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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통산 홈런 新 최정 "난 운이 좋은 놈…앞으로 홈런은 보너스"[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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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이승엽 넘어 통산 468호 홈런 달성

"팀이 지는 경기서 기록 세우기 싫었는데 이겨서 기뻐"

뉴스1

24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SSG 최정이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최정은 이날 468호 홈런으로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달성했다. 2024.4.2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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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이상철 기자 = '기록의 사나이' 최정(37·SSG 랜더스)이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과 함께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달성했다. 최정은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한 기록을 경신한 것에 대해 뿌듯해했다.

최정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서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터뜨려 팀의 12-7 역전승을 이끌었다.

앞선 두 타석에서 각각 삼진,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정은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5회초 2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롯데 선발 투수 이인복의 초구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리자, 배트를 휘둘렀다. 최정의 타구는 멀리 날아가 펜스 높이가 6m에 달하는 왼쪽 '사직 몬스터'를 넘겼다.

이로써 2005년 프로 데뷔한 최정은 20번째 시즌 만에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467개를 때린 이승엽 감독은 이 부문 2위로 밀려났다.

최정은 "가문의 영광"이라며 "야구하면서 내가 한 번도 대기록을 세우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이렇게 달성하게 돼 실감이 안 난다. 정말 영광스럽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단한 기록을 작성한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난 운이 좋은 놈이다. (프로 데뷔 후) 정말 많은 공을 맞았는데, 한 시즌을 날릴 정도로 큰 부상이 없이 계속 경기를 뛰었다"며 "이런 능력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까지 작성해서 후련하다는 그는 "홈런왕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홈런은 보너스다. 팀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뉴스1

24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SSG 최정이 468호 홈런으로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달성한 뒤 꽃다발을 들고 추신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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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최정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통산 홈런 신기록을 세운 소감은?

▶시즌 개막 전부터 밝혔듯 (통산 최다 홈런과 연속 시즌 두 자릿수 홈런 등) 홈런 기록이 겹쳐서 부담감이 너무 컸다. 야구를 잘 못할까 봐 걱정도 많았다.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기록을 수립해서 다행이다. 기분 좋다.

그동안 저를 지도해주신 모든 타격코치님께 공을 돌리겠다. 또 홈런 기록에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홈런을 쳤을 때 느낌은?

▶타격했을 때 타구가 넘어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높은 사직구장 펜스(6m)를 맞을 수 있어서 빠르게 베이스를 돌았다. 다행히 타구가 넘어갔다. 원정 구장에서 홈런이 터지지 않기를 바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홈 팬들 앞에서 축하받고 싶었다. 홈런을 친 후 베이스를 돌면서 민망함과 아쉬움 등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홈런 신기록까지 두 개를 남겨뒀을 때부터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내가 타석에 설 때마다 상대 투수는 표시가 된 공으로 바꿔 던져야 했다. 그런 게 미안했다. 그래도 이렇게 치게 돼서 후련하다.

-홈런이 터지면서 흐름이 바뀌고 결국 역전승을 했는데?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홈런이 나오면 정말 싫었다. 그런데 먼저 두 타석에서 못 쳤고, (팀이 4-7로 밀린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 때 홈런이 나왔다. 생각하기 싫었던 그 상황이 나왔다. 그래서 꼭 팀이 이기길 바랐는데, 역전승을 거둬서 기분이 좋다.

-사구 여파로 타격감을 찾는 데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일단 회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처음 진단에 갈비뼈 미세골절이라고 나와서 한 달 정도 못 뛸 거라 생각했다. 다행히 오진이었고 타박상이었다. 그래서 괜찮으면 바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했다. 장기간 쉰 게 아니어서 3~4일 정도 경기를 뛰면 다시 좋은 타격감을 찾을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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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SSG 최정이 468호 홈런으로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달성한 뒤 꽃다발을 들고 추신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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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이 보유한 최다 홈런 기록을 깼는데?

▶가문의 영광이다. 야구하면서 내가 한 번도 대기록을 세우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이렇게 달성하게 돼 실감이 안 난다. 정말 영광스럽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이승엽 감독이 '최정 선수가 600홈런까지 쳤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는데?

▶솔직히 600홈런은 못 칠 것 같은데, 500홈런은 욕심이 난다. 지금처럼 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 큰 목표를 세우고 정진해 나가겠다.

-동생 최항이 인천으로 돌아가서 홈런을 치라고 했는데?

▶동생은 물론 동료들도 인천에서 홈런 신기록을 세우라고 했다. 그래도 빨리 홈런이 나오는 게 좋다. 그래야 팀 성적만 생각하며 시즌에 몰두할 수 있다. 동생과 따로 홈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는데 오늘 경기 후에 찾아와 축하를 해줬다.

-468개 홈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이 있나?

▶2012년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강윤구 선수를 상대로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쳤다. 타격 메커니즘을 바꿔보려 했던 시기였는데 그게 잘 맞았다. 그때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계속 유지하려 노력했다. 또 2005년 신인 시절 쳤던 첫 홈런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당시 홈런존으로 타구를 날려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여기가 프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홈런 부문 단독 2위다. 네 번째 홈런왕에 도전하고 싶지 않나?

▶홈런왕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두 자릿수 홈런만이 목표다. 앞으로 홈런은 보너스다. 팀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

뉴스1

24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SSG 최정이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최정은 이날 468호 홈런으로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달성했다. 2024.4.2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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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최초로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도 세웠는데?

▶어릴 때부터 꾸준하게 하는 걸 꿈꿔왔기 때문에 연속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은 내가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이다. 누구에게도 깨지지 않고 싶기도 하다. 올 시즌도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만큼 이제 편안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 천재형이 아닌 노력형이라고 밝혔는데, 그동안 어떤 노력을 했나?

▶재밌는 게 있으면 잘하고 싶은 성격이다. SK 와이번스 시절 김성근 감독님이 계실 때 수비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수비도 기술이 있다는 걸 배웠다. 그렇게 수비 기량이 향상되는 걸 느끼니 힘들지 않고 다 재미있었다.

하나에 몰입하면 잠도 안 자고 한다. 2012년 넥센전에 느낀 그 터치감을 잊지 않으려고 계속 노력했다. 타격, 수비, 송구, 주루 중 재미가 없어도 그 속에서 재미를 찾으려 했다. 그렇게 하면서 기량이 늘어나는 게 느껴졌고, 기분이 좋았다. 계속 야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 지겹다고 생각한 적은 없나?

▶2014~2015년에 권태기 같은 시기가 있었다. 그런 마음을 가졌던 게 많은 공부가 됐다. 그 덕분에 어려운 상황이 있을 때 멘털적으로 바로 잡을 수 있는 스킬을 얻었다.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보면서 스스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난 운이 좋은 놈이다. (프로 데뷔 후) 정말 많은 공을 맞았는데, 한 시즌을 날릴 정도로 큰 부상이 없이 계속 경기를 뛰었다. 운이 좋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런 능력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최정을 보며 꿈을 키우는 거포 유망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투수를 이기기 위해 집중하고 타격해야 하는데, 홈런만 생각하면 투수에게 질 확률이 높다. 먼저 기본기를 다진 다음에 프로로 입문해 직접 느끼고 업그레이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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