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김판곤에게 당했던 한국 축구, 그래서 방심 금물…신태용이 '황선홍호' 너무 잘 안다 [도하 현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지난 2월 아시안컵에서의 김판곤 감독처럼 될 수 있을까. 적장이 한국을 너무 잘 알아서 문제다.

황선홍 감독이 인도네시아의 최대 강점으로 신태용 감독을 꼽을 정도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올림픽 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만난다.

한국은 '죽음의 조'로 불렸던 B조에서 3전 전승으로 올라왔다. 인도네시아도 B조만큼 까다로운 상대들이 많았던 A조에서 1패 후 2연승을 거두며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인도네시아가 먼저 8강에 안착했고, 한국이 조별리그 순위 결정전이었던 일본전에서 승리하면서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8강에서 만나게 됐다.

인도네시아를 한 수 아래의 상대로 바라보기 쉽지만, 낮게 볼 상대가 절대 아니다. 2023 AFC 아시안컵에서 16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U-23 아시안컵 8강에 오른 것도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엑스포츠뉴스


인도네시아라는 팀의 가장 큰 장점은 조직력이다. 현재 U-23 아시안컵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 중에는 인도네시아 A대표팀(국가대표팀)에서도 뛰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이 선수들이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오가며 신태용 감독 아래에서 쌓은 경험과 조직력이 바로 인도네시아가 보유한 강력한 무기다.

인도네시아의 조직력 외에도 한국이 경계해야 할 건 더 있다. 바로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사령탑인 신태용 감독이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까지 지도했던 경험 많은 감독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감독들 중 누구보다 한국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신태용 감독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에 위협이 된다.

황선홍 감독도 다른 것보다 신태용 감독의 존재를 경계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하루 전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의 강점을 묻는 인도네시아 취재진의 질문에 "(인도네시아의) 강점이라고 하면 신태용 감독님이 있는 게 강점이다"라고 답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전술에도 능하다. 경기를 읽고 빠른 대처를 통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감독이다. 한국이라는 팀을 파악하고 있는 데다 전술적 능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황선홍 감독 입장에서 신 감독의 존재를 경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같은 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신태용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워낙 신체적인 조건이 좋고, 좋은 수준에서 뛴다. 한국 선수들이 끈끈하고 투쟁력이 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이용해야 한다"라며 한국의 강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더 디테일한 부분은 말할 수 없다"라며 전략을 숨겼다.

기자회견에 앞서 인도네시아 훈련장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났던 신 감독은 당시에도 인도네시아가 어떤 전략을 준비할 것인지 묻자 "그건 경기장 안에서 봐야 한다"라며 말을 아낀 바 있다.

한국은 A대표팀이 출전했던 지난 1~2월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몇 수 아래로 여겼던 동남아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긴 적이 있다. 무승부 자체가 한국 축구엔 충격이었다. 당시 말레이시아 이변의 이유로 한국인 김판곤 감독이 꼽혔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장을 할 정도로 한국 축구를 속속 알다보니 수비형 미드필더의 허술함을 집요하게 공략했던 김 감독의 지략이 위르겐 클린스만 당시 한국 대표팀 감독을 무너트린 셈이었다.

이번에도 그런 일이 나타나지 말란 법이 없다. 황선홍 감독도 이를 우려한다.

사진=카타르 도하, 김환 기자/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