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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박명수·장윤정도 긴장한 AI, '버추얼돌' 플레이브 이미 인기[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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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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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박명수가 부른 적도 없는 '밤양갱'이 감쪽같은 영상으로 제작됐다. 가짜뉴스가 아닌 AI로 만든 것이다. 그런가 하면 가요계에서는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가 뜨거운 인기를 얻는 중이다. 사람과 AI의 경쟁, 연예계라고 예외가 아니다.

박명수는 최근 자신이 DJ로 있는 KBS 라디오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약칭 라디오쇼)'에서 비비의 신곡 '밤양갱'을 언급했다. 단순한 '선곡'이 아닌 자신의 AI 버전이 떠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박명수가 부른 '밤양갱' 영상이 있더라. 유튜브에 있다고 해서 봤다. 나는 ('밤양갱'을) 부른 적이 없는데 그런 게 왜 있나 해서 봤다. 내가 봐도 너무 똑같더라"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그렇게 똑같을 줄 몰랐다. 우리 연예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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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영상을 본 가수 장윤정도 경악했다. 그는 자신의 버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건 좀 심각하다. 소름이 돋는다. 엄청 디테일하다. 노래까지는 AI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러면 가수가 레코딩을 왜 하냐. 내 목소리 AI로 돌려서 음원을 팔지. 돈만 주면 되는 기술 아니냐"라며 충격을 토로했다.

지문만큼 복제할 수 없는 영역이 '성문' 즉 음성이라고 했던가. 그러나 적어도 AI가 구현한 박명수의 '밤양갱'은 그에 해당하지 않는 듯했다. 박명수 본인은 물론 베테랑 가수 장윤정도 경악할 정도의 모사력이라니, 실제 기자가 확인한 영상도 눈을 감고 제목이나 화면을 확인하지 않는 한 실제 박명수가 부른 것처럼 감쪽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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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 '밤양갱'이 이례적일 정도로, 국내에서 AI를 활용한 콘텐츠의 등장은 아직까지는 보편적으로 퍼지진 않은 형국이다. 자연히 경각심도 미미한 수준. 그러나 우리보다 한 발 앞서 미국에서는 '사람 대 AI'의 논쟁이 유독 뜨거웠다. 지난해 할리우드를 뜨겁게 달군 파업 사태 또한 'AI 도입'이 관건이었다. 시나리오 및 방송 작가들부터 배우들까지 앞다퉈 할리우드 제작 환경에 '생성형 AI' 도입을 반대했던 것이다.

AI가 단순 정보, 계산과 같은 영역을 넘어 창작까지 넘보는 것은 더 이상 과거의 일이 아니다. 글, 그림, 영상, 음악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생성형 AI가 아마추어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박명수가 부른 적 없는 '박명수 밤양갱'은 한국이 자랑하는 K콘텐츠의 중심 K팝 분야마저도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 방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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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아니지만 사람이 아닌 팝스타에 대한 시도는 이미 성공하고 있다. 바로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PLAVE)가 그 주인공. 플레이브는 한터차트에서 최근 발표한 미니 앨범 2집 'ASTERUM : 134-1' 초동 판매량으로 56만 9289장을 기록했다. 정식 음반 발매 전 이미 선주문량 50만 장을 돌파한 것이다.

심지어 플레이브의 타이틀곡 '웨이 포 러브(WAY 4 LUV)'는 MBC 음악 방송인 '쇼! 음악중심(약칭 음중)'에서 1위까지 차지했다. 물론 플레이브는 MBC 사내 벤처를 통해 만들어진 블래스트(VLAST) 소속이긴 하다. 그러나 플레이브의 '음중' 1위 당시 경쟁상대는 음원 차트를 씹어먹고 있는 비비의 '밤양갱'과 4세대 걸그룹 대표 중 한 팀인 르세라핌의 신곡 '이지(EASY)'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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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브의 인기 요인을 두고 팬덤은 '사생활 리스크 제로(0)'를 뽑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최애', '차애'들이 각종 사건, 사고에 휩쓸려 연예면이 아닌 사회면에 회자되고 팬들에게 상처를 안겼던가. 당장 19일 도둑처럼 출소한 가수 정준영만 해도 성폭행, 불법 촬영 및 유포, 강제추행 등으로 실형을 살았고 그의 절친이었던 승리는 '버닝썬 게이트'로 한 세대의 아이콘이었던 그룹 빅뱅의 과거를 얼룩지게 만들었다.

당장은 박명수, 장윤정과 같은 일부 베테랑 연예인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AI 기술의 이점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예측 불가능한 사생활 리스크를 보유한 현실 속 '사람'인 스타들과 달리 AI 콘텐츠나 버추얼 아이돌과 같은 인공지능, 가상의 결과물은 그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킨다. 'K콘텐츠'로 세계에 도전하는 우리의 연예계, 한국의 대중문화산업은 이에 대해 얼마나 의식하고 있나. 예측이 아닌 경쟁부터 해야 할 정도로 기술 발전은 이미 성큼 다가왔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KBS·블래스트 제공, 유튜브 출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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