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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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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이가 운이 없었죠"…류현진 분노의 3구 삼진? 이유 있는 전력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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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유)강남이가 운이 조금 없었죠."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37)이 외야수 임종찬의 수비 실수 이후 롯데 자이언츠 포수 유강남을 바로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과 관련해 농담 섞인 답변을 남겨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류현진은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6구 6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범경기 2승째를 챙겼다. 한화는 장단 19안타를 터트린 타선의 화력에 힘입어 14-2 대승을 거두며 시범경기 4연승을 질주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중순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을 하면서 야구계를 발칵 뒤집었다. KBO 역대 최고 대우인 금액도 놀라웠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FA 계약 의사가 있는 구단이 있었는데도 포기하고 한국행을 결심한 배경이 더 큰 궁금증을 자아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더 뛸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을 때 한국에 돌아와 화려한 마무리를 하길 원했고, 마침 한화도 문동주 외에 선발진을 이끌 확실한 국내 선발투수가 필요한 상황이라 구단과 류현진 서로 뜻이 맞았다.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는 한화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야구팬들 모두에게 뜨거운 관심사였다. 류현진이 이날 사직야구장 마운드에 오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화 원정 팬뿐만 아니라 롯데 팬들까지 사직야구장을 가득 채웠다. 롯데는 이날 경기 개시 직전 "휠체어석과 휠체어보류석을 포함해 개방한 1만3766석이 모두 팔렸다"고 알렸다.

1회초 한화의 공격이 끝나고 1회말 롯데의 공격이 시작될 때였다. 류현진이 사직 마운드에 오르자 관중석에서는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원정 응원석뿐만 아니라 롯데 팬들로 가득한 1루 응원석 쪽에서도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돌아온 괴물을 반기는 마음은 구단을 가리지 않고 야구팬 모두가 같았다. 류현진은 지난 2012년 4월 7일 사직 롯데전 이후 4362일 만에 사직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경기 뒤 함성을 되새기며 "12년 전과 팬들의 응원 열기는 비슷? 똑같은 것 같다. 어제(16일)도 느꼈다. '변한 게 없구나' 생각했다"며 여전히 뜨거운 부산 야구 팬들의 응원 열기에 엄지를 들었다.

투구 내용은 전반적으로 좋았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12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 기록한 최고 구속 148㎞보다는 떨어졌지만,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44㎞를 찍으며 좋은 컨디션을 자랑했다. 직구 40개, 체인지업 16개, 커브 12개, 커터 8개를 섞어 롯데 타선을 요리했다. 76구 가운데 볼이 23개에 불과할 정도로 스트라이크존을 구석구석 찌르는 제구력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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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1회초 안치홍과 임종찬의 적시타로 류현진에게 2점 리드를 안겼다. 류현진은 1회말 이 흐름을 이어 가야 했는데, 선두타자 정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출루를 허용하자 류현진의 예리한 제구력이 다시 한번 살아났다. 노진혁에게 초구 몸쪽 볼이 선언된 가운데 2구와 3구를 바깥쪽 높은 코너 쪽에 넣어 스트라이크를 연달아 잡았다. 볼카운트 1-2로 유리하게 바꾼 류현진은 5구째 커브를 툭 던지면서 가볍게 루킹 삼진을 잡았다.

류현진은 이어진 1사 1루에서 빅터 레이예스를 만났다. 레이예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과 만났을 때 2타수 2안타로 표본은 작지만 강한 면모를 보였던 타자다. 류현진은 레이예스와 싸움에서도 볼카운트 1-2로 유리하게 끌고 갔으나 좌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아 1사 1, 2루가 됐다. 득점권에 주자가 생기자 류현진은 더 집중력 있는 투구를 이어 갔다. 전준우와 유강남을 연달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첫 이닝을 넘겼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실점했다. 3회말 2사 후 노진혁의 타구가 류현진의 글러브에 맞고 내야안타가 되면서 꼬였다. 이어 천적 레이예스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2사 1, 2루가 됐다. 류현진은 전준우에게 우익수 뜬공을 유도했고, 너무도 평범한 뜬공이라 예상한 류현진은 포구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더그아웃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 등 뒤에서는 복잡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익수 임종찬이 타구를 완전히 놓쳤는데도 콜플레이를 하지 않았고, 타구는 임종찬보다 한참 앞에서 뚝 떨어졌다. 2루수 황영묵이 급히 우익수 쪽으로 달려가면서 커버 플레이에 나섰으나 2타점 2루타로 연결됐다.

