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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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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쓴 K-배구 그 선수 왔다” 인도네시아 달군 정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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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메가와 염혜선이 지난 20일 정관장과 인도네시아 올스타팀과의 이벤트 경기 중 잠시 팀을 바꿔 상대팀에서 뛰고 있다. [사진 정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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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이 ‘K-배구’의 매력을 인도네시아에 전했다.

정관장은 20일 자카르타의 인도네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리그 올스타팀과의 친선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경기장을 찾은 1만2000여 명의 관중은 정관장이 멋진 플레이를 펼칠 때마다 힘찬 박수를 보냈다. 정관장 염혜선과 박혜민·정호영에 이어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와 메가(등록명 메가)의 이름이 불리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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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팬과 함께 사진을 찍는 정관장 선수단. 사진 정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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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친선경기는 인도네시아 청소년체육부 산하기관인 ‘인도네시아 스포츠 기금 및 경영관리기관(LPDUK)’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LPDUK는 올 시즌 정관장 유니폼을 입은 메가의 활약을 눈여겨봤다. 메가는 V리그 최초로 히잡을 쓴 선수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빼어난 실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날 정관장이 메가의 고국인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면서 양국 우호 관계 증진의 기회가 생겼다.

경기 전 팬미팅 행사에는 약 50만원의 고가의 티켓을 구매한 소수의 인도네시아 팬들이 참가해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정관장 선수들의 유니폼은 물론, 선수들의 사진을 액자에 담아 선물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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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기념공을 선물하는 메가. [사진 정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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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배구는 인기 스포츠가 아니다. 하지만 메가의 활약 덕분에 여자 배구, 특히 V리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정관장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는 30만명으로 다른 구단의 5~6배가 넘는다. 경기장을 직접 찾는 인도네시아 팬도 생겼다. 인도네시아에선 메가를 보며 꿈을 키우는 선수들까지 생겼다. 메가는 “이 정도로 사람들이 내게 열광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무척 기쁘다. 김연경은 내게 우상과 같은데 ‘인도네시아의 김연경’이라는 말까지 들으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메가가 한국에 올 수 있었던 건 V리그가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한 덕분이다. 한국배구연맹은 2023~24시즌부터 기존 외국인 선수 외에 1명의 아시아쿼터 선수를 추가로 선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에 따라 태국·인도네시아·몽골·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선수들이 V리그 무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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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팬과 함께 사진을 찍는 정관장 한송이(왼쪽). 사진 정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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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메가와 현대건설 우승에 기여한 위파위 시통(태국)은 국내 선수보다 몸값이 낮지만,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메가의 경우처럼 V리그의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선수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쿼터를 늘리자는 의견도 나온다.

경기 내용도 뜨거웠다. 1세트에선 양 팀의 주전 선수들이 맞붙었고, 2세트엔 양 팀 모두 선수들을 대거 교체해 경기에 나섰다. 3, 4세트에선 선수들에 이어 감독까지 맞바꿔 흥미를 높였다. 특히 두 팀을 오간 메가와 염혜선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1,2세트가 정관장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이어진 3세트에선 염혜선과 메가가 인도네시아 올스타 팀에서 뛰었다. 4세트엔 감독까지 바꿨다. 고희진 감독과 박은진이 인도네시아 올스타 팀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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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판매된 정관장 선수단 얼굴이 들어간 셔츠 사진 정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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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의 균형이 맞춰지면서 팽팽한 경기가 이어졌다. 재미도 남달랐다. '4세트 한정' 정관장 지휘봉을 잡은 인도네시아 감독과 정관장 선수들의 춤 케미가 분위기를 달궜다. 세트 스코어 2-2 균형이 맞춰지자, 5세트에선 다시 진지한 경기가 이어졌다. 정관장이 1-3으로 끌려가는 가운데, 메가가 3연속 득점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박은진의 연속 이동 공격으로 역전 위기를 넘긴 정관장은 정호영의 연속 블로킹 득점으로 3점 차 우위를 점하며 승리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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