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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가수는 노래를, 배우는 연기를 잘해야한다...돈 받는 프로니까 [장기자의 삐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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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분명하다. 돈. 어떤 행위에 대해 정당한 금전적 대가를 받는지, 아니면 순수하게 자기만족을 위해 하는지의 차이다.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가수의 노래든, 배우의 연기든 그들이 펼치는 일종의 예술 행위를 보기 위해 누군가 값을 지불했다면 거기에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해야 한다. 그게 프로로서 '돈값'을 하는 것이니.

지난 13일(현지 시각) 그룹 르세라핌(김채원, 카즈하, 허윤진, 사쿠라, 홍은채)은 미국 최대 규모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이하 코첼라)에서 약 40분 동안 무대를 꾸몄다.

화려하고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에 외신은 호평을 보냈지만, 국내외 팬들 반응은 달랐다. 가수의 기본인 노래 실력이 형편없었다는 것. 누리꾼들은 '가수냐 댄서냐', '안무를 줄여서라도 보컬에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비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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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멤버 사쿠라는 팬 소통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비판에 반박하는 듯한 글을 올려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무대에 선다는 건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건지, 관객을 즐겁게 해야 하는 것인지, 하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고 무대를 꾸며야 하는 건지"라며 "최고의 무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데뷔 후 아직 2년도 안 됐고 투어도 한 번밖에 안 해본 저희는 진심으로 즐기며 코첼라에 전력을 쏟았다"고 자평했다.

사쿠라의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다. 가수도 사람이기에 때론 실수하고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에 안 들었어도 우린 최선을 다했다'는 뉘앙스의 말은 프로 가수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다.

또한 팬들의 지적이 이어지는 건 한 차례의 실수가 아닌 기본적인 실력 부족이라는 인식 때문. 르세라핌은 앞서 국내 음악방송 앙코르 라이브 무대에서도 가창력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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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의 이번 논란을 계기로, 연예계 전반에 깔린 프로의식 부재에 대해서 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특히 K팝 아이돌 그룹의 가창력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제기되는 부분. 물론 탄탄한 실력을 갖춘 그룹도 많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그룹은 메인보컬 한두 명이 그나마 '제대로' 노래하고, 나머지는 비주얼이나 댄스를 담당한다. 뛰어난 외모와 적당한 안무 소화 능력, 최소 한 소절 정도는 부를 수 있는 노래 실력이 아이돌의 조건인 것 같다.

음악 장르 역시 상당수가 기계음 섞인 댄스곡이다. 화려한 안무로 퍼포먼스를 펼치느라, 정작 가창력에는 소홀하게 되는 구조가 자연스레 구축됐다. 그래도 팬들 사이에서는 암묵적으로 '아이돌이니까'라며 그 구조가 용인돼 왔다. 마치 아이돌은 가수와 다른 별개의 직업인 양.

그러나 아이돌 가수가 스스로 '난 가수 아닌 연예인이면 충분해'라고 생각하는 건 안 될 노릇이다. 소중한 시간과 돈을 들여 공연을 보고 노래를 듣는데 실력이 형편없고 불안하다? 서비스 부족, 제품 불량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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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프로의식의 부재가 비단 가수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연기를 하는 배우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외모로 캐스팅됐다가 말도 안 되는 연기력을 선보인 이가 한둘이 아니다.

'발연기' 이후로 활동이 끊겼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소속사의 힘이든 인맥의 힘이든 연기를 계속 이어가며 시청자를 불안에 떨게 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프로의 세계에서 실력이 없으면 경쟁에서 밀려나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연예계 생태계에도 적용되지만,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직업 특성상 외모 자체가 실력이기도 하거니와, 순수한 실력 외에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하는 요소가 꽤 다양하다.

결국 가수든 배우든,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대중문화예술인은 대중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목표이자 의무다. 누구든 노래나 연기로 먹고사는 것이 꿈이라면, 최소한 관객의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기본 실력은 갖춰 주시길. 물론 주 소비자인 팬들이 '그래도 난 상관없어'라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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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가져야 할 프로로서의 책임감을 실컷 논하다 보니, 최근 배우 김성철이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영화, 드라마에 비해) 공연장에 오는 관객들은 항상 더 많은 걸 기대하고 오세요. 그만한 시간과 돈을 더 투자했으니, 그에 합당한 감동을 달라는 느낌을 받죠. 늘 그런 책임감으로 공연해요."

어쩌면 그의 그런 책임감이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을 오가며 사랑받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사진=MHN스포츠 DB, 코첼라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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