비시즌은 바쁜 나날들이었다. 개인 훈련은 당연했고 정훈이 은인처럼 생각하는 이대호의 유튜브 컨텐츠에도 게스트로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월 중순에는 이대호의 금전적인 지원을 받고 한동희와 함께 미국에서 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 기간 ‘일타강사’ 강정호의 아카데미를 찾아서 구슬땀을 흘렸다.

정훈과 강정호는 2006년 현대 유니콘스 시절 입단 동기생이었다. 강정호는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지만 정훈은 당시 육성선수 신분이었다. 정훈은 현대에서 방출된 이후 현역 군복무, 초등학교 코치를 거쳐서 롯데에서 다시 기회를 받았다. 2022년에는 FA 계약(3년 18억원)까지 하는 등 역경을 이겨낸 인간승리의 표본이 됐다.

정훈의 커리어는 2014~2015년에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걷다가 2020~2021년 제대로 반등했다. 2021년 135경기 타율 2할9푼2리(486타수 142안타) 14홈런 79타점 OPS .818의 성적으로 개인 최다 홈런과 최다 타점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2022~2023년 정훈은 다시 추락했다.

옆구리 햄스트링 등 잔부상에 신음하면서 경기 출장 빈도가 줄었다. 2022년 91경기, 2023년 80경기 출장에 그쳤다. 잠시 건강했던 시기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밀렸다. 부상 빈도가 많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정훈에게 건전한 경쟁의 기회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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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기 위해 커리어의 황혼기에 모험을 택했다. 정훈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시점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이제 나도 갈림길에 서 있었다. 그래서 짧은 시간이라도 투자를 하고 싶었다”라면서 “지난해 경기를 들쑥날쑥 나가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야구장에서 털레털레 걸어 다니면서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버티면서도 회의감이 들었다”라고 되돌아봤다.

하지만 미국에서, 동기생 강정호와 함께 훈련하면서 깨달았다. 그는 “겨울에 훈련을 하다가 잘 안 될 때, 내 마음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화가 오르는 것을 보니까 ‘나도 아직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구나’라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정훈의 소망은 간단하다. “누가 경기를 뛰어도 상관 없지만 똑같은 선상에서 경쟁만 시켜줬으면 좋겠다”라는 것. 그러면서 “김태형 감독님 성향 자체가 잘하면 기회가 있는 것이니까. 결과를 내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저에게는 큰 동기부여였다. 그래서 똑같이 경쟁만 한다면 자신있었다. 이것을 목표로 지금까지 계속 버티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정호와 함께 배운 타격 메커니즘은 분명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몸에 오래 밴 습관을 단기간에 고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정훈은 “새로운 개념이고 잘 될 수 있는 개념이었다. 머리로는 이해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몸이 안 따라와줬다. 기존의 폼이 몸에 너무 배어있었다”라면서 “중간에 (강)정호도 살짝 포기를 하더라. 그래도 대신 한두 가지 정도만 유의해서 타격을 해봐라고 알려줬다. 제가 가진 것에서 더 좋아질 수 있게 조언들을 해줬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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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지금 정훈은 아프지 않은 게 가장 행복하다. 몸이 따라줘야 기술적인 변화도 따라와준다는 것. 그는 “경기를 본격적으로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지금 몸이 너무 안 아프다. 몸만 안 아프면 한 번 경쟁을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술도 몸도 괜찮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정훈에게는 경쟁을 이겨내고 주전을 차지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욕심도 있고 아직 자신도 있다. 하지만 경쟁에서 뒤처진다고 하더라도 정훈은 좌절하지 않는다. 팀이 잘하는 게 본인에게도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정훈은 1루수 자리에서 상무에서 제대한 재능 나승엽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는 “젊은 때는 경기 나가는 것에만 포커스를 뒀다. 하지만 지금은 팀 성적도 내고 싶고 내 개인 성적도 챙기고 싶다. 내가 잘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에 나가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경기에 나가서 못하는 스트레스도 벤치에 가만히 앉아있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다”라면서 “경기에 먼저 나갈 수 있게 해야하고 그게 안되면 다시 경쟁을 해서 자리를 뺏어오고 싶다. 아무도 못 따라오게끔 치고 올라가도록 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혼자만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에 나가는 게 누구든지 이기면 그만이다. 그는 “(나)승엽이가 경기에 나가서 잘하면 어차피 팀이 이기는 것이다. 그래서 승엽이에게도 계속 얘기를 해준다. 이렇게 얘기를 해주면서 서로 경쟁도 하고 팀도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면서 “승엽이가 잘하면 나도 더 긴장해야 한다. 승엽이가 안타 2개 치면 난 3개 쳐야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더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건전한 경쟁과 시너지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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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초반, 그리고 2017년 등 가을야구를 안 겪어본 게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간절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팀 승리와 가을야구를 얘기했다. 그는 “다 같이 잘했으면 좋겠다. 누구 하나 못하는 선수 없이, 다 같이 잘해서 일단 좀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 정말 많이 이기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정훈이 ‘강정호 스쿨’을 찾아서 발전을 꾀한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의 발전으로 경쟁의 시너지가 일어나고 팀도 더 잘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롯데의 전력이 절대 약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 팀 투수가 너무 좋다. (박)진형이도 왔고 곧 (이)민석이도 돌아온다. 진짜 이번에는 잘해야 할 것 같다”라면서 “타선만 뒷받침 되고 또 (김)민성이나 (오)선진이 같은 수비 잘하는 선수들도 왔다. 선수들도 더 으쌰으쌰하는 것 같다. 선수들도 자신 있는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감독님은 저희들 모아두고 목표 같은 것을 말씀하신 적은 없다. 하지만 감독님의 존재로 우리 선수들이 모두 알아서 하고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3년 안에 우승이라는 목표를 생각하고 더 알아서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간절함은 못 이긴다”라고 말하는 정훈. 과연 정훈은 올해 롯데의 대반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지난 겨울의 깨우침이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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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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