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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장애 있어도 ‘덕질’할 수 있어요” 글로벌 K팝 시대, ‘배리어 프리’ 공연 현주소 [44회 장애인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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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블랙핑크.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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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장벽과 자유를 합성한 단어다.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이다. K콘텐츠가 국경을 넘나들며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장애인 팬들이 온전히 즐기기에 벽이 높은 게 현실이다. ‘스포츠서울’은 제 44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팬, 관객,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방법과 여전히 부족한 여건을 짚었다.

음악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도 허문다. K팝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아이돌 그룹들도 음악으로 하나 돼 다양한 팬들을 만나고 있다. 그렇다면 장애를 가진 K팝 팬들은 어떨까.

장애인의 ‘덕질’은 쉽지 않다.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장애인 팬은 대중문화 공연에서 동등한 관람권을 보장받기 어려웠다. 각 기획사와 공연장마다 휠체어석과 수어 통역 등에 대한 시설과 규정이 상이해 티켓 예매에 성공하더라도 장애인 팬들은 스스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일부 공연장에선 불청객 취급을 받기도 했다.

다행인 건 최근 대형 기획사들을 중심으로 장애인 팬들이 음악을 즐기는 장벽을 낮춘,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블랙핑크 월드 투어 본 핑크 파이널 인 서울’에서는 휠체어를 이용해 공연장까지 이동 동선을 담은 영상이 제작됐다.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트레저 콘서트에서도 트레저 멤버들이 직접 관련 안내 음성을 녹음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에 앞서 수어 안무로 화제를 모은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퍼미션 투 댄스’는 수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2022년 3월에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 에서는 청각장애인 팬 2명을 위해 수어통역사 2명이 함께 참석한 것이 알려지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 ‘4대 기획사’ 휠체어석 이동 지원, 수어통역 지원 노력 중

국내 엔터 4대 기획사들은 장애인 팬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콘서트를 즐길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전화 예매 및 별도의 상담센터를 거쳐 예매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사 배치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하이브는 지난 2016년 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을 예매한 청각 장애 팬의 요청으로 공연장 수어 통역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공연장 수어 통역 서비스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공연 장소 및 현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나, SM엔터테인먼트는 휠체어 관람객을 위한 현장 진행팀을 배정해 티켓 수령부터 공연장 입, 퇴장까지 원활한 관람을 위해 동행 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도 예매처 고객센터를 통해 유선으로 휠체어석 예매를 받고 있으며 동반인 1인도 옆좌석으로 함께 예매 가능하도록 제공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국내 엔터사 가운데 처음으로 ‘지속가능공연보고서’를 발간했다. 장애인 관객에게 이동경로를 안내하고 이동 과정을 지원하는 ‘접근성 매니저’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전문 기관과 협업을 진행했다. 시각장애인 관객을 위해서는 예매 웹페이지 하단에 시각장애인용 상세 공지를 텍스트를 기반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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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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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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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 위한 콘서트 되기 위한 과제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글로벌 스타들이 직접 ‘배리어프리’ 행보에 동참하면서 장애인 관객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해외 콘서트에선 청각장애인을 위한 동시자막 송출이나 수어·문자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관례지만 국내에서는 수어통역이나 문자통역 서비스 제공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콘서트 티켓팅 과정이 치열하다보니 시각장애인은 정보 불균형이란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전화나 별도의 상담센터로 문의해야 하는 휠체어석 역시 외국인 장애인 팬이나 언어 장애가 있는 이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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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저.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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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저.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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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콘텐츠를 제작하는 협동조합 무의 홍윤희 이사장은 “상대적으로 도입이 쉬운 자막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콘서트장 스크린에 자막이 생기면 미학적으로 방해될 수 있지만, K팝의 글로벌화에 발맞춰 모두가 똑같이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의 딸은 휠체어 이용자로 K팝 가수들의 팬이기도 하다. 홍 이사장은 “딸이 국내 공연장 휠체어석을 다 꿰고 있다”며 “공연장에 휠체어석이 있어도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이 없었는데, 최근 고척돔에서 휠체어 좌석을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는 규정을 바꿨다. 이런 대형 공연장에서 선도적으로 내부 규정을 만들어서 장애인의 관람권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연 주최 측 뿐만 아니라 공연장, 예매 사이트 등 공연 관련 업계의 관심과 노력도 중요하다. 홍 이사장은 “K팝의 글로벌화에 발맞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장애인 팬까지 포용할 수 있는 글로벌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 티켓 예매 사이트와 기획사들이 협심해서 온라인으로 휠체어석 예매할 수 있는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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