3-0으로 앞서다 뜻하지 않게 3-2까지 쫓기자 류현진은 집중력을 높여 투구를 이어 갔다. 계속된 2사 2루 위기에서 유강남을 공 3개로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롯데의 흐름을 끊었다. 유강남은 배트 한번 휘두르지 못한 채 타석에 서서 공 3개를 지켜보기만 했다.

류현진은 이와 관련해 "(수비 실수로 기분 변화는) 전혀 없었다. 투수가 집중해서 다음 타자한테 안 맞아야 된다는 생각만 있었다. 만약에 그 이후에 투수가 흔들리면 실수했던 야수가 더 위축될 것이고, 더 어려워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그런 실책 이후에 항상 조금 더 집중했다"고 밝힌 뒤 "(유)강남이가 조금 운이 없었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한화 타선은 곧바로 득점 지원에 나섰다. 4회초 4득점, 5회초 7득점하면서 14-2까지 거리를 벌렸다. 류현진은 5회까지 등판해 큰 위기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예정했던 5이닝을 채우면서 80구 안쪽으로 끊었다. 부족한 투구 수는 불펜으로 이동해 조금 더 채웠다.

류현진은 실점 이후 곧장 타선이 득점 지원을 해준 것과 관련해서는 "불안했다. 시즌 때 조금 점수를 뽑아줬으면 좋겠다. 지금 타자들이 컨디션이 너무 좋다. 연습 때도 저렇게 계속해서 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시범경기에서 치는 게 지금 타자들이 컨디션이 좋다고 보고 있다. 이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 갔으면 좋겠다"고 답하며 웃었다.

수비 도움을 받은 순간도 있었다. 류현진은 4회말 선두타자 김민성의 타구를 유격수 이도윤이 머리 위로 넘어갈 뻔한 걸 점프해 잡아내자 이도윤이 볼 때까지 글러브로 박수를 치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였고, 그런 플레이를 해 주면 투수도 편하게 이닝을 시작할 수 있다. 나는 실책해도 끝까지 (실책한 야수를) 지켜보고, 호수비를 해도 끝까지 지켜본다"고 장난스럽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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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투구 내용은 만족했다. 대전이 아닌 경기장에서 처음 ABS(자동볼판정시스템)를 경험한 것도 도움이 됐다. 류현진은 "투구 수랑 이닝을 늘린 데 만족한다. 그래도 장타를 안 맞아 괜찮았던 것 같고, 제구는 지난 경기보다 완벽하진 않았어도 괜찮았던 것 같다. ABS는 구장마다 조금씩 스트라이크존이 다른 것도 같다. 선수들이 빨리 캐치해야 할 것 같다. 오늘(17일)은 높은 쪽에 스트라이크가 많이 들어간 것 같다. 그런 것(구장별 특징)을 잘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시범경기 2경기에서는 투구 수와 이닝을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 류현진은 시범경기까지는 직구와 변화구를 거의 반반 섞어 던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보다는 직구 비중을 높였다. 시즌 준비 과정의 일환이다.

류현진은 "일단 지금은 시범경기라 (직구를 많이 던지고 있는데), 시즌 되면 또 많이 바뀔 것이다. 지금은 던지는 체력을 키우는 기간이라 그렇게 던지고 있다. 지금은 게임 플랜은 그냥 같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시즌 되면 아마 내가 던지고 싶은 대로 갈 것 같은데, 지금은 시범경기니까 같이 하고 있다"며 정규시즌 때는 또 다른 볼 배합을 기대하게 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계획대로 멋진 투구를 했다. 목표 투구수도 잘 이행됐고, 5이닝 76구를 던지는 동안 투구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시즌 개막전 준비가 착실하게 되고 있다"고 총평했다.

류현진은 이제 5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오는 23일 잠실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을 준비한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KBO 통산 98승을 기록하고 있다. LG와 개막전에서 99승, 오는 29일 대전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홈 개막전에서 100승을 거두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류현진은 "투수가 할 수 있는 임무는 퀄리티스타트를 하는 것이다. 점수가 오늘(17일)처럼 나면 좋겠다. 개막전에는 타자들이 더 쳐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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