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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피라미드 게임' 장다아 "선물 같은 데뷔작, 집착 수준으로 준비했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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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게임'은 장다아의 데뷔작이다. 장다아는 데뷔작에서 주연을 맡고, 국내 흥행을 잡고 해외에서 호평까지 얻었다. 그야말로 화려한 데뷔다. 오랫 동안 꿈꿔 온 순간이 지금이라는 장다아는 행복함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는 첫 시작을 기분 좋게 알린 만큼, 앞으로 배우로 나아갈 예정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극본 최수이/연출 박소연)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모두 섞여버린 그곳에서 점점 더 폭력에 빠져드는 학생들의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다. 장다아가 연기한 백하린은 백연그룹 회장의 손녀이자 백연여고 이사장의 딸로 2학년 5반의 공주다. 피라미드 게임 부동의 A등급을 지키고 있는 권력자다. 그러나 이면에는 피라미드 게임을 만들어 학교 폭력을 조장하고, 명자은(류다인)을 가스라이팅한다. 전학 온 성수지(김지연)이 피라미드 게임을 없애려고 하면서 그와 대립한다.

장다아가 '피라미드 게임'에 합류한 건 오디션을 통해서다. 그동안 여러 오디션을 보면서 배우로서 준비해 온 그는 '피라미드 게임'의 악역 백하린을 만나게 됐다. 1차 오디션에서는 3~4가지 캐릭터를 열어두고 진행했고, 이후 2차 오디션은 백하린 역할로 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하린으로 작품에 합류하라는 연락을 받게 된 것이다.

"선물 같은 기회였어요. 정말 기분이 좋았죠. 데뷔작에서 큰 역할을 맡게 돼 부담이 있었는데, 부담이 책임감으로 바뀌더라고요. 감독님이 그만큼 저에게 믿음을 주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연기로 답을 드리는 거였죠. 감독님께서 백하린은 비언어적인 표현이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말보다 제스처, 표정, 몸짓에서 백하린 만의 분위기가 풍겨야 됐죠. 저한테서 그 모습을 보신 것 같아요. 또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얼굴에서 반전을 보여주면 캐릭터의 매력을 더 잘 살릴 수 있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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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아는 백하린 역으로 '피라미드 게임'에 합류한 후 치열하게, 집착 수준으로 백하린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백하린은 처음 봤을 때 상냥해 보이지만, 내면은 어두운 이중적인 면모를 갖고 있는데 장다아는 이를 입체적으로 쌓으려고 했다. 원작 캐릭터의 이미지와 작품의 톤을 참고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백하린을 만들었다.

"누군가의 악역 연기를 따라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를 따라하면 보는 사람을 속일 수 없다고 판단했죠. 억지스러워 보이거나 캐릭터와 맞지 않은, 묘한 이질감이 들까봐 경계했습니다. '장다아가 백하린이라면 나쁜 면을 어떻게 표현할까?'를 가장 많이 생각했어요. 제가 일상 생활에서 백하린의 면모를 보여줄 수 없고, 진짜 제 모습이 아니니 최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어요. 작품이 끝난 지금 돌이켜 보면 백하린 덕에 제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아요."

백하린이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진 않지만, 학교 폭력을 조장하고 정신적인 고통을 가한다. 장다아는 이런 백하린을 연기하면서 심리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불편한 마음을 안고 촬영장에 들어간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교실에서 폭행이 일어나는 걸 지켜보잖아요. 물론 직접 폭행을 당하거나, 맞는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전 제가 그걸 다 만들었다는 사실이 힘들더라고요. 보고만 있어도 죄책감을 느낄 정도로 심각한 폭력이었죠. 괜히 미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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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게임'은 학교 폭력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이를 따라하기에 이르렀고, 학교 가정통신문에 '피라미드 게임을 따라하지 말아 달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했다. 주연 배우로서 이를 지켜 본 장다아의 마음은 무겁다.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학교 폭력에 경각심을 갖자는 거예요. 이런 학교 폭력이 가능하게 한 윗 세대 이야기까지 아울러서 전하는 거였죠. 그런데 아직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미숙한 학생들이 다른 쪽으로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했다니 안타까워요. 작품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는 길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죠."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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