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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2504안타 레전드도 “타석 서보고 싶다” 흥미… 154㎞ 강속구 펑펑, SSG 차세대 마무리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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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4월 1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LG의 경기 해설을 맡은 박용택 KBS 해설위원은 경기 중 한 어린 투수의 투구에 주목했다. 이날 7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2년차 우완 이로운(20)의 거침없는 패스트볼 승부가 흥미로운 듯했다.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이로운은 7회 김현수를 삼진으로 잡아낸 것에 이어 오스틴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7회를 마쳤다. 자신감이 붙은 듯 8회에는 문보경 오지환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한 것에 이어 이날 타격감이 좋았던 박해민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고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단순히 성적이 좋은 게 아니라 구속과 제구 모두가 동반된 패스트볼이 매력적이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강 타선 중 하나를 이루는 LG의 베테랑 타자들도 이 패스트볼을 제대로 걷어내는 데 애를 먹었다. KBO리그 통산 2504안타를 친 박용택 해설위원도 “타석에 한 번 서보고 싶다”고 했을 정도였다. 타자의 시선에서 이로운의 패스트볼이 어떻게 들어오는지 궁금하다는 의도였다.

현역 시절 투수들의 장·단점과 구위를 정확하게 판독해내는 것으로 유명했던 박 위원의 이런 말은 최고의 칭찬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로운은 이날 최고 구속 153.9㎞(트랙맨 측정 기준)의 강력한 패스트볼로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꽁꽁 묶었다. 패스트볼에 자신감이 있다 보니 그 기가 오히려 LG 베테랑들을 누르는 모양새였고, 여기에 간간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섞어 이날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패스트볼의 위력이 워낙 좋고 구사 비율이 높다 보니 LG 타자들로서는 일단 패스트볼에 초점을 맞추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방망이가 밀렸다. 여기에 패스트볼보다 20㎞ 정도가 느린 슬라이더, 30㎞ 정도가 느린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뭔가 노림수를 가지기도 전에 이로운이 힘으로 거세게 밀어버린 것이다. 올해 이로운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23년 팀의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은 이로운은 팀이 차세대 마무리 투수로 공인되고 있다. 스스로도 선발보다는 마무리 쪽에 더 관심이 많다고 할 정도다. 이로운의 최고 장점은 낮고 묵직하게 깔리는 패스트볼이다. 신인 시즌이었던 지난해부터 시속 150㎞ 이상의 공을 던지며 이 가능성 자체는 인정을 받았다. 올해는 패스트볼 구속이 더 올랐고, 제구도 나쁘지 않다. 그러다보니 패스트볼 구사 비율을 극단적으로 올려 상대 타자들을 힘으로 누르고 있다.

플로리다 캠프 당시 투수 MVP로 선정됐을 만큼 활약도 좋았고 몸도 잘 만들었다. 1년 전 캠프 당시보다 구속이 더 올라와 관심을 모았는데 실제 정규시즌에서도 소폭의 구속 향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매 경기 150㎞ 이상 혹은 그에 근접하는 공을 던졌지만 154㎞에 이르는 공이 펑펑 들어오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패스트볼 피안타율도 2할대 초반으로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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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막 엔트리에 무난히 승선한 이로운은 시즌 11경기에서 13⅔이닝을 던지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평균자책점(5.62)보다 확실한 성적 향상을 이뤘고, 피안타율도 지난해 0.289에서 올해 0.224로 낮아졌다. 탈삼진이 줄어든 반면 피홈런도 같이 줄어들며 오히려 이닝당 투구 수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중반부터 쏠쏠하게 활용하고 있는 체인지업의 낙폭도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닝별, 경기별 기복을 줄이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조금 더 듬직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는 남아있다. 그러나 이제 스무 살의 어린 선수일 뿐이다. 구위만 유지된다면 이런 것들은 시간이 지나며 경험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것들이라 기대가 모일 수밖에 없다. 이로운의 업그레이드를 확인하는 2024년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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